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71 - 챕터 380

2631 챕터

제371화 깜짝

소은정이 가장 좋아하는 가게의 디저트였다.반짝이는 눈빛으로 디저트를 받아든 소은정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고마워. 그럼 조심해서 가.”마이크도 웬일로 떼를 쓰지 않고 조그마한 손을 흔들었다.“예쁜 누나 안녕!”소호랑도 쪼르르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마이크 안녕!”...차에 탄 마이크가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들었다.“우리 누나 예쁘죠?”여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예쁘시네요. 대표님에게 접근하려는 여자들보다 훨씬 예쁜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대표님한테 뺏기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마이크의 푸른 눈동자가 반짝였다.당연히 그래야지! 아무리 아빠라도 예쁜 누나는 안 돼!조수석에 앉은 보디가드가 시무룩한 말투로 말했다.“제가 가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얼굴 한번 보고 싶은데...”“정태 씨가 가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그러니까!”마이크도 고개를 끄덕였다.참,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보디가드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한편, 마이크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 고민에 잠겼다.“똑같은 선물은 안 통할 테고 다음에 만날 때 무슨 선물을 주면 좋을지 고민해 봐야겠어!”보디가드는 이라는 제목의 책을 뒤적거리며 구시렁댔다.“오늘 선물도 제 아이디어였는데. 도련님은 제 마음도 모르시고.”호텔로 돌아온 마이크가 바로 침대에 누우려던 그때 전동하가 마이크를 번쩍 안아들었다.“영어 선생님 내준 숙제는? 했어?”마이크는 전동하의 다리를 안은 채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아빠 지금 숙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요. 얼른 예쁜 누나부터 꼬셔야죠!”“어떻게 꼬실 건데?”“그거야 당연히 선물공세죠...”마이크는 오늘 소은정과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읊어주었다.흰 국화 꽃다발과 커다란 금팔찌를 선물로 주었다며 자랑스럽게 웃는 마이크를 바라보던 전동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럼 열심히 해봐!”마이크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던 전동하가 생각했다.아주 난리를 쳐놨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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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귀여워

착잡한 마음으로 회사를 나선 소은정은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이크를 발견했다.이국적인 외모, 어린아이답지 않은 정교한 이목구비, 그리고 오버스러운 포즈까지 혹시 잡지 촬영 중인가 싶어 구경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이제 크면 여자들 꽤 많이 울리겠네.소은정을 발견한 박수혁이 쪼르르르 달려와 소은정에게 안겼다.“예쁜 누나, 보고 싶었어요...”우리 어제도 봤잖아, 이 자식아...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어느 날 갑자기 그녀의 삶에 나타난 마이크, 평소라면 귀찮음이 더 컸겠지만 거부감보다는 익숙함이 더 컸다. 이런 게 인연이라는 걸까?“누나도 우리 마이크 보고 싶었어...”허리를 숙인 채 마이크와 시선을 마주한 소은정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때 마이크가 무거운 상자 하나를 끌고 오더니 소은정에게 건넸다.“예쁜 누나, 오늘 저랑 파티하러 가요.”“파티?”소은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냥 가볍게 밥 먹는 자리예요. 아빠도 허락했다고요.”“아빠도 계시는 자리야?”소은정이 흠칫했다. 비록 딱 한 번 만나 대화도 몇 마디 나눈 게 다였지만 왠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남자였다.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큰 눈동자를 굴리며 싱긋 웃었다.“그리고 친구들도 많이 올 거예요. 예쁜 누나한테 친구들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요!”사람들한테 예쁜 누나는 내 꺼라고 알려줘야지!잠깐 망설이던 소은정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별로 할일도 없으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뭐 기껏해야 애들끼리 모이는 자리겠지. 게다가 두 눈을 반짝이며 물어보는 마이크의 요청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그래. 그럼 누나 옷 좀 갈아입고 올게.”이때 마이크가 상자를 가리켰다.“그럴 줄 알고 옷도 챙겨왔어요! 제가 직접 고른 거라고요!”마이크의 안목과 아주머니와 보디가드의 지혜까지 더해져 겨우 고른 드레스다.고개를 갸웃하던 소은정이 상자를 연 순간, 두 눈이 커다래진다.상자 속에 담긴 건 한복 스타일의 드레스였다. 한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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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개나 소나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던 마이크는 소은정의 손을 끌고 파티장 앞에 도착했다.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분위기, 그녀가 생각했던 평범한 파티가 아니었다.그리고 아까 박수혁도 본 것 같은데...이때 자리에 우뚝 선 소은정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갑자기 걸음을 멈춘 소은정을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보던 마이크가 물었다.“왜 안 들어가요? 우리 아빠도 안에 있어요.”순간 소은정의 미간과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너희 아버지... 성함이 뭐라고?”마이크가 대답하려던 그때, 나이가 지긋한 중년남자가 다가왔다.“당신 누구야?”남자는 소은정이 입은 드레스를 훑어보더니 다짜고짜 화부터 내기 시작했다.“아니, 이 옷은 어디서 구한 거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당장 여기서 나가!”갑자기 다가와서는 나가라고 호통을 치는 남자의 모습에 소은정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게다가 낯선 남자 뒤에 서 있는 두 남자의 정체는 바로 강상원, 강치훈 부자였다.소은정을 발견한 두 사람 역시 못 볼 꼴이라도 본 듯 표정이 싸하게 변했다.하...이 파티, 평범한 파티는 아닌 것 같고... 설마...이때 마이크가 소은정의 앞을 막아서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중년 남자를 노려보았다.“누나는 내 손님이에요! 무례하게 굴지 마시죠!”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화내는 모습은 아버지 전동하와 꼭 닮아있었다.뭔가 고민하던 집사가 마이크를 달래기 시작했다.“도련님, 이런 자리에 함부로 손님을 초대하시면 어떡합니까? 여긴 개나 소나 다 올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요.”“개나 소나라뇨? 지금 저한테 하는 말씀입니가?”소은정이 남자를 노려보았다.이 계집앤 뭔데 끼어들어.중년 남자가 다시 호통을 치려던 그때, 강상원이 남자의 팔목을 잡았다.“이분은 저희 SC그룹의 소은정 대표님이십니다.”강상원의 말에 중년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반면 담담한 눈빛으로 집사를 훑어보던 소은정이 말했다.“보아하니 집사인 것 같은데 도련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도 괜찮은 건가요?”소은정의 비아냥거림에 어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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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VIP니까

