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2631 챕터

제341화 너에게 기회는 없어

순간, 반시연의 낯빛이 어색해졌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일이 안 풀리는 걸까!PD는 보상으로 가장 처음 지도를 발견한 반시연에게 다음 라운드에서 힌트를 하나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한편, 댓글창:“반시연, 한번 넘어지더니 정신 차린 건가?”“쟤는 정말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나는 아이구나...”“은정 언니가 가장 열심히 했는데 못 찾아서 실망했나 봐. 어떡해... 실망한 모습도 너무 귀여워!”“박수혁 아직 소은정한테 미련 남은 것 같은데? 저 눈빛은 뭔가 있는 거라고!”......출연자들은 반시연이 찾은 보물지도를 통해 다음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이동 도중, 박우혁은 박수혁에게 다가가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삼촌, 이거 직권 남용 아니에요? 아무리 투자자라지만 프로그램 룰을 그렇게 마음대로 바꿔도 되는 거냐고요.”“그 직권으로 널 하차시킬 수도 있어. 계속 그렇게 까불어봐, 어디.”박수혁의 협박에 말문이 막힌 박우혁이 고개를 숙였다. 박수혁이라면 그런 일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었으니까!“삼촌, 누나는 삼촌 안 좋아해요. 지금 괜한 데 힘 빼는 거라니까요?”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박수혁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박우혁을 노려보았다.“은정이는 너도 안 좋아해. 박우혁, 네 것이 아닌 것에 욕심내지 말라고. 마지막으로 경고할게.”지금까지 가만히 내버려둔 것도 박우혁이 조카라서 봐준 것, 더 이상 박우혁이 선을 넘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아직도 소은정의 뭐라도 되는 듯한 박수혁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강렬한 포스에 눌려 딱히 반박은 하지 못하고 뒤에서 입술만 삐죽거릴 뿐이었다.박수혁은 고개를 돌려 소은정을 관찰했다. 덤덤한 표정으로 원한빈과 함께 다음 라운드 게임에 대해 의논하고 있는 그녀, 비록 소은정과 생사를 함께 넘나든 각별한 사이긴 하지만 그녀가 그를 이성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그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사람에게 호감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뭐, 그게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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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누가 좋아?

고소공포증이 없는 소은정이지만 이렇게 깊은 심연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열기구에 오를 때는 다리까지 후들거렸다.의연한 박우혁, 원한빈과 같은 프로 모험가들과 군인 출신인 박수혁과 달리 일반인에 불과한 다른 출연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그 끝이 보이지도 않는 벼랑, 그들의 서 있는 곳 주위에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심연의 일부를 가려 왠지 나무 위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며 바람 한 자락 스칠 때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소은정은 안전장치는 제대로 되었으니 괜찮다고 마음을 눅잦히면서도 이번 일만 끝나면 박우혁의 연락은 다시 받지 않으리라 다짐했다.안전 문제로 이번 라운드는 최소 인원만 참여가 가능했다. 심지어 촬영 VJ들도 없이 오직 헬멧 위에 달린 카메라와 드론만으로 촬영은 이어졌다.다행인지 불행인지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반시연의 비명소리에 짜증이 밀려들며 덜 무서운 듯 느껴지기도 했다.“안 무서워?”어느새 그녀의 뒤로 다가온 박수혁이 물었다.“무, 무섭긴!”소은정이 떨리는 손을 등 뒤로 숨기며 괜히 소리를 꽥 질렀다.그녀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 박수혁이 웃음을 터트리자 소은정이 눈을 흘겼다.저런 비겁한 자식을 봤나...욕이라도 퍼부어주고 싶었지만 괜히 나댔다가 박수혁이 어떤 방식으로 복수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었다.한편, 반시연은 아예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수혁 씨, 저 너무 무서워요...”남자라면 파르르 떨리는 연약한 어깨에 마음이 흔들릴만도 했지만 박수혁은 잔인했다.“입 다물어요. 오디오 물리잖아요. 후시 녹음 다시 딸 거예요?”박수혁의 감정 없는 목소리에 반시연은 울음 소리를 낮추었지만 눈동자에는 여전히 눈물 방울이 대롱대롱 맺혀있었다.“전 그냥 너무 무서워서...”“그렇게 무서우면 하차하세요. 시연 씨는 저희 프로그램과 안 어울리는 것 같네요.”원한빈이 진심으로 건의했다.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는 원한빈은 자신이 진심으로 반시연에게 맞는 건의를 했다고 생각하며 으쓱하고 있었다.“아니요. 끝까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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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0순위야

