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811 - Chapter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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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정말 싫어

고개를 살짝 돌린 박수혁이 물었다.“우혁이 쪽도 다 끝났어?”“네. 아주 협조적으로 나오시더군요. 스캔들만 일단 막아달라고 부탁하시던데요.”박우혁이 이토록 연예계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할 줄은 몰랐던 이한석이 대답했다. 이번 스캔들이 터진다면 연예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이미지에 큰 영향이 갈 게 분명했으니 어떻게든 막고 싶은 거겠지.이한석의 대답에 박수혁이 차갑게 대답했다.“좋아. 하지만 또다시 쓸데없는 짓 하면 내가 책임지고 추하나, 강서진 다시 재혼하게 만들 거니까 알아서 조심하라고 전해.”“네...”역시 대표님, 가차없으시네.피곤한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는 박수혁을 향해 오한진이 다가갔다.“대표님, 이번 선물은 마음에 들어 하시던가요?”“많이 주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에 드는 선물 하나 쯤은 줄 수 있겠지.”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아마 박수혁의 어마무시한 재력 덕분이겠지.박수혁의 대답에 오한진은 놀라우면서도 부러웠고 존경스러웠다.웬만한 여자라면 진작 넘어왔을 텐데. 참...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한석이 뭔가 떠올린 듯 바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그게... 방금 전 소 대표님께서 계좌로 입금을 해주셨습니다.”순간, 사무실에 정적이 감돌았다. 좋은 분위기에 자신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수십 억이 되는 돈을 모르는 척 횡령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오한진은 쓸데없이 솔직한 이한석을 흘겨 보더니 박수혁을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분명 마음에 너무 드신 걸 거예요. 그래서 답례로 돈이라도 보내신 게 아닌지...”하지만 말을 마친 순간 오한진은 혀라도 깨물고 싶은 생각이었다.이런 멍청한 자식아. 생각해낸 핑계가 겨우 그거라니!답례는 무슨. 분명 박수혁이 준 선물이라 일부러 돈까지 보낸 거겠지.박수혁과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다는 소은정의 단호함이 엿보이는 행동이었다.차가운 눈동자로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박수혁이 입을 열었다.“희의 시작하자.”소은정의 본가.집에 도착한 소은정은 기사에게 우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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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소 불도 단김에

김하늘의 말에 소은해가 미간을 찌푸렸다.“에이, 설마. 박수혁 대표가 바보도 아니고 정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리가.”태한그룹의 언급에 또 씩씩대던 소찬식이 물었다.“지금 그쪽 상황도 말이 아닐 텐데... 손 좀 써봐?”은근히 소심한 아빠의 모습에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아마 별일 없을 거예요. 박수혁도 박 회장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다 알고 있던데요 뭘. 따로 노리는 게 있겠죠.”지금까지 침묵하던 소은호가 문득 입을 열었다.“그래도... 우리가 작업하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르지.”소은호의 말에 소찬식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내 마음 알아주는 건 우리 아들뿐이네.“어제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박수혁이 이겼으면 좋겠어.”어디까지나 그녀를 건드린 건 박대한, 박수혁이 대표 직을 지켜낸다면 그것이야말로 박대한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왠지 미심쩍은 듯한 가족들의 눈빛에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박 회장이 원하는 건 태한그룹에 새로운 꼭두각시를 세우는 거예요. 그 노인네 마음대로 되게 둘 순 없죠.”그제야 소찬식과 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난 또 아직도 박수혁 그 자식한테 미련이라도 남은 줄 알았네.한편, 열심히 스테이크를 씹던 소은해가 한마디 던졌다.“이 스테이크 너무 오버 쿠킹된 것 같은데?”소은해의 말에 소은정이 흠칫했다.“그거 하늘이가 구운 건데...”“미안해요, 오빠...”김하늘의 멋쩍은 미소에 소은해가 허둥지둥 손을 저었다.“아니야. 난 웰던이 좋더라고. 치아가 좋아서 말이야.”바로 태도가 바뀌는 소은해의 모습에 가족들은 동시에 눈을 흘겼다.식사를 마친 소은정과 김하늘은 운동을 한답시고 거실을 거닐었고 소은해는 강아지처럼 그 뒤를 따르며 과일을 건네고 디저트를 건네며 온갖 서비스를 제공했다.자신을 향한 호의라는 걸 알고 있기에 김하늘은 얼굴을 붉혔다.어느새 10시가 넘고 이제 방으로 올라가겠다는 소은정의 말에 소은해도 바로 소파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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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쓰레기 더미속에서

