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2631 챕터

제351화 맹세해

네온 불빛이 환하게 비추는 어두운 밤, 그린 클럽.소은정은 체크무늬 셔츠에 미니 스커트를 매치한 캐주얼한 차림으로 클럽에 나타났다. 짧은 기장의 치마가 소은정의 각선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룸에 도착하자마자 박우혁은 샴페인을 터트리더니 원한빈의 얼굴에 뿌려버렸고 원한빈도 지지 않겠다는 듯 바로 박우혁의 헤드락을 걸었다.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그때, 소은정이 룸으로 들어오자 PD와 얘기를 나누던 유준열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대표님 오셨어요?”PD를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준열의 스태프들인지 낯선 얼굴도 간간히 보였다.주위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든 소은정과 달리 구석에 혼자 앉아있는 반시연은 외로운 모습이었다.반시연은 의상이며 메이크업이며 헤어며, 지금 모습 그대로 레드카펫을 걸어도 될 만큼 화려하게 꾸민 모습이었지만 그녀 곁에 다가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저번 촬영에서 만장일치로 번지 점프를 하게 된 반시연은 자신이 이 그룹에서 결코 환영받는 존재가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번지점프 후에도 그녀의 컨디션을 걱정해 주는 사람 하나 없다니. 괜히 소은정에게 자격지심을 느껴 견제했던 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사실 쫑파티 따위에 참석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다음 시즌 계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비추러 온 것이었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고 신인 연기자상을 수상한 김에 웹 예능에 출연한다면 인기가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애초의 기대와 달리 그녀가 보여준 모습 때문에 오히려 이미지만 깎아먹고 말았다.하지만 연예인에게 악플보다 더 나쁜 건 무플, 좋든 나쁘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데는 성공했으니 어떻게든 이 프로그램에 더 붙어있어야 했다. 그래야 이미지 세탁을 하든 뭘 하든 기회가 있을 테니까.반시연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소은정이 부러웠고 질투가 났다. 하, 뭐가 그렇게 잘났어? 돈 좀 있으면 다인가?원한빈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고 옆자리가 빈 박우혁이 바로 소은정을 자신의 옆으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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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앉아

말을 하면 할 수록 화가 치미는지 원한빈의 표정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허, 뭐야? 이 막장 전개는? 요즘은 아침 드라마 시나리오도 이렇게 안 쓴다고!소은정은 동정 어린 시선으로 원한빈을 바라보았다.“그런 거라면 도와줘야죠.”그냥 여자친구 역을 하는 것뿐이니 별문제야 있겠나 싶었다.“그런데... 나 정도로 정말 괜찮겠어요?”소은정의 질문에 원한빈이 그녀를 훑어보았다.“누나 돈 많잖아요.”하, 이 자식 봐라? 수많은 장점 중에서 돈을 꼽다니.원한빈은 소은정이 동의했다고 받아들였는지 바로 그녀의 손목을 끌고 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룸 안에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인혜야, 우리 중에서 네가 가장 먼저 갈 줄은 몰랐다. 태성 씨가 아주 너라면 껌벅 죽더구만. 어떻게 휘어잡은 거야? 비결 좀 말해 봐.”“너희들 몰랐어? 인혜 얘 임신했잖아. 시간 더 지체하면 웨딩드레스 못 입을까 봐 급하게 결혼식 올리는 거야.”“어머, 정말? 축하해. 겹경사네...”“야, 결혼하면 경제권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 거 알지?”......소은정은 괜히 옆에 있는 원한빈의 눈치를 보았다. 역시,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이었다.“꼭 가야겠어요?”“당연하죠!”말을 마친 원한빈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은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무뚝뚝하던 원한빈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니 복수가 정말 하고 싶었나 보다 싶었던 소은정이 바로 연기에 몰입했다.“어, 여기가 아닌가 봐, 자기야...”애교섞인 달콤한 그녀의 목소리에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원한빈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더니 역시나 흠칫 놀란 척 연기를 시작했다.“그러네. 죄송합니다...”덤덤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훑어보던 원한빈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허인혜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순간 원한빈의 눈빛이 위험하게 반짝였다.“하, 이런 우연이 있나. 여기서 친구를 다 보네.”원한빈은 “친구”라는 단어에 특별히 힘을 주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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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저 여자가 나야

