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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가짜 친구

레몬티를 한 모금 마신 소은정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내 팔자가 그런 걸 어쩌겠어?”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소은정은 벌써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수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대표가 어떤 마음인지 알긴 해? 주가가 조금만 흔들려도 잠도 안 오고 밥도 안 들어간다고! 대표 자리가 얼마나 사람 피말리는 자리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소은정의 시큰둥한 대다에 말문이 막힌 윤시라는 웃으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아,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연락처라도 교환할까? 앞으로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자...”

순간 소은정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잠깐 망설이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윤시라가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너무나 궁금한 소은정이었다.

소은정의 카톡을 추가한 윤시라는 전동하를 향해 매력적인 눈웃음을 지었다.

“저희도 카톡 추가하는 게 어때요?”

“아, 아닙니다. 전 카톡 잘 쓰지도 않는데요 뭘.”

전동하의 거절에 윤시라는 턱을 괸 채 애교섞인 눈으로 소은정과 전동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에이. 요즘 카톡 안 쓰는 사람도 있나요? 설마 은정이가 다른 여자랑은 문자도 보내지 말래요? 우리 은정이가 그렇게 쪼잔한 사람일 리가 없는데...”

“그래요. 추가해 둬요.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르잖아요.”

소은정까지 옆에서 부추기니 난처한 표정을 짓던 전동하 역시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리고 소은정은 자연스레 전동하의 채팅 화면을 힐끗 바라보았다.

방금 전 카톡을 추가한 윤시라는 바로 전동하에게 하트를 날리는 이모티콘을 보낸 상태였다.

하지만 먼저 추가한 그녀의 카톡은 감감무소식인 상태, 소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때 전동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주문은 했어요?”

“아, 네. 시라가 사겠다고 해서요. 우리 회사 직원들 것까지 다 시켰죠 뭐.”

“그럼요. 우리가 몇 년지기 친구인데요.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이 정도는 쓸 수 있죠. 정 마음 쓰이면 다음에 네가 사면 되잖아.”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음 약속을 잡는다?

소은정이 어색하게 웃고 그 순간의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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