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의 눈이 동그래졌다.“돈을 빌려?”한숨과 함께 살짝 주름진 마스크팩을 만지작거리던 김하늘이 대답했다.“지금 지급해야 할 위약금도 한, 두 푼이 아니거든. 그래서 나한테 돈을 빌려달라더라고. 오죽하면 여기까지 왔을까 싶어서 조금 빌려줬는데 그 돈으로 또 마약을 샀다지 뭐야?”김하늘의 설명에 소은정의 눈은 더 커다래졌다.“그래서?”“하, 그래서는 뭐. 나한테 들켜서 바로 경찰에 신고했지. 그런데 그 사이에 풀려났는지 또 이러네.”“너 우리 집에 피신 온 거구나?”소은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은해 오빠가 오라고 해서. 일단 여기서 숨어지내려고. 그 자식이 또 무슨 미친 짓을 할지 예상도 안 되고.”“그냥 쭉 여기서 살아. 나도 본가로 들어온 거나 마찬가지고. 우리 같지 살자.”고개를 끄덕이던 소은정이 눈을 반짝였지만 김하늘은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내가 왜 그딴 자식을 스카우트했을까? 나 정말 미쳤었나 봐.”멀쩡한 외모를 하고서 그딴 허접한 취향을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헤어져서 다행이야. 너까지 말려들 뻔했잖아.”소은정의 말에도 김하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인시절 윤지훈의 반짝이는 두 눈이 떠오르면 마음이 더 착잡해졌다.다들 바뀌지 않는 게 사람이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쉽게 변하는 것도 사람이다.분위기가 왠지 무거워진 그때 김하늘이 고개를 홱 돌렸다.“박수혁, 전동하. 두 남자 다 괜찮은데. 넌 어느 쪽한테 더 끌려?”소은정은 최대한 담담한 척 표정을 유지했다.“그걸 왜 나한테 물어?”“야, 그럼 평생 솔로로 살 거야? 넌 우리 중에서 결혼생활에 가장 로망이 컸었잖아.”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이 눈을 흘겼다.“그건 예전이고 둘이서 속 시끄럽게 사느니 혼자 사는 게 훨씬 더 나아.”방안의 분위기가 왠지 다시 어두워졌다.1년만에 이렇게까지 바뀐 이유를 알고 있기에 김하늘은 마음이 착잡했다.“전동하 대표는 정말 널 좋아하는 것 같던데. 두 사람 좀 친해졌어?”김하늘의 질문에 살짝 침묵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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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네 친구랑 친해지고 싶어

