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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배신당한 느낌

소은정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박대한에게 쏠렸다.

비록 태한그룹에서 실질적인 지위는 사라졌지만 박씨 가문의 최고 어른으로서 그 위신은 여전했고 이 자리에서 나이도 경력도 가장 많은 사람인지라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반면, 박수혁은 평소와 달리 최대한 기를 죽인 채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힐끗 시간을 확인하던 박대한이 무대로 향했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무대에 올라가는 박대한의 눈동자에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여러분, 저희 가문이 주최한 파티에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왜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초대했는지 다들 궁금하실 테죠?”

천천히 사람들을 훑어보던 박대한의 시선이 박수혁에게로 꽂혔다. 벽에 기댄 채 와인잔을 흔드는 박수혁의 표정은 예상외로 차분했다.

박대한의 목적이 궁금하지도, 박대한이 하려는 짓을 막을 생각도 없어 보였다.

박대한의 입가에 섬찟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들께 중요한 사안을 하나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태한그룹 지분 20%와 기타 박씨 가문 방계 친척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해외 신포 인터네셔녈에 양도할 생각입니다!”

쿠궁!

박대한의 폭탄선언에 사람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소은정, 전동하의 눈도 커다래졌다.

소은정은 무의식적으로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당사자인 박수혁은 정작 전혀 놀라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대한의 결정으로 인해 태한그룹의 지분은 박수혁과 신포 인턴네셔널 두 세력에게 완벽하게 나뉘게 되었다.

이 결정은 그룹에게는 양날의 검, 그리고 박수혁에게는 강력한 라이벌이자 비즈니스적으로 걸림돌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사업적으로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이사회 즉 신포 인터네셔널의 동의를 거쳐야 할 테니까.

모두의 리액션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박대한이 말을 이어갔다.

“신포 인터네셔널에 대해서는 여러분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신포 인터네셔널의 이념이 저희 태한그룹과 아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죠. 비록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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