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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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내가 이렇게 빌게

소은정은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왜 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는 걸까?정말 미쳤냐고 욕설이라도 내뱉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목을 굳게 잡고 있는 박수혁의 모습에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네가 믿을진 모르겠지만 나 정말 후회하고 있어. 나한테... 나한테 기회를 한번만 더 주면...”“박수혁, 나 요즘 매일 악몽 꾸는 거 알아? 잊고 지냈던 옛날 일들이 자꾸 떠올라. 당신을 만나고 나서 단 하루도 행복한 적 없어. 하지만 당신을 구한 걸 후회하진 않아. 그러니까... 제발 지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둬.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소은정이 박수혁의 말을 잘랐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는 상처가 가득 담겨있었다.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물속에서 죽을 뻔했던 그 순간보다 박수혁의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그리고 박수혁 본인에게 받았던 멸시와 냉대가 더 큰 상처였다.소은정의 떨리는 목소리에 박수혁의 눈동자도 흔들렸다. 슬픈 그녀의 눈동자를 통해 소은정이 느꼈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그 고통은 분명 그가 준 것이겠지...소은정은 박수혁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선명한 턱선, 곧게 뻗은 콧날, 완벽한 이목구비는 마치 조각상처럼 아름다웠다. 그녀가 한때 미칠 듯이 사랑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하지만 그녀는 지금 그저 그에게서 멀리 도망치고 싶을 뿐이었다.소은정은 눈동자의 슬픔을 숨기고 먼 산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미안해 하지 마. 후회도 하지 마. 그냥 다 잊고 잘 살아. 나도 잘 살 테니까.”수영장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죄책감이 더해진 걸까? 박수혁은 그녀가 왜 그를 불법 격투장에서 구했는지 그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영원히 말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지나간 일 따위는 묻어버리는 게 맞으니까...소은정은 다시 덤덤한 표정으로 차에 올라탔다. 그녀를 향해 다가가고 싶었지만 두 다리는 바닥에 박힌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나한테 은정이를 잡을 자격 같은 게 있을까?박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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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못 놓겠어.

“쨍그랑!”굉음과 함께 유리 테이블과 술병들이 산산조각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튕긴 유리조각이 친구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며 핏방울이 맺혔다.순간, 룸은 무거운 적막에 잠겼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얼굴이 창백해진 친구는 커다래진 눈으로 입만 벙긋거릴 뿐이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박수혁의 역린을 건드렸음을 알아차렸다.“네까짓 게 뭔데 은정이에 대해 떠들어?”말을 마친 박수혁은 아직도 화가 더 풀렸는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남자의 배를 퍽 차버렸다. 배를 움켜쥔 채 쓰러진 남자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화를 내는 박수혁이 무섭기도 했고 괜히 나섰다가 사업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어 다른 친구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나마 친한 강서진이 다가가 박수혁을 말렸다.“형, 진정 좀 해!”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형이 좀 취했나 봐.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다들 나가봐.”강서진의 말에 다들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고 이미 인사불성 상태인 친구도 부축을 받아 겨우 룸을 나섰다.엉망이 된 룸, 박수혁과 강서진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박수혁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는 듯, 팔목과 손의 힘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강서진이 다가가 박수혁의 어깨를 토닥이며 다시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웨이터에게 술을 더 가지고 오라고 분부했다.“술이나 진탕 마시려고 온 거지? 마셔...”두 잔에 술을 따른 강서진이 먼저 술을 벌컥 마셨다.강서진의 말에 박수혁도 말없이 술을 들이켰다. 자극적인 보드카가 식도를 따라 흘러내려가자 잔뜩 굳은 그의 몸도 드디어 힘이 풀렸다.고개를 푹 숙인 박수혁의 어깨가 살짝 떨려왔다.“은정이가... 나 때문에 죽을 뻔했대. 그런데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박수혁 본인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3년 동안 박수혁을 냉대한 것도 모자라 이혼한 뒤에도 용서해 달라는둥 다시 시작하자는둥 매달렸으니 얼마나 끔찍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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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여기까지 왔는데