소은정은 별다른 대답 없이 그저 싱긋 웃으며 원한빈의 팔짱을 겼다.뭐지?아무 말도 없다는 건 인정한다는 건가?게다가 자연스럽게 어깨에 올린 저 손... 두 사람 정말 사귀는 거야?룸의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두 사람의 다정한 스킨십에 허인혜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소은정을 가리키며 뾰족한 목소리로 비아냥거렸다.“더 잘난 여자 만날 거라더니. 겨우 저 여자야?”허인혜의 무례한 발언에 방금 전까지 소은정에게 팬심을 표하던 친구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한편, 허인혜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원한빈이 이 룸으로 결코 우연히 들어온 게 아님을, 오늘 뭔가 단단히 벼르고 왔음을 허인혜는 직감했다. 이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녀를 바라보는 원한빈의 눈동자는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으니까!그래서 원한빈이 쓸데없는 짓을 벌이기 전에 먼저 공격을 해야 했다. 그래서 원한빈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었다.“너 눈 많이 낮아졌다. 예쁜 애들은 전부 거절하더니 겨우 저딴 여자랑 사귀는 거야?”허인혜의 계속되는 도발에 사람들은 소은정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한편, 소은정은 그녀의 말에 딱히 불쾌한 기색도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오늘은 원한빈의 복수 무대니 모든 건 그에게 맡길 수밖에.“인혜야, 너 지금 소 대표님한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소은정의 낯빛을 계속 살피던 친구가 허인혜의 드레스 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친구의 말에 허인혜도 살짝 정신이 드는 느낌이었다.헉! 원한빈의 자존심을 깎아내리기 위해 나오는 대로 내뱉은 거였는데... 하필 그 상대가 소은정이라니.허인혜가 변명하려던 그때, 원한빈이 차갑게 웃었다.“겨우? 누굴 만나든 너보다는 훨씬 더 나을 거야.”룸 안의 분위기가 차갑게 식고 친구들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 서로의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아니, 친구라고 하더니 왜 이렇게 서로 날을 세우는지 어안이 벙벙했다. 한편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허인혜가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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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내 돈 써

소은정은 입꼬리를 씩 올리고 원한빈을 올려다 보았다.“됐어요. 어차피 파티에 참석할 생각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쪽은 오늘 제대로 한을 풀고 가고 싶다는데요?”원한빈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려던 순간 허인혜가 먼저 선수를 쳤다.“한빈 씨, 우리 사이가 조금 껄끄러운 건 맞지만... 그래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죠.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 그리고 이제 겨우 유명세를 얻은 유튜버 주제에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무례를 범하는 거죠? 제 예비 신랑은 위연그룹 둘째 아들이에요. 여기 모은 다른 분들도 전부 재벌 2세들이고요. 이 파티를 망치면 앞으로 연예계 생활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아주 노골적인 협박이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들이니 알아서 주제 파악하고 기어라는 소리였다.그녀의 말에 소은정이 눈썹을 씰룩거렸다.하, 허인혜, 수수한 얼굴에 착한 척은 다 하더니, 이런 모습을 숨기고 있었어?이태성도 여자친구의 이런 모습은 처음인지 눈동자가 커다래졌다.평소에 큰 소리 한 번 안 내던 사람이 왜...룸 안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누군가 음악까지 꺼버려 그야말로 죽음 같은 적막이 흘렀다. 하지만 원한빈은 허인혜의 협박이 오히려 우습다는 듯 피식 코웃음을 쳤다.“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그래. 내가 가난한 모험가인 건 맞지. 그래서 내 돈 다 들고 재벌 2세한테 들러붙은 거야?”“닥쳐!”“뭐라고?”허인혜와 이태성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초조하고 불안한 얼굴의 허인혜와 당황스럽고 놀란 표정의 이태성의 눈빛이 모두 원한빈을 바라보고 있었다.허인혜는 바로 이태성의 팔짱을 끼며 해명했다.“태성 씨, 저 남자 말 믿지 말아요. 저 사람 사기꾼이라고요. 전 애초에 저런 사람 알지도 못해요. 우리...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왔잖아요. 저딴 사기꾼 때문에 흔들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날 믿어요.”허인혜의 말에 흔들린 듯 잔뜩 찌푸린 이태성의 미간이 살짝 풀렸다.“하하하하!”하지만 이에 원한빈은 이런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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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거지는 아니잖아?