전동하를 발견한 소은정은 다시 차안으로 들어갔다. 전동하와 단둘이서 만나는 게 왠지 어색해서였다.전동하는 매일 그녀에게 꾸준히도 문자를 보내왔다. 하지만 소은정의 답장은 몇 개뿐, 그마저도 단답이었다.전동하의 뜨거운 애정공세가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소은정이었다. 생명의 은인에게 매정하게 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병원에서 덜컥 사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솔로가 얼마나 좋은데. 굳이 남자를 왜 만나?한편, 오늘 소은정의 에스코트를 맡은 건 새로 온 이 기사, 이 기사는 차에서 반쯤 내리던 아가씨가 왜 다시 차에 탔는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이때 집사의 교육 내용이 이 기사의 뇌리를 스쳤다. 아가씨를 모실 때면 무조건 차문을 열어주라고 하셨지. 이건 설마... 신입 테스트 같은 건가? 의심이 곧 확신이 되고 이 기사는 바로 차에서 내려 차문을 다시 열어주었다.“아가씨, 내리세요...”기사의 돌발행동에 소은정이 어리둥절하던 그때 마침 전동하의 시선도 그녀에게로 향했다.이런...역시, 그녀를 발견한 전동하는 바로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결국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차에서 내리고 신입 이 기사는 소은정의 이마를 보호해 주는 것까지 잊지 않았다.신입이라 그런가? 오버스럽네...“은정 씨가 여긴 무슨 일이에요? 다리는 좀 괜찮아요?”전동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깔끔한 차림, 그의 맑은 눈동자에 소은정의 아름다운 모습이 비쳤다.“네. 이제 걷는 데는 지장없어요. 오늘 제가 투자했던 예능 프로그램 종방 파티라고 해서 한번 와봤어요. 집에만 있었더니 좀 갑갑해서...”전동하는 젠틀하게 소은정의 핸드백을 든 뒤 자연스럽게 그녀의 팔목을 부축하려 했지만 소은정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어 전동하의 손길을 피했다.그 모습에 전동하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짓더니 다시 핸드백을 돌려주었다.“몇 층으로 가요?”하지만 곧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말을 이어갔다.“아니다. 그냥 내가 데려다줄게요.”“아니에요. 이제 정말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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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추방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손길에 소은정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고 자연스럽게 연예계 현황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사실 저도 연예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연예인들 페이가 세긴 세더라고요. 게다가 웰메이드라는 개념도 점점 더 강해지고. 그래서인지 제작비가 점점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소은정의 말에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게요. 게다가 요즘 톱 연예인들 이런저런 논란으로 얘기 많던데. 그래서 투자를 하는 게 맞을까 고민이 많아요.”전동하의 말에 소은정의 발걸음이 살짝 멈칫했다. 전동하는 프로 투자자, 새로운 업계에 투자하기로 한 이상 철저한 조사는 필수, 그녀를 이용해 인맥을 쌓겠다는 것도 결국 어디까지나 핑계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은 소은정은 마음이 다시 복잡해졌다.눈치 빠른 전동하도 역시 소은정의 기분 변화를 눈치챘지만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내가 무슨 말 실수라도 한 건가?“혹시... 그중에 은정 씨가 좋아하는 연예인도 있는 거예요?”전동하의 질문에 흠칫하던 소은정이 다급하게 해명했다.“아, 좋아하는 연예인 없어요. 사실 회사일 때문에 TV도 잘 못 봐요. 요즘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누군지도 잘 모르고요.”“네. 그런 것 같네요.”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은 파티 장소에 도착했다. 이때 파티장 앞을 서성거리는 수상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왠지 익숙한 뒷모습에 가까이 다가간 소은정이 헛웃음을 지었다.뭐야? 강서진이잖아?이때 고개를 돌린 강서진도 소은정을 발견하고 반가운 듯 미소를 지으려다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전동하를 발견하고 웃음기를 싹 거두었다.“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소은정은 대답 대신 파티장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북적이는 분위기를 봐서는 파티는 이미 시작한 것 같은데 초대장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모양이었다.“뭐 우연이랄 것 까지야. 전 초대 받아서 온 건데. 서진 씨는요?”소은정의 여유로운 미소에 강서진이 흠칫했다.이런, 눈치는 더럽게 빠르네.“그게...”어색하게 기침을 하며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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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 보고 싶데

강서진의 질문에 소은정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그 부탁을 들어줄 것 같아요?”난 추하나 씨 편이라고.하지만 강서진은 전혀 실망하지 않은 듯 미소를 짓더니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내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수혁이 형 부르기 전에. 수혁이 형 성격 알죠? 그쪽이 전동하 대표랑 같이 있는 걸 보면 여기 다 엎어버릴지도 몰라요.”말을 마친 강서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전동하를 바라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하, 강서진. 네가 감히 날 협박해?하지만 강서진이 정말 박수혁을 불러 오기라도 하면 일이 더 커질 게 분명했다. 겨우 소강 상태로 접어든 두 사람의 사이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니. 그냥 박수혁과 다시 얽히는 것 자체가 싫었다.결국 소은정은 억지 미소와 함께 직원에게 말했다.“강 대표님은 저랑 같이 들어갈게요.”말을 마친 소은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파티장으로 입장했고 강서진은 행여나 소은정에게 버림받을까 겁이라도 나는지 쫄래쫄래 그녀의 뒤를 따랐다.파티장에 들어선 뒤 후끈한 실내 분위기에 전동하는 자연스럽게 소은정의 코트를 받아 옆에 있는 웨이터에게 전달했다.고마움의 미소와 함께 소은정이 자연스레 와인잔을 들려던 그때, 전동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아직 약 먹는 중이지 않아요? 술은 안 마시는 게 좋겠어요.”전동하의 따뜻한 배려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잠시 후, 전동하는 와인 대신 탄산수를 건넸다.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탄산수를 한 모금 마시려던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 이게 얼마만이에요!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알아요?”블랙톤 수트를 차려입은 멀끔한 모습의 박우혁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하얀 얼굴에 완벽한 이목구비와 몸매, 만찢남이 실재한다면 이런 남자가 아닐까 싶은 외모였다.하긴, 저렇게 잘생겼으니까 데뷔하자마자 팬덤을 몰고 다니는 거겠지만.박우혁은 금방이라도 그녀를 안을 것처럼 두 팔을 활짝 벌렸지만 소은정은 박우혁과 추하나가 사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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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트라우마