소은정의 본가.강서진은 한참을 망설이다 소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자다가 깼는지 졸음이 가득 묻은 소은정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깔려있었다.“그게... 강서진입니다. 형이... 술에 좀 많이 취했어요. 그런데 은정 씨를 보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잠깐만 나오면 안 될까요?”망설이던 강서진이 입을 열었다.수화기 저편에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그리고 잠에서 깬 듯한 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서진 씨도 박수혁도 당장 꺼져요!”“여기까지 왔는데... 그리고 형 고집 못 꺾는 건 은정 씨가 더 잘 알잖아요. 나오든 안 나오든 난 모르겠고 난 형 여기에 두고 갈 거예요. 형이 여기서 동사하면 다 은정 씨 책임이니까 알아서 해요.”말을 마친 강서진은 소은정이 대답하길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후우... 언제부터 소은정과 통화하는 게 이렇게 떨린 일이 된 건지...차에서 박수혁을 끌어낸 강서진이 그를 대문 앞에 앉혔다.“형, 내가 다 형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 알지? 복수하기 없기야?”박수혁이 먼저 오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그는 그 요구를 따른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강서진은 다시 차에 올라탔다.“집으로 가.”그렇게 강서진은 정말 박수혁만 남겨두고 떠나버렸다.애매하게 끊긴 통화에 어리둥절하던 그때, 밖에서 차 엔진소리가 들려왔다.창밖을 내다보니 낯선 차량 한 대가 골목을 나서고 있었고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대문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야밤에 이게 무슨 짓이야... 두 사람 다 미친 거 아니야?아빠와 오빠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선 소은정은 대문에 기댄 누군가의 정체가 박수혁임을 발견하고 고개를 저었다.“박수혁, 연기에 맛이라도 들린 거야?”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에 박수혁이 고개를 들었다. 울기라도 한 건지 잔뜩 붉어진 눈시울에 소은정도 흠칫하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은정아, 미안해... 그래도 나한테 한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울먹임이 섞인 박수혁의 목소리에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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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사라지고 싶어

다음 날, 출근한 소은정은 SC그룹 해외 지사에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소은호는 국내 프로젝트로 자리를 비우기 힘들고 해외라도 나가서 머리를 식히고 싶었던 소은정이 해외 출장을 자처했다.1시간 후,“1시간 전, 소은정 대표님이 해외 지사건으로 출국하셨다고 합니다.”“뭐? 윽.”해장주스를 마시던 박수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욱신거리는 허리의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다.“출국했다고?”이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회장님 명령으로 소씨 일가에 답례를 전달한 직원이 직접 보고한 사항입니다. 소은해 씨가 그렇게 말씀하셨다더군요. 해외 지사로 출국하셨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요...”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 박수혁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뭐? 어디로 갔는데? 항공편은?”괜히 그녀의 앞에서 얼쩡거리다 소은정의 미움을 받는 것도 무서웠지만 이대로 그녀를 볼 수 없게 되는 게 더 두려웠다. 날 평생 증오해도 좋으니 제발 내 눈앞에만 있어줘...박수혁의 질문에 이한석이 흠칫했다.“항공사 항공편이 아닌 개인전세기로 움직이셨다고 합니다.”이한석의 말에 박수혁의 표정이 더 굳었다.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어디로 갔는지 1시간 안에 알아내...”고개를 들어 이한석을 바라보던 박수혁이 한마디 덧붙였다.“안 그럼 잘라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네.”해고 협박에 흠칫하던 이한석이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섰다.7시간 뒤, SC그룹 프랑스 지사.박수혁이 지사 건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완벽한 이목구비와 쭉 뻗은 몸매, 우아암이 몸에 배인 듯한 움직임에 뭇 여성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꽂혔다.낯선 남자가 건물에 들어서자 프론트 직원이 바로 다가와 프랑스어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직원의 질문에 박수혁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대표님과 약속을 잡았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죠.”로비의 소파에 앉은 박수혁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살짝 떨리는 손과 다리가 그의 초조함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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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허리가 조금 아프네