원한빈은 허인혜를 죽어라 노려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원한빈은 자신이 뭘 잘못한 줄 알고 허인혜가 있는 곳으로 부랴부랴 달려갔었다.사과를 하든 무릎을 꿇든 어떻게 해서라도 그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으니까.하지만... 그런 원한빈의 시야에 들어온 건 너무나 다정한 모습으로 호텔에 들어가는 이태성과 허인혜의 모습이었다.그 뒤로 다니던 학교까지 자퇴하고 허인혜는 완전히 그의 세계에서 사라졌다.그때부터는 다른 사람들한테 만나던 여자가 죽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인생 최대의 치욕,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했으니까.친구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원한빈과 허인혜를 번갈아 돌아보았다.세상에... 결혼 전 날 이런 재미있는 볼거리라니.점점 흥미롭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사람들의 두 눈이 반짝였다.허인혜는 초조한 얼굴로 이태성의 팔을 잡아당겼다.“아니에요. 저 진짜 거짓말한 거 아니에요. 난 당신 정말 사랑해요...”하지만 그녀의 애원에도 이태성의 미간을 찌푸린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허인혜는 두 눈을 질끈 감더니 고개를 돌려 원한빈을 노려보았다.“겨우 5000만원 때문에 이러는 거야? 그래서 결혼식 전 날에 이렇게 깽판을 쳐야겠어? 한때 사랑했던 여자한테 그 정도도 못 해줘?”하, 뻔뻔하긴...순간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혐오감이 더해졌다.하지만 분노에 부들부들 떠는 허인혜에게 그런 것 따위가 보일 리가 없었다.“뭐? 나랑 결혼하겠다고? 돈 한 푼 없는 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결혼을 논해? 뻔뻔한 건 너야, 원한빈!”허인혜는 소은정을 노려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그러는 너도 결국 돈 많은 여자랑 사귀게 됐잖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날 욕해!”“아, 그러니까 이태성 씨가 한빈 씨보다 부자라서 한빈 씨를 찼다는 거죠?”“누구라도 그렇게 선택했을 거예요!”무의식적으로 대답한 허인혜는 말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어색하게 이태성을 돌아보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이태성의 눈빛에서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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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진지하게 덤비시겠다?

소은정의 폭탄 발언에 주위가 조용해졌다.SW그룹은 글로벌 대기업으로 시가 총액은 위연그룹의 수십 배에 달했다.허인혜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원한빈을 바라보았다. 깜짝 놀란 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유튜버인 원한빈이 재벌 2세라니...하지만 폭탄을 던져버린 소은정은 여유롭게 원한빈의 팔짱을 끼고 룸을 나섰다. 문을 닫는 순간, 술병이 깨지는 소리와 허인혜의 울음 섞인 해명이 흘러나왔다.복도 끝까지 걸어간 뒤에야 두 사람은 팔짱을 풀고 서로를 향해 싱긋 웃었다.“우리 집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았어요?”원한빈이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우혁이가 말해 줬는데요.”“하, 이 자식. 진짜 입만 가벼워서는.”원한빈이 고개를 저었다.“뭐 어때요? 나쁜 일도 아니고. 마지막 선물로 이 폭탄은 터트려줘야죠?”두 사람이 클럽을 나가려던 그때, 뒤편에서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벌써 가려고?”박수혁이었다.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에 원한빈, 소은정은 흠칫 하다 뒤돌아섰다.“친구 위로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나왔어?”남자친구를 배신한 허인혜가 인과응보를 당한 것도 속이 시원했지만 평소 안하무인이던 이태성이 당한 꼴을 보는 것도 나름 깨고소하다고 생각하던 소은정이었다.“두 사람 일부러 룸에 들어온 거지?”원한빈을 힐끗 바라보던 박수혁이 물었다.“그렇다면요? 친구 대신 복수라도 하시려고요?”원한빈이 어깨를 으쓱했다.여유로운 원한빈의 표정에 박수혁은 코웃음을 쳤다.“그딴 건 내 알 바 아니고. 내가 궁금한 건... 너랑 소은정 도대체 무슨 사이야?”고개를 돌린 박수혁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어차피 이태성과는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니고 평소 그의 이름을 팔아 밖에서 잘난 척하는 꼴이 마음이 들지 않았던 그는 친구의 실패한 연애사 따위에 참견하고 싶지 않았다.그의 기분을 거슬리게 만든 건 바로 룸에 들어온 뒤로 다정한 연인처럼 스킨쉽을 주고 받는 소은정과 원한빈이었다.“무슨 사이면 뭐? 내가 그런 것까지 일일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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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연기 좋았어