3순위에도 박수혁의 이름이 불리지 않자 반시연은 바로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이미 일그러진 얼굴에 그래도 방송이라 감정을 억누르려는 건지 입술은 꽉 깨문 모습이었다.“대답했으니까 번지점프는 안 해도 되죠?”소은정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반시연도 다시 태연한 척 표정을 바꾸며 질문을 이어갔다.“당연하지. 다음 질문은 수혁 씨한테 드리는 거예요.”박수혁에게 하는 질문이라 그런지 반시연의 표정은 살짝 상기된 모습이었다.“저랑 은정이 중에 꼭 누구랑 사귀어야 한다면...”소은정이 박수혁을 꼴찌로 꼽은 이상, 자존심 강한 박수혁이 다시 소은정에게 매달릴 리가 없을 터. 여자는 두 명뿐이니 소은정이 아니면 반시연 그녀일 것이다. 반시연은 내일쯤이면 “박수혁, 반시연과 사귀고 싶어”, “태한그룹 박수혁, 이상형 반시연은 누구?” 등 자극적인 타이틀로 업로드될 기사를 생각하니 입꼬리가 씰룩거렸다.하지만 반시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박수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소은정 씨를 선택하겠습니다.”예상치 못한 대답에 모두가 벙쪄 있을 그때 박수혁이 한 발 앞으로 성큼 다가가더니 소은정을 품에 안고 열기구에서 뛰어내렸다.단 1초만에 벌어진 상황에 모두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으앗!”소은정도 비명과 함께 아래로 추락했다. 거센 바람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스치고 무중력 상태와 함께 장기가 찌르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어리둥절하던 그때, 그녀의 허리를 꼭 안고 있던 남자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은은한 박하향이 그녀를 감싸며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처음에는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을 머금던 박수혁은 그녀의 영혼 하나하나까지 빨아들이려는 듯 곧 더 거칠게 그녀를 탐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소은정은 그녀에게도 안전 장치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박수혁의 옷자락을 꽉 부여잡았다.추락의 공포에 소은정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을 뿐, 박수혁의 키스에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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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누구를 선택할 거야?

그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박수혁의 품에 안긴 소은정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몸에 묶인 로프는 그렇게 한참을 위로 올라가다 추락하다를 반복했다. 이런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되자 소은정도 웬만큼 익숙해진 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다시 평소와 같은 차가운 눈동자로 박수혁을 노려보았다.착륙한 뒤, 두 사람은 스태프들의 안내를 받아 다시 열기구에 올라탔다.박우혁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바로 몰려들었다.“누나, 괜찮아?”“괜찮아요? 어지럽진 않아요?”다들 소은정만 괜찮냐 물어보는 통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박수혁이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하게 대답했음에도 번지점프를 강행한 건 그를 4순위에 놓은 소은정에게 주는 자그마한 벌이었으니까. 다른 사람의 위로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다.항상 물색없이 굴던 반시연마저도 이 순간만큼은 조용히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소은정은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한 마디라도 내뱉었다간 말고 함께 오바이트가 쏠릴 것 같아 입을 꾹 다물었다.한참을 진정하던 소은정이 물었다.“이쯤하면 된 거 아니에요? 여기서 끝내죠?”아무리 낙하 훈련을 수없이 거친 병사라지만... 저렇게까지 멀쩡할 수 있나?박우혁은 잠깐 앞으로 마실이라도 다녀온 듯 멀쩡한 박수혁을 보며 고개를 젓다 소은정의 등을 토닥여주었다.“기다려봐. PD님이랑 상의해 봤는데 룰을 약간 바꾸기로 했어.”순간, 반시연을 바라보는 박우혁의 눈동자가 장난기로 반짝였다.“투표하는 거 어때? 번지점프를 경험해 봤으면 좋을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하는 거야. 어차피 분량도 뽑을 만큼 뽑은 것 같고 마지막 피날레로 번지점프나 한 번 더 하는 거지.”반시연이 당황한 얼굴로 반박하려던 그때, 원한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방법 같은데? 난 반시연 씨한테 한 표.”원한빈의 투표와 함께 자연스레 새로운 룰로 게임은 진행되었다.“역시, 내 친구. 나도 반시연 씨한테 한 표.”박우혁과 원한빈이 하이파이브를 날렸다.가만히 있던 유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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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꺼져, 제발

