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하준 씨가 데리러 온다는데요. 이럴 때는 당겨줘야 하는 게 맞다면서 우리더러 먼저 가라는데요?”전동하의 해명에 소은정이 입을 벙긋거렸다.“유라가 그런 애가 아닌데...”노는 거 좋아하고 연애도 많이 해 본 한유라였지만 상대를 가지고 노는 나쁜 여자로서의 연애가 대부분이었다.은호 오빠 때문에 울고 불고 하던 게 어제 같은데... 민하준 때문에 이렇게까지?정말 진지하게 사귀는 건가?“원래 사랑에 빠지면 달라지는 거예요.”전동하의 미소에 소은정은 또다시 심장이 콩닥거렸다.“지금 자기 소개하는 거예요?”그녀의 질문에 전동하가 고개를 숙이더니 쿡쿡 웃었다.“오, 역시 똑똑한데요?”잠깐 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소은정이 먼저 물었다.“그런데... 동하 씨는 어떤 사람이에요? 솔직히 동하 씨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서...”소은정의 질문에 흠칫하던 전동하가 대답했다.“앞으로 천천히 알게 될 거예요.”그의 모든 걸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너무 불쑥 다가갔다가 소은정이 겁을 먹고 도망칠까 봐 두려웠다.앞으로 시간은 많아. 그러니까 천천히 하자.한편, 전동하에게 안겨 헬리콥터에 오르는 소은정을 발견한 소은호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마음은 복잡미묘했다.그러던 중, 입 빠른 성강희가 바로 소은호의 옆에서 조잘댄 덕에 하룻밤 사이에 두 사람 사이가 변화했음을 알게 되었다.강희 이 녀석... 은정이를 좋아했던 거 아니었나? 결국 전동하한테 밀렸네...소은호와 눈을 마주친 전동하가 고개를 살짝 까딱하고 소은호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다음 순간 소은호의 얼굴에 불쾌한 표정이 스쳤다.“한밤 중에 웬 별똥별?”소은호의 질문에 소은정이 멋쩍게 웃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아빠보다 은호 오빠가 더 무섭단 말이야...“이게 다 강희 때문이야! 일기예보나 제대로 볼 것이지.”“하, 그래서 멍청하게 바로 따라나선 거고?”소은호의 차가운 미소에 소은정이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오빠! 동생한테 멍청이라니! 나 다친 거 안 보여
전동하 역시 한 원장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젠틀하게 벨트까지 해주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이 그녀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고개를 돌린 소은정의 시선에 맞은 편에 앉은 소은해의 얼굴이 보였다.소은해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그녀를 향해 매력적인 윙크를 날렸다.“은정아. 이 오빠도 왔다. 감동했지?”소은해의 말에 소은정이 코웃음을 쳤다.하, 날 데리러 온 거라고? 웃기시네. 하늘이 걱정돼서 온 거면서.역시나 짧은 인사를 마치고는 그녀에게 눈길 조차 주지 않고 바로 김하늘에게 과일이며 쿠키며 온갖 먹을 것을 건네는 모습에 소은정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하늘아, 어때? 감동했어?”소은정의 질문에 김하늘이 얼굴을 붉혔다.“뭐가! 오빠는 너한테 물은 거잖아!”“아니. 너한테 묻고 싶은 걸 텐데?”이때 소은호가 불쾌하다는 듯 크흠 헛기침을 했다.“됐고. 일단 여기서 나가서 다시 얘기하자.”헬리콥터가 하늘로 오르고 서산으로 돌아가던 그때.마을 근처에 있던 강서진이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가늘게 떴다.SC?헬리콥터에 적힌 부호를 발견한 강서진이 바로 쪼르르 누군가의 옆으로 달려갔다.“형, 저기 저 헬리콥터 좀 봐. SC그룹 전세기잖아. 은정 씨 가문에서도 온 건가?”산사태가 일어난 다음 날, 태한그룹은 바로 사고가 일어난 마을에 구조 물자를 기부했다. 그리고 하루빨리 도로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대형 크레인까지 2대 대동하고 박수혁까지 직접 현장까지 온 상태였다.다른 재벌그룹이었다면 대충 돈이나 물자만 기부하는 게 다였지만 박수혁은 고작 기업 이미지를 위해 기부를 하는 게 아니었다.한때 생사가 오가는 전장을 누볐던 그는 천재지변으로 마을에 갇혀있을 사람들이 얼마나 절망스러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강서진의 말에 차분한 모습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박수혁이 고개를 들었다.“SC그룹?”“그러게. SC그룹도 여기에 관심이 있는 건가?”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현지 구
