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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키스하고 싶어

후다닥 달려온 한유라가 얌전한 초등학생처럼 소은정 옆에 앉았다.

“뜸 들이지 말고 얼른 말하라고.”

“뭘 더 말해. 그냥 마음 받아주기로 했어.”

소은정의 덤덤한 대답에 김하늘, 한유라의 눈이 동그래졌다.

특히 한유라는 자기 일보다 더 흥분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대박이다, 진짜. 아까 하늘이랑 내기했 거든? 난 차라리 네가 SC그룹을 주고 말지 절대 사귈 일은 없다고 말했었는데? 이게 뭐야?”

한유라의 말에 김하늘이 어깨를 으쓱했다.

“뭔 그딴 걸로 내기를 해...”

“난 무조건 하늘이가 졌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뭐야!”

그 모습에 소은정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미안. 네가 졌네.”

“그래. 한유라, 내 계좌로 100만원 입금이나 해.”

한유라는 괜히 토라진 듯 입을 삐죽 내밀어 보였다.

뭐야? 아까까진 절대 안 그럴 것처럼 철벽이더니...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김하늘도 소은정의 옆에 앉아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잘 생각했어. 너도 새 출발해야지. 전동하 대표 괜찮은 사람 같더라. 잘 선택했어!”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밖을 내다 보았다.

입이 귀에 걸린 전동하가 성강희에게 이 좋은 소식을 전해 주고 있었다.

전동하의 닭살 멘트에 성강희는 경악한 듯 귀를 막고 도망쳤으나 전동하가 그 뒤를 집요하게 쫓았다.

그 모습에 병실 안에 있던 세 여자가 웃음을 터트렀다.

잠시 후, 한유라와 김하늘이 눈치껏 자리를 피해 주고 전동하가 훨씬 더 침착한 얼굴로 병실로 들어왔다.

“좋아요. 이제 완벽하게 적응했어요. 앞으로 내가 은정 씨 남자친구니까... 뭐든 나한테 부탁하는 거예요?”

전동하의 말에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호오? 꽤 빠른데? 적어도 며칠은 지나야 적응할 것 같은 표정이더니.

“그럼 최대한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가능하겠어요?”

전동하가 무드러운 미소와 함께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다 손을 꼭 잡았다.

“시간이 좀 걸릴 거에요. 최대한 빨리 해볼게요.”

어물쩡 손을 잡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이 눈을 흘겼지만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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