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구석진 시골이라 병원에는 휠체어는커녕 목발 하나 없었다.발목을 접지른 소은정이 난처해 하던 그때 성강희가 나무막대기를 하나 구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높이부터 굵기까지 너한테 딱 맞춘 거야. 장인의 손길로 조금씩 깎아낸 거라고. 지금이라도 남자친구 바꾸지 않을래?”성강희의 도발에 전동하가 미간을 찌푸렸다.막대기를 받아든 소은정이 코웃음을 쳤다.“장인의 손길은 개뿔. 이걸로 한번 맞아볼래?”“하,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때리실 거래?”“크흠, 은정 씨만 허락하신다면 제가 대신 때려드릴 수도 있는데요.”전동하의 진지한 표정에 흠칫하던 성강희가 기가 막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하, 어디 애인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중간에 굴러들어온 돌 주제에.평소와 다른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강희랑 무슨 일 있었어요?”진지한 표정으로 옷매무새를 다듬던 전동하가 대답했다.“지금 은정 씨 꼬시고 있잖아요.”그 말에 소은정도 김하늘도 웃음을 터트렸다.“전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강희 쟤도 그냥 해보는 소리예요. 애가 좀 부족해요, 많이.”김하늘의 해명에 소은정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에게 성강희는 한유라, 김하늘과 똑같은 친구였으니까.“사실 저도 알아요. 그리고 설령 성강희 씨가 꼬신다고 해도 우리 은정 씨가 넘어갈 건 아니잖아요?”소은정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는 전동하의 얼굴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왜 그전에는 몰랐을까? 미소가 이렇게 예쁜 사람이라는 걸...뜨거운 시선을 주고 받던 두 사람은 김하늘의 기침 소리에 자연스럽게 떨어졌다.20분 정도 지나고 거대한 굉음과 함께 헬리콥터 한 대가 공터에 멈춰섰다.“아, 형님이다!”성강희가 방방 뛰며 바로 마중을 나가고 김하늘도 이제야 안심한 듯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그 뒤를 따라나섰다.한편, 침대에서 내려오려던 소은정이 흠칫했다.뭐야? 왜 가만히 있어? 좀 도와주지...“저기요. 동하 씨, 부축 좀 해주죠?”물론 소은호가 오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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