소은호는 바로 소은정을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발목만 다쳤다고 소은정의 말에도 소은호는 이런 사고는 후유증이 더 무섭다며 몸 전체를 점검 받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소은정이 검사를 받는 동안 성강희와 소은호는 먼저 병원을 떠나고 복도에서 김하늘과 함께 소은정을 기다리고 있던 소은해가 전동하를 훑어보았다.기분이 좋은 듯 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해가 웃음을 터트렸다.“저기요. 우리 동생이 다쳤는데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아요?”소은해의 질문에 흠칫하던 전동하가 머쓱한 듯 웃었다.“아, 은정 씨가 다친 게 좋아서 웃는 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솔직히 아버지도 은호 형도 그쪽한테 잘하라고 하긴 했지만... 예의는 예의고 난 은정이랑 전 대표 잘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아니, 이 오빠가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소은해의 말에 고개를 홱 돌린 김하늘은 뭔가를 말하려다 결국 한숨을 쉬었다.“왜요? 그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전동하의 눈동자에 살짝 언짢음이 스쳤지만 최대한 정중하게 물었다.“전동하 대표는 돈이 많죠. 하지만 우리 집안도 돈이라면 어디 가서 밀리지 않으니까 이건 패스. 그리고 그쪽은 아들도 있잖아요. 게다가 얼마 전 전 대표에 관한 루머들...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는 사실 아닙니까?”이성이고 동성이고 전부 홀려버릴 것 같은 아득한 미소를 짓던 소은해가 대답했다.“물론 은정이도 돌싱이긴 하지만... 걔 그렇게 보여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 봤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좋은 남자 만나서 다른 사람들처럼 이 남자, 저 남자랑 만나면서 연애도 하고 남자 보는 눈도 키웠으면 좋겠어요. 만약 결혼을 한다면 정말 평범하고도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요.”길게 설명하긴 했지만 소은해의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넌 안 돼”였다.어색해진 분위기에 김하늘이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아니, 이 오빠가 은정이 없다고 아주 막 나가네?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아까 은호 오빠, 은정이 다 있을 때 말하지 그랬어
전동하의 말에 소은해는 아슬아슬하게 이어오던 김하늘과의 관계가 산산조각 나는 기분이었다.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전동하 너 이 자식...잘 생긴 소은해의 얼굴에 분노가 실렸다. 이를 빠득빠득 갈던 소은해가 전동하를 노려 보았다.“어디 두고봐!”하, 전동하 이 자식... 물렁한 줄 알았더니 가시를 숨기고 있는 고슴도치였잖아?? 이런 젠장!전동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싱긋 웃어 보이고 그런 그를 있는 힘껏 노려봐준 소은해는 부랴부랴 김하늘의 뒤를 따랐다.잠시 후, 한 원장이 직접 소은정의 휠체어를 끌고 검사실에서 나왔다.전동하에게 휠체어를 넘긴 한 원장이 설명했다.“검사는 다 끝났어. 발 접지른 거 말고 다른 이상은 없으니까 며칠 푹 쉬어. 그리고 최대한 걷지 말고 매일 냉찜질 하고... 괜히 아빠 걱정시키지 말고... 네가 아프면 너희 아빠는 나만 괴롭히니까... 아, 그리고 며칠이라도 입원할 거야 아니면 집으로 갈 거야?”전동하가 잠깐 고민하던 그때 전동하가 먼저 대답했다.“입원하겠습니다.”형식적으로 묻긴 했지만 한 원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니, 발목 겨우 접지른 걸로 입원은 무슨... 그리고 집에 가도 그 집 남자들이 웬만한 의료진보다 더 극진하게 보살펴 줄 텐데...한 원장의 표정에 전동하가 미소와 함께 대답을 이어갔다.“입원하면 좀 가만히 있으실까 싶어서요. 집에 가면 또 내일 몰래 출근하려고 할 겁니다.”그의 말에 한 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내가 대신 입원 절차는 밟지. 저번에 있던 방이야. 기억하지?”소은정도 예상 밖으로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네. 감사합니다.”한 원장이 자리를 뜨고 전동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사실은... 얼굴 좀 더 보고 싶어서요. 우리 사귀기로 한 거... 은정 씨가 잊어버릴까 봐서요.”소은정이 눈썹을 씰룩거렸다.“그럴지도 모르죠?”“그러니까 일단은 내 옆에 꼭 붙어있어요.”“그래도 며칠 뒤면 바로 퇴원할 텐데요?”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던 전동하가 맑은 목