소은정의 냉담한 태도에도 박수혁은 언짢은 기색은커녕 싱긋 웃어 보였다.“그건 아니지만 그냥 궁금해서.”어차피, 소은정의 보고 여부와 상관없이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있으니까.옆에 있던 손기준이 어색하게 기침을 했다.“대표님, 친구분이신가요?”“아니.”소은정이 바로 부정했다.“급한 일은 대충 처리됐으니 휴가라 생각하시고 며칠 쉬었다 가시죠?”손기준의 제안에 박수혁이 차가운 눈동자로 남자를 노려보았다.소은정도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다음에. 국내에도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아쉽네요.”손기준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소은정도 미소를 지으며 그 손을 잡았다.손기준과 작별한 소은정은 바로 돌아서 건물을 나섰고 박수혁이 성큼성큼 그 뒤를 따랐다. K-드라마속 남여주인공 같은 두 사람의 모습에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얼마 후.비행기 좌석에 앉은 소은정의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뻔뻔하게 SC그룹의 전세기에 앉은 박수혁 때문이었다.“어제는... 내가 많이 취했나봐. 너희 집 앞까지 갔다던데. 놀란 건 아니지?”“글쎄. 딱히 나가 보지도 않아서.”“그래? 근데 왜 허리가 이렇게 아픈 거지? 멍도 들었고...어디 부딪혔나...”박수혁의 중얼거림에 소은정의 눈동자에 당황스러움이 비쳤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박수혁은 무슨 말을 어떻게 걸면 좋을까 고민에 잠겼다.염치 불구하고 타사 전세기에까지 탄 이상 어떻게든 비행하는 동안이라도 소은정과 친해지고 싶었다.박수혁의 뜨거운 눈빛에 불편함을 느낀 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도대체 여긴 왜 온 거야?”“난 네가 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줄 알고... 그래서 떠난 줄 알았어...”박수혁의 어이없는 대답에 소은정은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눈을 붙이고 싶으니 더 이상 말 걸지마 라는 뜻이었다.“은정아, 뭐 갖고 싶은 거 없어?”소은정이 원한다면 저 하늘의 별이라고 해도 따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난 당신이 좀 내 인생에서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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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힘내세요

캐주얼한 옷차림에 연한 메이크업, 머리까지 질끈 올려묶은 소은정은 여전히 여대생처럼 생기가 넘쳤다.소은정의 등장에 원한빈은 손을 흔들었고 유준열은 다가가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다. 한편, 귀여운 드레스 차림의 반시연이 조심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은정아, 오랜만이야...”싱긋 미소를 짓던 소은정은 반시연의 옷차림에 고개를 갸웃했다. 레드카펫도 아니고 드레스는 왜 입었대?저러면 시청자들의 악플이 더 심각해질 텐데...하지만 굳이 지적은 하지 않았다. 저쪽에서도 뭐 생각이 따로 있겠지.촬영이 시작되고 PD가 어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여러분, 이번 회차부터 저희 메인 투자자가 교체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저작권도 그쪽으로 넘어갔고요.”PD의 말에 박우혁이 커다래진 눈동자로 한발 다가섰다.“네? 전 그런 말 못 들었는데요?”그가 직접 발로 뛰며 찾은 투자자인데 하루아침에 바뀌다니. 게다가 그는 제작자가 아닌가! 투자자가 교체되었다는 소식을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우혁 씨도 곧 알게 될 거예요.”PD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모두의 의아한 눈빛에 PD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럼 오늘 회차의 특별 게스트이자 유일한 투자자, 박수혁 대표님을 모습니다! 박수려 환영해 주세요!”“짝짝짝!”박수로 환영해 달라는 말에 움직인 건 반시연뿐, 다들 말없이 스태프들 사이에서 나오는 박수혁을 바라보았다.“삼촌, 삼촌이 왜 거기서 나와요?”박우혁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한편, 소은정은 몰래 주먹을 쥐었다.며칠 동안 조용하다 했더니 이딴 짓을 꾸미고 있었던 거야?한편, 이 장면을 시청한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분위기 어색한 것 좀 보소...”“조카 프로그램이라 특별히 출연한 건가?”“반구라, 하차해!”“은정 언니 표정 약간 안 좋은 것 같은데.”“오올, 전 남편과 현 스캔들 상대와 같은 프로그램 출연이라... 여기 사랑과 전쟁인가요?”......박수혁은 어색하게 가라앉은 촬영장 분위기에 개의치 않은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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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발목은 괜찮아?