박우혁이 회사를 들먹이자 반시연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자 박우혁이 뒤로 한발 물러서며 한쪽 손을 내밀었다. 어떻게든 번지점프를 시키리라 제대로 작정한 표정이었다.반시연, 그딴 연기력으로 우리를 전부 속일 수 있을 줄 알았어? 일부러 누나 꼽주는 거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해?진퇴양난의 상황에 반시연은 애꿎은 입술만 깨물었다. 그녀가 마지막 동아줄이라 생각했던 박수혁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소은정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박수혁의 모습에 반시연의 마음속에 분노의 불길이 싹 트기 시작했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소은정이 이렇게 말했다면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겠지.지금 신인 여배우라고 무시하는 거야? 나도 재벌 2세였으면 이런 수모는 안 당했을 텐데...한편, 소은정은 반시연의 원망섞인 눈빛 따위는 관심없다는 듯 난간을 잡은 채 가슴을 움켜쥔 모습이었다.여기서 빼봤자 의미가 없다는 걸 눈치 챈 소은정은 결국 두 눈을 질끈 감고 아래로 뛰어들었다.그녀의 비참한 비명소리가 고요한 숲의 적막을 깨트리고 오랫동안 메아리쳤다.한편 댓글창:“쟤는 진짜 해도해도 너무 한다. 뭘 한 번에 하겠다고 나서는 법이 없네.”“저럴 거면 왜 출연한 거야? 비싼 출연료 받고 저러는 건 직무유기 아니야?”“소은정 이상형 월드컵 공식 꼴찌: 박수혁.”“반시연, 익스트림 스포츠 좋아한다면서! 허언증이냐?”“은정 언니 어룰 창백해진 것 좀 봐...”“박수혁 계속 소은정만 쳐다보네. 두 사람 정말 뭐 있는 거 아니야?”......마지막 라운드가 끝나고 출연자들은 드디어 안전히 땅에 착지했다.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소은정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니 박수혁은 문득 자기가 너무 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다가가 그녀를 안으려던 찰나, 발걸음 소리로 그가 다가오는 걸 눈치 챈 소은정이 옆으로 몸을 피했다.“꺼져.”소은정은 약간 붉어진 눈동자로 박수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다시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순간의 화를 못 참고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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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내가 나빴어

다시 눈을 뜬 소은정은 자극적인 소독수 냄새에 얼굴을 찌푸렸다.아, 병원이구나...방금 전까지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던 소은정은 모든 게 긴 악몽에 불과했음을 인지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잔뜩 경직된 몸의 힘을 풀었다.따뜻한 물수건이 그녀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는 느낌에 소은정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사람의 정체를 인지한 순간, 그녀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여기서 뭐해?”“나 때문에 쓰러진 건데... 내가 어떻게 가.”고개를 푹 숙인 박수혁은 진심으로 미안한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전 쓰러진 상태에서도 악몽을 꾸는 듯 식은땀을 흘리며 “밀지 마”, “싫어” 같은 말 따위를 중얼거리는 듯한 소은정의 모습을 보는 박수혁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그렇게 많이 놀랐나? 정신을 잃고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내가 또 은정이한테 새로운 트라우마를 안겨준 건 아닐까? 이럴 줄 알았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나 혼자 뛰어내리는 건데...하지만 소은정은 박수혁의 사과 따위는 원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때 매니저 데이지와 기사가 병실로 들어왔다.“언니, 깨셨어요?”바로 병상 앞으로 다가온 데이지가 보온병에서 따뜻한 수프를 따라 그녀에게 건넸다. “이거라도 좀 드셔 보세요.”하루종일 제대로 먹지 못한 터라 배도 고프고 수프에서 풍기는 냄새도 향긋해 소은정은 못 이기는 척 몇 모금 마셨다.그녀가 바로 컵을 내려놓자 박수혁이 컵을 받아들었다.“박 대표님, 제가 할 테니까 쉬세요.”태한그룹 박수혁 대표에게 허드레일을 시킬 수 없었던 데이지가 바로 컵을 빼앗았다.“당신 안 바빠? 제발 좀 가.”소은정의 타박에 박수혁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불편하게 안 하고 그냥 옆에만 있을게.”“당신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불편해.”단호한 소은정의 말투에 살짝 한숨을 쉰 박수혁이 결국 자리에 일어섰다.보다 못한 데이지가 박수혁의 편을 들었다.“언니,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아까 박 대표님이 병원까지 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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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일이나 할 거야