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은 가슴이 욱신거렸다.뭐야? 정신 차려. 박수혁이 불쌍하기라도 하단 거야?소은정은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참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박수혁과 시선을 마주했다.“알면 됐어.”매정한 소은정의 말에 마음이 아프긴 박수혁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수많은 여자들의 시선을 끌던 멋진 뒷모습이 오늘만큼은 외롭게 느껴졌다.협박도, 회유도 통하지 않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소은정 앞에서만큼은 무력해지는 자기 자신이 미웠다.이때 룸에서 나온 강서진이 부랴부랴 달려왔다.“형, 얼른 좀 와봐! 태성이가 지금 당장 애부터 지워야 한다고 난리... 어? 은정 씨?”이에 소은정은 싱긋 미소를 지어준 뒤돌아섰다. 외롭지만 결연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은 또다시 아려오는 가슴에 미간을 찌푸렸다.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표정을 관리했지만 손톱이 파고들어갈 정도로 꽉 움켜쥔 주먹이 지금 이 순간, 박수혁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대충 눈치챈 강서진이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려던 그때, 박수혁은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형!”부름에도 대답 없이 움직이는 박수혁의 모습에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든 강서진이 뒤를 따라가던 그때, 룸 안에서 비명소리가 흘러나온다.“젠장...”짧은 욕설을 내뱉은 강서진은 잠깐 고민하다 결국 룸으로 다시 돌아간다.소은정이 다시 룸으로 돌아오지 그제야 원한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남녀 사이는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라는 말이 맞나 보다. 그 천하의 박수혁이 여자 앞에서 결국 고개를 숙인 걸 보면.박우혁은 약속대로 비싼 양주를 주문했지만 이미 기분이 잡친 소은정은 술을 마실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붉은 눈시울로 그녀를 바라보던 박수혁의 눈빛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내가 너무 심했나? 아니야. 괜한 희망을 심어주는 것보다 현실을 제대로 짚어주는 게 맞아. 언젠가 나도 새로운 연애를 할 테고 박수혁 당신도 재혼할 거잖아.착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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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신부가 바뀌었어

소은정은 괜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고개를 저었다.술자리가 끝나고 소은정과 스태프들은 카드게임을 시작했고 밤새 이긴 그녀는 왠지 어깨가 으쓱해졌다.일부러 져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짜릿한 승리의 기분에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판마다 지는 반시연의 표정이 일그러질 무렵에야 소은정은 오늘은 이만 파하자고 제안했다.다음 날 점심쯤,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에 소은정은 낑낑대며 몸을 뒤척였다. 어차피 할 일도 없겠다 다시 꿈나라로 가려던 그 순간,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이런! 무음으로 해놓을걸.“한유라, 제발 잠 좀 자자. 잠 좀.”짜증스런 소은정의 말투에도 한유라는 웃는 걸 멈추지 않았다.“아직도 자고 있었어? 네가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 줄 알아?”“뭔데.”“오늘 이태성 결혼식이잖아. 그런데 신부가 바뀌었더라고.”“뭐?”소은정은 순간, 잠에서 덜 깼나 싶었다.“어제 솔로 파티 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예비 신부 전 남친이라는 남자가 나타나서 판을 다 엎고 나왔대. 뭐 암튼 그래서 애부터 지울 거라고 새벽에 응급실까지 갔는데... 그 여자 애초에 임신도 아니었대.”한유라의 이어지는 폭탄 발언에 소은정의 눈은 점점 더 커다래졌다.“그래서 오늘 결혼식 취소할 줄 알았는데 신부만 바꿔치기 한 거 있지? 중소기업 회장 외동딸인데 전부터 이태성 좋다고 꽤 따라다녔나 봐. 그쪽 집안에서는 중소기업 사돈이 눈에 차지 않는 눈치지만 뭐 전 여자보다야 낫지 뭐.”결혼식 하루 전 날 신부가 바뀌다니. 그냥 지나가는 말로만 들었다면 분명 거짓 뉴스라고 넘길 정도로 막장인 상황에 소은정은 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게다가 허인혜 그 여자 임신도 아니었어?한참을 망설이던 소은정이 겨우 입을 열었다.“신부 쪽 집안은 이런 결혼도 괜찮대?”“여자 쪽에서 먼저 제안한 거라던데? 그리고 어차피 이태성 그 자식 인성 개차반인 거 이 바닥 사람들은 다 아는데 웬만한 집안 여자들이 왜 굳이 이태성이랑 결혼하려 하겠어. 이 정도면 만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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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떨어지라고!