전동하의 깊은 눈동자와 따뜻한 손길에 소은정의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은정 씨가 사과할 일 아니에요. 때가 되면 제가 직접 설명할게요. 은정 씨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사랑이 가득 담긴 그의 시선이 왠지 쑥스럽고 부담스러워 고개를 돌리려다 너무 내숭을 떠는 건가 싶어 대신 고개를 들었다.“아니요. 일단 숨겨요. 마이크 스스로 알아채기 전에는 비밀로 해요. 어른들 편하자고 마음대로 밝히는 건... 마이크한테 너무 불공평하잖아요.”다른 일도 아니고 출생의 비밀에 관한 일이다.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 그 아이에게 진실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갈 수도 있으니까.마이크를 배려해 주는 소은정의 예쁜 마음에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또래보다 똑똑한 마이크라면 아마 곧 스스로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지도 모르겠지만...전동하는 소은정의 휠체어를 창가로 옮긴 뒤 방금 전 꽃집에서 사온 백합을 화병에 꽂았다.꽃향기를 느끼며 미소를 짓는 소은정의 모습에 전동하의 마음도 흐뭇해졌다.전동하와 소은정의 사이는 여느 갓 사귄 커플처럼 불같이 뜨겁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 사귀기 전과는 뭔가 달라져있었다.소은정도 전동하도 서로가 노력하고 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행동 하나하나 그녀를 배려하며 조금씩 다가오는 전동하가 소은정도 싫지 않았다.잠시 후, 소찬식이 소은호를 대동한 채 허둥지둥 병원으로 달려왔다. “은호야, 은정이 몸 안 좋으니까 퇴원하기 전까진 회사 업무 네가 다 맡아서 하도록 해.”어차피 피할 수도 없으니 대신 즐기기로 하는 소은호였다.은정 이 자식... 워커홀릭인 것 같다가도 은근히 농땡이를 잘 피운단 말이지.잠시 후, 병실문을 벌컥 연 두 사람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휠체어에 앉은 채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있는 소은정.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아이패드와 아이패드에서 흘러나오는 드라마.그녀의 옆에서 사과를 깎고 있는 전동하는 사과조각 하나를 포크에 꽂아 소은정에게 건넸다.“아...”소은정은 시선은 아이패
소찬식의 막연한 시선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아무리 딸이 귀하다지만 떡하니 옆에 있던 사람을 못 봤을 리가 없을 테고...아, 장인어른의 테스트인 건가?전동하는 바로 소찬식의 의도를 눈치챘다.평소였다면 소은정의 생명의 은인이라며 누구보다 더 고마워했겠지만 전동하와 소은정의 사이가 미묘하게 달라진 걸 소찬식은 직감적으로 느낀 듯했다.하지만 전동하는 화를 내기는커녕 솔직하게 대답했다.“아닙니다. 은정 씨와 대화하고 계셔서 제가 일부러 인기척을 내지 않았으니까요.”전동하의 지혜로운 대답에 소은호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소은정에 관한 일에서만큼은 애처럼 유치해지는 소찬식의 억지를 자연스럽게 넘기는 전동하의 처세술에 몰래 감탄했다.소찬식도 전동하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소은정이 바로 지원사격에 들어갔다.“아빠. 이번에도 동하 씨가 제때에 와줘서 우리 네 사람 모두 무사할 수 있었어요.”전동하를 쭉 훑어 보던 소찬식이 물었다.“이렇게 또 한 번 신세를 졌는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을까 몰라?”“전 은정 씨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은정 씨가 무사해서 저도 기쁘고요.”소은정을 향한 전동하의 애정어린 눈빛에 소찬식이 눈을 가늘게 떴다.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던 소찬식이 괜히 딸을 꾸짖었다.“은정이 너도 말이야.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녀석이 아직도 노는 게 그렇게 좋아? 이번에도 전 대표가 와줬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어쩔 뻔했어!”소찬식의 말에 어제의 상황을 다시 떠올린 소은정 또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어두워진 딸의 표정에 소찬식 역시 마음이 약해져 훨씬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꼭 산으로 가야 별똥별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렇게 별이 좋으면 네 오빠한테 천문망원경이며 다른 설비들 사달라고 하면 되잖아.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보면 좀 좋아!”부녀의 대화에 전동하 역시 소찬식이 딸을 얼마나 아끼는지 느낄 수 있었다.“그래도 돼죠? 고마워, 오빠!”역시나 소은정 역시 마다하지