그리고 프로그램의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은 추하나였다. 추하나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반짝이는 지혜가 돋보이는 여자였다. 게다가 이혼녀지만 뛰어난 능력과 독립적인 성격으로 단숨에 2, 30대 워너비 여성 1위, 가장 존경하는 여성 1위 등 타이틀을 연일 안으며 예능 또한 화제성, 동일 시간대 예능 시청률 1위라는 쾌거를 이루었다.그래서일까? 감독도 도준호 대표도 얼굴에 미소로 가득했다.“대표님, 오셨어요? 병원에 계실 때 병문안 가려고 했었는데 은해 씨가 안 된다고 굳이 막아서 못 갔네요.”도준호의 말에 소은정은 탄산수 잔을 부딪히며 대답했다.“오빠가 대표님을 피하는 것 같은데요?”소은정의 농담에 도준호가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감독이 웃음을 터트렸다.“농담도 참. 도 대표님이 바빠서 못 간 것 같은데요? 요즘 촬영장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시잖아요.”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소은정은 전동하 대표를 소개했다. 월가 투자자라는 타이틀에 감독의 눈빛이 반짝였다. 잘하면 다음 프로그램 스폰서가 될 수도 있으니까!게다가 저승사자 같은 박수혁과 달리 친절해 보이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다음 시즌에는 전 대표님, 소 대표님이 함께 출연하시는 게 어때요?”이번 시즌 초반, 소은정, 박수혁 커플이 화제 몰이를 했듯이 이번에는 소은정과 전동하 커플로 밀어붙일 생각인 듯했다.하지만 소은정은 말없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전동하 성격상 예능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할 리가 만무하고 저번 스캔들 사건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소은정과 대놓고 엮이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전동하 대신 거절하려던 그때, 전동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사실 저는 출연하고 싶은데... 이 프로그램 박수혁 대표가 투자한 거라고 들었습니다. 박 대표님께서 허락하시면 기꺼이 출연하죠.”전동하의 말에 감독은 소름이 돋는 기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내가 미쳤지. 박수혁 대표를 깜박하면 어떡하냐. 소은정 대표가 다른 남자와 출연하는 걸 가만히 두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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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아부

소은정의 다리부터 확인하던 추하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정 씨, 다리는 좀 괜찮아요?”추하나의 질문에 소은정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하나 씨가 병원에 왔던 거 알아요. 우리 오빠가 안 들여보냈다면서요. 워낙 고지식한 사람이라 그런 거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소은호에게서 추하나가 왔었다는 사실을 들었던 소은정이 해명하고 추하나 역시 다행히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아니에요. 이해해요. 환자는 뭐니뭐니 해도 쉬는 게 최고죠.”추하나와 대화를 마친 소은정은 다른 세 연예인과도 짧은 인사를 나누었고 곧 어색한 침묵이 드리웠다.세 여배우 모두 무슨 말로 소은정에게 다가가야 할지 눈치를 보는 느낌에 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다들 요즘 잘 나가는 스타들, 지금 인맥을 쌓아두면 앞으로 신제품 홍보 모델로 채택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조한 씨, 조한 씨가 연기한 작품들 다 재밌게 봤어요. 연기 좋으시던데요?”워낙 털털한 성격의 장조한은 갑작스러운 소은정의 칭찬에 당황한 듯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소 대표님이 제 연기를 좋아해 주신다니 저야말로 영광인데요.”긴장한 듯 매력적인 빨간 입술을 살짝 핥던 장조한은 들고 있던 와인잔을 원샷으로 비워냈다.“감사의 의미로 이 와인은 원샷했습니다. 부담 갖지 마세요.”그 모습을 소은정이 멍하니 바라보자 이은영은 자기도 마셔야 하나 망설이며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고 양예영이 피식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언니, 언니 주당인 거 다 아니까 그만해요. 우리 소 대표님 놀라셨잖아. 아직 다리가 다 안 나으셔서 술은 못 마시실 것 같은데?”“그럼요, 그럼요. 강요하는 거 아니니까 편한대로 하세요.”장조한이 또다시 다급하게 손을 내젓고 소은정은 이 상황이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분명 두 사람은 초면인데 왠지 그녀를 두려워하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조한 씨 성격 시원시원하시네요. 이제 다리 다 나으면 같이 한 잔 해요!”짧은 대화가 끝나고 불편해 하는 소은정의 모습에 추하나가 그녀의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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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너의 여자친구는 내 와이프

