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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너무 가벼워

윤시라의 손길에 전동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얼굴은 불쾌함으로 가득했지만 소은정의 지인이라는 생각에 억지로 화를 억눌렀다.

“괜찮습니다. 잠깐 실례할게요.”

전동하가 소은정을 향해 말하고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동하가 성큼성큼 화장실로 향해 걸어가고 윤시라는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난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나 몰라. 은정아, 남자친구 화 많이 난 건 아니지?”

여유롭게 와인을 한 모금 마신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그럴 리가.”

아마 화낼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다시 자리에 앉은 윤시라는 한참을 안절부절 못하다 벌떡 일어섰다.

“안 되겠어.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내가 가볼게. 은정아, 잠깐만 혼자 있어.”

윤시라의 말에 눈썹을 치켜세운 소은정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윤시라의 진짜 타깃이 누군지 이제야 깨달은 소은정이었다.

잠시 후, 웨이터가 난처한 표정으로 다시 다가왔다.

“고객님, 친구분께서 이쪽에 앉은 여성분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신 것 같은데 안 가보셔도 괜찮겠어요?”

웨이터의 말에 흠칫하던 소은정이 와인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알려줘서 고마워요. 지금 바로 가볼게요.”

웨이터까지 못 봐줄 정도면 도대체 어느 정도로 뻔뻔하게 들이대고 있는 거야?

정교한 골동품과 그림들로 장식된 긴 복도를 지나 화장실로 향하던 소은정의 귓가에 차갑게 굳은 전동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정 씨 친구라고 하지 않았나요? 진정 하세요.”

“저 때문에 옷이 더러워졌잖아요. 그냥 옷 씻겨드리려는 건데... 오해하신 건 아니죠? 그리고... 은정이 주위에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요. 오늘은 동하 씨가 남자친구지만 내일이면 동하 씨 얼굴도 기억 못할 걸요? 우리 대학교 동기들도 다 은정이 싫어했어요. 전 남편 앞에서는 청순한 척하는 것 같던데 사실은 여우...”

전동하가 못 들어주겠다는 듯 윤시라의 말을 잘라버렸다.

“윤시라 씨, 은정 씨 친구라니까 저한테 와인을 쏟은 건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은정 씨를 모욕하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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