전동하의 질문에 소은정이 당황했다.공개한다고? 벌써?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잠깐 망설이던 소은정이 대답했다.“아직은 너무 이르지 않나요. 조금 시간이 더 흐르면...”두 사람이 사귄다고 인정하면 좁은 이 바닥에 소문이 쫙 퍼짐과 동시에 주가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하지만 가장 예측할 수 없는 게 바로 남녀관계. 그녀의 연애 때문에 회사 상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았다.난처한 듯한 소은정의 모습에 전동하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나 그렇게 막 나가는 사람 아니에요.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기다릴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런데... 대신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소은정이 고개를 들고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전동하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퇴원하면 본가로 들어가지 말고 자취하면 안 돼요?”소은정은 복잡미묘한 표정과 함께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경계 가득한 그녀의 표정에 전동하가 한숨을 쉬더니 피식 웃었다.“남자친구한테 잘해 줄 기회 정도는 줘야 할 거 아니에요. 본가로 돌아가면 난 어떻게 하라고요.”방금 전 소찬식의 기세를 보아 하니 소은정을 조금만 늦게 들여보내면 바로 몽둥이라도 들고 찾아온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하긴... 동하 씨 말이 맞긴 해. 내가 괜히 이상한 쪽으로 생각한 건가?“네. 집에 말할게요. 그런데... 동거는 안 돼요.”소은정의 말에 분위기가 어색하게 가라앉았다.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던 전동하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요. 은정 씨 말대로 해요.”그래. 어쨌든 일단 그 집에서 데리고 나오는 게 중요한 거니까.한편, 저녁 시간이 되자 전동하는 직접 요리를 해주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병원의 VIP 병동에는 작은 주방이 구비되어 있었는데 거기서 직접 저녁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아무리 말려도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왜 남자들은 이렇게 요리에 집착하는 걸까? 시켜먹는 게 힘도 덜 들고 훨씬 더 맛있을 것 같은데...잠시 후, 우연준
하지만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어떻게 할지는 주인 마음이니 우연준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 뒤로 우연준은 최근 회사의 상황에 대해 보고한 뒤 바로 병실을 나섰다.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전동하가 바로 우연준을 향해 인사를 하고 우연준 역시 허리를 숙였다.“저희 대표님, 케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다른 대표들과 달리 훨씬 더 친화적인 전동하의 모습에 다시 고개를 까딱하고 돌아선 우연준은 바로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뭐지? 당연히 해야 할 일?대표님의 가족도 아니고... 지금가지 여기 있다는 건... 설마...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우연준은 연애를 다시 시작한 소은정의 모습에 기쁘면서도 걱정이 앞섰다.박수혁 대표가 알면... 한바탕 난리나겠는데?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온 우연준이 차에 타려던 그때 뚱뚱한 남자가 그의 곁을 스쳐지나갔다.어딘가 익숙한 모습에 잠깐 고민하던 우연준이 다시 고개를 홱 돌렸다.저 사람은 박수혁의 집사... 오한준이잖아.휴대폰을 꺼낸 우연준이 바로 문자를 작성했다.“대표님. 방금 전 지하주차장에서 오한진 집사를 마주쳤습니다. 병실로 올라가는 것 같던데요.”“알겠어요.”소은정의 답장이 도착한 뒤에야 우연준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한편, 휴대폰을 내려놓은 소은정의 표정에 차갑게 굳고 전동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아까 우 비서와 대화할 때까지만 해도 기분 좋아보이더니 왜 갑자기...잠시 후 누군가 병실문을 두드리고 전동하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소은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박수혁 집사예요.”아마 그녀가 다친 걸 알고 오한진을 보낸 거겠지. 본인이 직접 온 게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무엇보다 전동하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만나고 싶지 않으면 돌려보낼까요?”“아니요. 동하 씨가 불편할 것 같아서...”어느새 그의 편에서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그녀의 모습에 전동하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딱히 만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