갑자기 나타난 사람의 모습에 흠칫 놀란 소은정이 고개를 들었다.역시나 강서진이었다.추하나 역시 강서진의 얼굴을 확인하고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입술을 달싹이던 강서진이 솔직하게 말하려던 그때 소은정의 매서운 눈초리가 느껴지고 애꿎은 헛기침만 해대던 강서진이 겨우 대답했다.“몰래 들어왔어.”“여기 누가 당신을 반긴다고?”추하나의 질문에 강서진이 차갑게 웃었다.“날 안 반기는 사람은 당신뿐인 것 같은데?”“잘 아네.”가시 돋힌 두 전 부부의 대화에 어색해진 소은정이 자리를 옮기려던 그때 강서진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동작을 멈추었다.“그 기생오라비 같은 자식이 뭐가 좋다고? 박씨 집안 재산이 그 자식한테 한푼이라도 돌아갈 것 같아? 그리고 그 자식이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줄 알아? 그냥 호기심에 한번 놀아보려고 그러는 거 뻔하잖아!”“짝!”강서진의 말에 벌떡 일어선 추하나가 그의 뺨을 날렸다.“가지고 노는 거든 아니든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꺼져.”추하나의 반응에 강서진의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해지고 이를 악물던 강서진이 또 뭔가를 말하려던 그때 박우혁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강 대표님, 정말 뻔뻔하시네요. 집착도 정도껏 하셔야죠.”추하나의 동태를 살피다 강서진의 등장에 한달음에 다가온 박우혁이 비아냥거렸다.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건방지기까지 하니 강서진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내가 내 전 와이프랑 말 좀 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지?”강서진의 대답에 박우혁의 매력적인 눈이 조각달처럼 휘어졌다.“강 대표님도 잘 아시네요. 하나는 대표님 전 와이프죠. 그리고 지금은 제 여자친구고요. 그러니까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잖아요?”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이 시작되었다.껄렁하긴 해도 강서진은 한 기업을 이끄는 어엿한 대표, 포스는 강서진이 우위였으나 박우혁은 추하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박우혁의 압승이었다.강서진은 거의 눈이 돌아간 채 소리쳤다.“박우혁, 너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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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배신

서로를 바라보는 박우혁과 추하나의 눈빛을 확인한 소은정은 말없이 탄산수를 한모금 마셨다.누가 봐도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의 눈빛. 진지하게 만나는 거라면 반대할 이유도 반대할 자격도 그녀에게는 없는 거니까.그래, 가벼운 연애도 나쁘지 않지. 게다가 추하나 씨처럼 강서진 같은 나쁜 남자한테 데인 여자라면 더더욱. 박우혁, 어린애 같긴 해도 속은 깊은 자식이니까 잘해낼 거야.분노로 부들거리던 강서진이 손을 들자 박우혁이 추하나의 앞을 막아섰다.“하나야, 강 대표님은 널 지키지 못했지만 난 아니야. 네가 조금이라도 슬퍼지는 건 싫어. 네가 조금이라도 다치는 것도 싫어.”박우혁의 당돌한 말투에 소은정은 박우혁의 뛰어난 연기에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호오, 저 자식, 아침 드라마 남자주인공 역할로 딱인데?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남주인공이 말했던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는 대사를 넘어서는 기막힘이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추하나는 그 닭살스럽고 기막힌 박우혁의 말에 감동을 받았는지 눈물을 글썽였다.누가 봐도 박우혁, 추하나는 서로 죽고 못 사는 다정한 커플, 강서진은 남여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역이 되어버린 분위기에 강서진의 표정은 벌레라도 씹은 듯 일그러졌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은정이 여유롭게 탄산수를 마시려던 그때, 팔목의 핏줄까지 세우며 부들거리던 강서진이 손을 들어 소은정을 가리켰다.“추하나, 저 기생오라비 같은 자식 전에는 소은정 좋아했던 거 알아? 수혁이 형한테 겁 먹고 떨어지고 다시 너한테 들러붙는 거 봐. 쟤 이혼녀 패티시 같은 거 있다고! 정신 좀 차려!”강서진의 핵폭탄급 발언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되었다. 하마터면 입에 머금고 있던 탄산수를 그대로 내뿜을 뻔한 소은정이 고개를 들어 강서진을 노려보았다.하, 잠깐이라도 저딴 자식을 불쌍하게 생각한 내가 불쌍하지. 평생 혼자 홀애비로 살아라, 이 못난 자식아!”“헛소리!”강서진의 말에 소은정, 박우혁이 동시에 소리쳤다.박우혁이 잠깐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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