”이제 집에 가자. 어서 준비해.”병실문을 벌컥 연 소은정의 모습에 잠깐 멍하니 서 있던 데이지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기사님은 밖에서 대기하고 계시니까 일단 차에서 기다리세요.”박수혁도 병실 의자에서 일어섰다.“몸은 좀 어때?”“괜찮아.”방금 전보다 한껏 수그러든 소은정의 목소리에 박수혁은 그제야 안도한 듯 소은정의 눈을 마주하기 시작했다.이대로 소은정과의 사이가 틀어지는 건 두렵지 않았다. 어차피 두 사람의 사이는 더 나빠질 게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으니까. 하지만 수영장 사건에 이어 또다시 소은정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준다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그리고 다행스러운 건 소은정은 웬만한 나쁜 기억쯤은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화를 내든 욕을 하든 상관없었다. 그렇게 해서 소은정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욕은 먹을 수 있었다. 소은정을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말하려던 그때, 이한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급박한 이한석의 목소리에 상황의 심각성을 눈치 챈 박수혁은 결국 소은정에게 인사를 한 뒤 병원을 나섰다.하루종일 자서일까? 가는 내내 소은정은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그녀에게 괜찮냐고 묻는 수백통의 문자에 일일이 답장을 해 주었다.그중 박우혁이 보낸 문자는 무려 99통!소은정은 고개를 젓더니 확인도 하지 않고 대화창 전체를 지워버렸다.몸이 아파서일까, 감수성이 폭발하며 평소와 똑같은 야경도 더 아름답게 보였다. 소은정은 대충 찍은 야경 사진 한장을 SNS에 업로드했다.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않았지만 흐릿하게 찍힌 사진이 오히려 사진의 신비감을 더해주었다.“유난히 아름다운 밤,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사진이 업로드되자마자 아래로 무섭게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박우혁: 내 문자에 답장은 안 하고 SNS나 한다 이거지?원한빈: 누나, 사진 진짜 못 찍으시네요...유준열: 은정 대표님, 얼른 건강한 모습으로 봬요!성강희: 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눈에 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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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보고 싶어

소은정이 업로드한 SNS 덕분에 그녀가 박수혁 때문에 하차했다는 말도, 다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 팬들의 요청들도 수그러 들기 시작했다.애초에 소은정이 연예인도 아니니 비난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게다가 대중의 관심이란 뜨거운 냄비처럼 빨리 달아올랐다 순식간에 식는 법, 사람들은 곧 다른 가십거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사실 SNS를 업로드하긴 했지만 소은정은 당장 회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유유자적한 백수의 삶을 며칠이라도 더 즐기고 싶었다.하지만 다음 날, 소은정은 곧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른 아침, 소호랑이 커텐을 홱 걷어버리고 따스한 햇살이 소은정의 얼굴을 비추었다.소은정은 소호랑의 배를 쿡쿡 찌르며 잔뜩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아니야, 호랑아. 오늘 엄마 출근 안 해...”하지만 소호랑은 부드러운 볼로 소은정의 이마를 부비적거렸다.“안 돼요! 엄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요!”못 들은 척해도 계속 재잘대는 소호랑 덕분에 잠이 다 깬 소은정은 결국 미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랜만에 외출하는 날이니 옷에도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지.손가락 끝으로 옷장에 걸린 옷들을 쭉 훑던 소은정은 elie saab 시즌 최신 원피스를 골랐다. 은은한 베이지색이 청순한 소은정의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초조한 눈빛으로 몇 번이나 시계를 확인하던 소은호는 여유롭게 집문을 나서는 소은정의 손목을 잡았다.“서둘러 움직여. 다들 회사에서 널 기다리고 있으니까.”“뭐? 회사?”소은정이 눈이 커다래졌다. 비록 어제 출근을 암시하는 듯한 SNS를 업로드하긴 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SNS용이었다고!의아한 그녀의 표정에 소은호가 설명을 덧붙였다.“오늘 주주총회야. 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네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이 생겼거든. 가서 얼굴 좀 비추고 와.”잠시 후, SC그룹.꼭대기층에 위치한 회의실에 다들 진지한 표정으로 착석한 채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엄숙하고 진지한 자리에 이미 익숙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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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페어플레이

