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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널 좋아해서

허지호는 생각보다 냉담한 소은정의 태도에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감정적으로 다가가기 힘들다면 새로운 미끼를 던질 수밖에.

게다가 국내에서 신포 인터네셔널과 협력하고 싶은 회사는 셀 수조차 없으니까.

허지호의 말에 소은정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저희가 함께 일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전동하는 두 사람은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라는 걸 눈치챘다. 게다가 소은정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까지 걸리자 그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슬쩍 올렸다.

“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잖아요. 시간 다 된 것 같은데...”

이에 소은정도 장단을 맞춰주었다.

“네, 가요.”

그렇게 소은정, 전동하 두 사람은 허지호만 남겨둔 채 여유로운 모습으로 사라졌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허지호는 몰래 욕설을 내뱉은 뒤 들고 있던 와인을 전부 마셔버렸다.

방금 전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던 이한석이 한발 다가갔다.

“허 대표님, 소은정 씨와 아는 사이십니까?”

이한석은 박수혁의 측근이니 허지호는 별 의심 없이 대답했다.

“알다 마다요. 아주 잘 아는 사이죠.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죠? 설마 태한그룹에서 일하는 겁니까?”

허지호의 질문에 이한석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소은정 씨는 현재 SC그룹의 대표입니다. 그리고 박수혁 대표님의... 전 와이프시기도 하죠.”

순간 허지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앤과 나름 잘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한 기업의 대표이자 박수혁 대표와 결혼까지 했던 사이라니!

충격 그 자체였다.

허지호는 부랴부랴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내려놓고 박수혁에게 달려갔다...

한편, 전동하를 따라 밖으로 나온 소은정은 몰아치는 찬바람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기가 모공 하나하나를 침투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너무 춥잖아!

얼른 차로 들어가야지 발걸음을 재촉하려던 그때 따뜻한 향기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전동하가 소은정에게 코트를 버어준 것이었다.

“잘 보일 수 있는 기회잖아요. 거절하진 말아줘요!”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전동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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