투자한 프로그램의 더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해 직접 게스트로 출연했다는 PD의 말에 박우혁은 코웃음을 터트렸다.태한그룹에서 연예계에 투자한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이 한두 개도 아니고. 누나 때문에 출연한 걸 내가 모를 줄 알고?게다가 겨우 태한그룹의 자본에서 벗어나 독립했다는 사실에 기뻐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다시 박수혁과 얽히게 되다니.게다가 투자자와 제작자 사이니 무조건 박우혁이 굽히고 들어가야 할 상황이니 가슴이 답답했다.하지만 태한그룹이라는 대기업의 투자를 받은 PD는 출연자들의 속도 모르고 싱글벙글한 얼굴로 룰 소개를 시작했다.“오늘은 6명이니 2명이서 한 팀이 되어 미션을 수행하게 될 겁니다. 박스에서 볼을 뽑아주세요. 같은 색 볼을 뽑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될 거예요.”출연자들이 상자 앞으로 다가가자 PD가 다시 손을 들었다.“잠깐, 박수혁 대표님은 투자자시자 특별 게스트이니 팀원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십니다.”PD의 말에 반시연의 눈이 반짝였다. 여기까지 와서 굳이 남자들과 한 팀을 이룰 리도 없고 전 와이프를 선택할 리도 없으니 남은 후보는 그녀뿐.얼마 전 시상식에서 박수혁의 시상을 받은 반시연은 평소에 그녀를 투명인간 취급하던 사람들이 두 사람의 사이에 대해 묻는 말투와 부러운 듯한 시선에서 자신의 생각에 더 확신을 가졌다.이 남자다. 내가 연예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하지만 반시연의 뜨거운 욕망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수혁의 눈에는 온통 소은정뿐이었다. PD의 말에 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박수혁이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마스터 카드를 소은정의 손에 쥐어주었다.“소은정 씨와 한 팀 하겠습니다.”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바로 거절하려 했으나 PD가 다른 출연자들에게도 공을 뽑으라고 재촉하는 통에 말도 꺼내지 못했다.추첨 끝에 팀은 원한빈&반시연, 소은정&박수혁, 유준열&박우혁 이렇게 나뉘게 되었다.“좋았어!”반시연, 박수혁 두 폭탄을 피한 박우혁이 유준열을 꼭 안았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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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화풀이

소은정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카드를 낚아챘다.“특별 게스트? 가지가지하네. 태한그룹이 결국 개입할 줄 알았으면 애초에 그 500억 투자 안 했을 거야.”돈 아깝게.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은 일부로 소리를 낮추어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내가 다시 갚으라고 할까?”됐거든!소은정이 고개를 돌리자 어색하게 기침을 하던 박수혁이 다시 말을 건넸다.“제작진 아이디어인데... 괜히 촬영장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 건 아니지?”그의 질문에 소은정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그럴 리가. 그래도 너무 들러붙진 말아줘. 난 이제 어린 남자가 취향이라!”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은 질투가 치밀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 모든 게 그의 업보, 누굴 탓하겠는가?곧이어 PD는 이번 회차 게임의 룰을 소개하기 시작했다.첫 번째 라운드는 보물찾기.폐기된 공장에서 보물지도를 찾는 것이었다.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공장을 둘러보았다.촬영 때문에 나름 청소를 한 것 같긴 했지만 으스스한 분위기에, 페인트가 벗겨진 벽, 여기저기 널린 책걸상, 그리고 음산한 바람에 따라 나붓기는 커튼까지... 당장 귀신이 튀어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 곳이었다.공장은 총 세 층, 각 팀이 한 층씩 맡아야 했고 같은 팀끼리는 무조건 함께 움직여야 했다.첫 번째 수색은 박우혁, 유준열 팀이 1층, 소은정, 박수혁 팀이 2층, 반시연, 원한빈 팀이 3층을 맡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폐공장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특히 계단쪽은 빛 하나 들지 않아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겨우 움직여야 할 정도였다.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반시연이 소은정의 팔뚝을 잡았다.“여기 좀 이상한 것 같아. 은정아, 넌 안 무서워?”여자 출연자는 두 명뿐인데 그녀만 무서운 기색을 드러내면 또 연약한 척하네 어쩌네 말이 나올 게 분명하니 소은정에게 물은 것이었다.“뭐가 무서워요. 딱 봐도 제작진이 미리 정리한 것 같은데. 저기 카메라 안 보여요?”소은정의 담담한 말투에 반시연이 입술을 깨물었다.“꼭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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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구라 적립