박수혁은 싱긋 미소를 짓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왜겠어. 너랑 같은 이유겠지.”사업가인 박수혁과 소은정이 전동하에게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돈이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박수혁의 대답에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익숙한 박하향 향수가 코를 찔렀다.연예인 뺨치는 외모의 소유자인 두 사람이 나란히 앉자 순식간에 학생들의 시선들이 쏠리기 시작했다.“이런 일에 직접 나설 정도로 한가해?”“그러는 너도 직접 왔잖아?”박수혁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소은정의 귓가에 속삭였다.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박수혁의 모습을 훔쳐보았다. 평소처럼 진중하면서도 약간 차가운 모습, 그런데 왠지 다르게 느껴졌다. 어제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를 바라보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그런데 어제까지 죽을 상이더니 오늘은 기분 좋아 보이네? 또 무슨 꿍꿍이야?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때, 그녀의 시선을 느꼈는지 박수혁이 갑자기 고개를 홱 돌리더니 싱긋 미소를 지었다.“왜? 그렇게 잘생겼어?”하!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박수혁을 흘겨보았다.박수혁의 웃다니.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경악하겠네.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왜? 보고 싶으면 봐. 안 놀릴 테니까.”계속 능글맞게 들이대는 박수혁의 모습에 소은정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박수혁, 미쳤어?”하지만 박수혁은 소은정이 화내는 모습마저 귀엽게 느껴질 뿐이었다.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학생들은 입을 떡 벌렸다. 방금 전까지 차가운 포스를 자랑하던 박수혁이었다. 그 분위기에 겁을 먹고 옆자리에 감히 못 앉았던 건데. 저렇게 웃을 줄도 알고 농담도 던질 줄 아는 사람이었나 싶었다.저 정도로 예뻐야 웃어준다는 건가?몇몇 여학생들은 질투 어린 시선으로 입을 삐죽대기도 했다.그렇게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10여 분이 흐르고, 교수가 무대 앞에 섰다.“아, 죄송합니다. 전 대표님께서 오늘 급한 사정으로 강연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다들 이만 돌아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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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울지 마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지만 곧 다시 포커페이스를 회복했다.매력적인 미소를 짓던 박수혁은 바람에 날리는 소은정의 머릿결을 정리해 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하지만 매정하게 고개를 돌리는 소은정의 모습에 박수혁의 손은 어색하게 허공을 머물 뿐이었다.“그래? 그래도 나랑 밥 한 끼 정도는 먹을 수 있잖아?”씁쓸한 마음을 억누르며 박수혁은 애써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소은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껌딱지도 아니고 왜 자꾸 달라붙는 건데!“당신이랑 밥 먹고 싶지 않다고! 제발 눈치 좀 챙겨.”하지만 소은정의 핀잔에도 박수혁의 입가에는 묘한 피소가 피어올랐다.“싫은데?”뻔뻔한 박수혁의 모습에 말문이 막힌 소은정은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다.됐어. 말을 말아야지.“같이 밥 먹자니까?”“꺼져!”이 인간이 진짜 왜 이래? 밥 먹다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 건가?“강치훈과 전동하가 무슨 사이인지 알고 있는데도?”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좋아.”1초 만에 태도를 바꾸는 소은정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 박수혁이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그냥 대충 아무 식당에나 가서 정보나 얻으려던 소은정이었지만 박수혁은 도시 전체를 가로질러 프라이빗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매일 15 테이블만 받고 적어도 한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하는 레스토랑, 뭐 그만큼 맛만큼은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었다.박수혁이 도착하자 직원은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VIP 구역으로 안내했다.“뭐 먹을래?”박수혁이 메뉴판을 건넸다.“가장 비싼 걸로 시켜줘.”소은정은 메뉴판을 펼쳐보지도 다시 박수혁에게 돌려주었다.“그래.”박수혁이 직원과 메뉴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동안 소은정은 주위의 경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일식 원림 스타일로 꾸며진 정원, 정교한 초롱불, 연못,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까지... 마음이 편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내가 강치훈과 전동하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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