강상원의 편에 서는 이들, 반대하는 이들, 그리고 중립을 지키는 이들까지... 회의실 분위기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이었다.분위기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한석이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고 그 소리에 다들 “의논”을 멈추고 소은호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강상원을 지긋이 바라보던 소은호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아들 하나 출세시키려고 이사님께서 수고가 많으시네요.”그 포스에 살짝 기가 죽긴 했지만 아들을 위해 강상원은 이를 악물었다. 이번 기회를 잡지 않으면 다음 번 구조조정 대상은 바로 그의 아들이 될 테니까.“제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치훈이는 영업부에 입사한 이래 실적도 뛰어났고 모든 면에서 부족한 게 없는 직원입니다. 이번 일 맡겨만 주신다면 무조건 해내리라 믿습니다.”“만약 실패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소은호가 웃는 듯 마는 듯 묘한 표정으로 물었다.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고 강상원도 눈의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실패한다면...”“사업은 애들 소꿉장난이 아닙니다. SC그룹 같은 대기업은 더더욱 그렇죠. 게다가 이번 프로젝트는 SC그룹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입니다. 실패한다면 막대한 자산은 물론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과 명예를 잃게 되겠죠. 그 책임은 누가 지죠? 영업부 강 팀장이요? 아니면 강 이사님이 지실 겁니까?”SC그룹이 실패한 프로젝트를 다른 그룹이 성공한다면 SC그룹의 명예와 지위가 흔들리는 건 물론 AI분야에서 큰 주도건을 잃게 될 것이다.그 책임을 누가 질 수 있을까?담담하지만 천근처럼 무거운 소은호의 말에 강상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SC그룹을 위해 청춘을 바친 공을 생각해서라도 허락해 줄 거라 생각했 건만...기회를 주는 대신 리스크까지 감당하다니...모두의 시선이 강상원에게 쏠리고 그는 일생일대의 고민에 잠겼다.한 번 더 몰아붙여야 하나? 아니면 이대로 물러서야 하나?1분이 지나고... 소은정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시간을 확인했다.뭐야... 회의 끝나면 쇼핑이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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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쫑파티

강상원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좋습니다. 약속 꼭 지키시길 바랍니다.”주름진 강상원의 눈동자가 욕망으로 번뜩였다.회의가 끝나고 소은정과 소은호만 덩그러니 회의실에 남았다.“딱 봐도 도발하는 건데 그걸 덥썩 물면 어떡해!”소은호가 골치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아니, 그럼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가만히 있어? 그리고 애초에 날 끌어들인 건 오빠잖아.”“강치훈 팀장... 엘리트는 개뿔, 아버지 백으로 회사에 입사해서는 사고만 치는 꼴통이야. 그딴 자식한테 우리 그룹의 운명을 맡길 순 없으니까 너도 따라가라고 하려던 건데...”“그런데 오빠는 강치훈 팀장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 거야?”소은정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부하 직원과의 스캔들로 하마터면 미투까지 터질 뻔했어. 기사를 겨우 막긴 했지만 아주 점점 더 가관이더군. 근무태만에 공금 횡령까지... 게다가 직원들도 강상원 이사 눈치를 보느라 함부로 못하는 모양이야. 진작 잘라버렸어야 했는데.”“아, 쓰레기였어?”입술을 깨물고 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우연준에게 물었다.“전동하 회장의 자료 좀 볼 수 있을까요?”우연준이 건넨 자료를 펼친 소은정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뭐야? 백지잖아!그녀가 오빠에게 따지려던 순간, 소은호가 어색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큼,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어. 이름도 가명인 것 같던데. 찾으려면 아마 애 좀 먹을 거야...”하아... 복귀 첫날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남매의 귀여운 투닥거림에 삼촌 미소를 짓던 우연준이 한발 다가섰다.“대표님, 도움 필요하신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분부하십시오.”“전동하 회장의 정보가 모두 허구라는 건 저쪽에서도 알고 있을 텐데 강상원 이사는 왜 그렇게 자신만만한 걸까요?”이사까지 올라올 정도면 결코 멍청한 인물은 아닐 테고 아들의 인성과 능력 정도야 아마 진작 눈치 채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가진 모든 걸 거는 이유가 뭘까? 아무런 근거없는 자신감은 아닐 거란 예감이 들었다.“바로 알아보도록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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