박수혁에게 차인 것도 억울한데 그녀의 수작을 전부 간파한 듯한 박우혁의 말에 반시연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일그러졌다.“너무 어두워서... 발을 헛디뎠어요...”그 모습에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이대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빨리 미션을 완료해야 이 구질구질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옷 편한 걸로 갈아입을래요?”소은정의 질문에 반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발목 다친 거 아니죠? 오늘은 못 업어줘요. 저도 허리를 삐끗해서...”순간, 반시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게다가 박수혁은 그녀가 일부러 넘어진 걸 알기라도 하는 듯 경멸 어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이게 뭐야? 박수혁과의 애매한 스킨십으로 러브라인을 끌어오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개망신이냐고!”“다치진 않았고 옷이 좀 더러워졌네요. 바로 갈아입고 올게요.”입술을 꽉 깨물던 반시연이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었다.이때 그녀의 매니저와 코디가 달려왔다.한편 댓글창.“반구라, 오늘도 구라 적립하는 중.”“아, 진짜 빵 터졌네. 저렇게 구할 수도 있는 거구나...”“역시 신인연기상 수상자답죠? 연기 보소...”“쟤는 정말 애정결핍인가? 왜 저래?”“허리를 삐끗해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랜만에 현웃 터졌네.”“제발 민폐 좀 그만 끼쳐! 은정 언니 보면서 느끼는 것도 없냐!”......반시연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내려가고 촬영은 이어졌다.박수혁과 소은정은 드디어 2층에 입성했다. 녹이 잔뜩 쓴 기기와 벽 한쪽에 놓인 캐비닛, 소은정은 바로 단서 찾기에 돌입하지 않고 2층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뭐 찾은 거 있어?”소은정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괜히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었다간 가십을 좋아하는 기자들이 재결합이네 뭐네 이상한 타이틀의 기사를 뽑아낼 게 뻔했고 괜히 무시했다간 또 그건 그것 나름대로 루머가 되어 인터넷에 떠돌 것이다.진퇴양난의 상황에 소은정은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차라리 재수없는 악녀가 낫지 재결합 루머는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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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럭키걸

”나도 여기 있을것 같아서.”박수혁이 다른 서랍을 뒤지기 시작하자 말문이 막힌 소은정은 다시 보물지도 찾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이때, 그녀의 시야에 작은 상자 하나가 들어왔다.그녀가 발끝을 들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높이, 팔을 끝까지 뻗어 어찌저찌 손이 닿긴 했지만 삐끗한 탓에 상자는 캐비닛에서 그녀의 이마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재수가 없으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소은정은 본능적으로 두 눈을 꼭 가았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소은정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은은한 향기가 물씨니 느껴지고 크고 따뜻한 손에 그녀의 이마와 두 눈을 막아주었다.퍽!상자가 박수혁의 손등을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그 소리와 함께 소은정도 가슴이 철렁하는 기분이었다.“조심해.”허리를 숙여 상자를 주운 박수혁이 말했다.“이렇게 뻔한 곳에 숨겼을 리가 없어.”상자를 받아든 소은정이 확인을 해보니 역시 텅 비어있었다.뭐 어차피 그렇게 쉽게 발견할 거라 기대도 하지 않았던 소은정은 다시 수색을 이어갔다.2층 창문에 난 미세한 틈으로 들어온 햇살이 마침 소은정을 비추었다.맑은 눈동자, 흰 피부, 특히 잔뜩 집중한 듯 꼭 다물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박수혁의가슴은 눈치없게도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등 뒤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소은정은 짜증스레 고개를 돌렸지만 그때마다 보이는 건 고개를 푹 숙인 채 단서를 찾는 박수혁의 모습뿐,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뭐야? 내가 과민반응을 하는 건가?2층을 전부 다 뒤졌지만 단서 하나 찾지 못해 짜증이 밀려오려던 그때, 박우혁의 소리가 들려왔다.“누나, 우리 바꿀까?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 빈 상자들 밖에 없고...”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계단을 내려가려던 그때, 소은정이 멈칫했다.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던 박수혁도 눈을 가늘게 떴다.벽에 지도가 한 장 붙어있었다.두 눈을 반짝이던 소은정이 달려가 지도를 가리키며 제작진에게 물었다.“혹시 이거예요?”“아닙니다.”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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