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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나쁜 자식

전동하의 깊은 눈동자와 따뜻한 손길에 소은정의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은정 씨가 사과할 일 아니에요. 때가 되면 제가 직접 설명할게요. 은정 씨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사랑이 가득 담긴 그의 시선이 왠지 쑥스럽고 부담스러워 고개를 돌리려다 너무 내숭을 떠는 건가 싶어 대신 고개를 들었다.

“아니요. 일단 숨겨요. 마이크 스스로 알아채기 전에는 비밀로 해요. 어른들 편하자고 마음대로 밝히는 건... 마이크한테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다른 일도 아니고 출생의 비밀에 관한 일이다.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 그 아이에게 진실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갈 수도 있으니까.

마이크를 배려해 주는 소은정의 예쁜 마음에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

또래보다 똑똑한 마이크라면 아마 곧 스스로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지도 모르겠지만...

전동하는 소은정의 휠체어를 창가로 옮긴 뒤 방금 전 꽃집에서 사온 백합을 화병에 꽂았다.

꽃향기를 느끼며 미소를 짓는 소은정의 모습에 전동하의 마음도 흐뭇해졌다.

전동하와 소은정의 사이는 여느 갓 사귄 커플처럼 불같이 뜨겁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 사귀기 전과는 뭔가 달라져있었다.

소은정도 전동하도 서로가 노력하고 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행동 하나하나 그녀를 배려하며 조금씩 다가오는 전동하가 소은정도 싫지 않았다.

잠시 후, 소찬식이 소은호를 대동한 채 허둥지둥 병원으로 달려왔다.

“은호야, 은정이 몸 안 좋으니까 퇴원하기 전까진 회사 업무 네가 다 맡아서 하도록 해.”

어차피 피할 수도 없으니 대신 즐기기로 하는 소은호였다.

은정 이 자식... 워커홀릭인 것 같다가도 은근히 농땡이를 잘 피운단 말이지.

잠시 후, 병실문을 벌컥 연 두 사람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

휠체어에 앉은 채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있는 소은정.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아이패드와 아이패드에서 흘러나오는 드라마.

그녀의 옆에서 사과를 깎고 있는 전동하는 사과조각 하나를 포크에 꽂아 소은정에게 건넸다.

“아...”

소은정은 시선은 아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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