뒤에서 마이크의 말을 듣고 있던 집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잠깐 흥분한 탓에 마이크가 보통 어린애가 아니라는 걸 깜박한 것이다.이때 강상원이 입을 열었다.“일단 들어가시죠. 소은정 대표가 먼저 대표님을 만나면 곤란해지니까요. 그런데 소은정 대표는 어떻게 여기로 온 거죠?”말없이 입술을 깨물던 집사는 강씨 부자를 이끌고 파티장으로 향했다.직원들 중 집사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는 터라 그 누구도 세 사람의 앞을 막지 않았다.이때 한 직원이 집사 앞으로 다가왔다.“집사님, 아까 대표님께서... 도련님과 소은정 대표를 제외한 다른 분은 들이지 말라고...”순간 집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뭐? 내가 누군지 몰라서 그래? 무슨 일 생겨도 내가 책임질 거니까 비켜.”한편 역시 호텔에 도착한 박수혁은 파티장을 둘러보았다.누가 봐도 공들여 배치한 것으로 보이는 럭셔리한 파티장, 이번 프라이빗 파티에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었다.그때, 파티장에 나타난 소은정과 꼬맹이의 모습에 박수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초대장도 없었을 텐데 여긴 어떻게 온 거지?사실 소은정과 함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기사까지 따로 보낸 박수혁이었다.역시, 소은정... 대단하다니까.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소은정 역시 박수혁을 발견한 듯했으나 곧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아빠, 예쁜 누나 왔어요!”먼저 자리에 앉아있던 네 사람 모두 소은정을 발견한 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워낙 파티에 자주 참석하긴 하지만 그때마다 소은정은 항상 화려한 드레스를 고집했다. 하지만 오늘 입은 한복 드레스 자체의 고풍스러움과 단아함이 청순한 소은정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치 한떨기 수련과도 같은 모습이었다.소은정이 입은 옷을 본 순간, 살짝 놀란 듯한 전동하는 곧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어서 먼저 악수를 청했다.“환영합니다. 소은정 씨는 제가 특별히 초대한 손님입니다.”다른 회사 대표들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었다.SC그룹은 타깃이 아닌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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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친한 척하지 마

박수혁의 질문에 소은정이 눈을 흘겼다.“남이사.”퉁명스러운 대답에 박수혁은 한참을 침묵하다 멋쩍은 말투로 말했다.“그냥 물어본 거야. 불편했으면 미안.”미안?테이블에 앉은 다른 대표들의 눈이 커다래졌다.천하의 박수혁이 사과를 하다니.하, 여우 같은 자식, 웬 불쌍한 척이야.소은정은 말없이 박수혁을 노려보았다.이때 마이크가 소은정 앞을 막아서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아저씨, 누나한테서 떨어져요.”박수혁은 그제야 꼬마의 얼굴을 자세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며칠 전 봤던 꼬마가 전동하의 아들이었다니. 뭐 그래도 짜증 나는 꼬맹이라는 첫인상은 그대로였다.“아저씨, 누나 좋아하죠?”마이크는 팔짱을 낀 채 경계 어린 눈빛으로 박수혁을 노려보았다.누나를 보는 저 음흉한 눈빛! 분명 흑심을 품고 있는 거란까.당돌한 꼬마의 질문에 박수혁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응.”박수혁의 진심어린 고백에 소은정은 아예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하여간 귀엽다니까.박수혁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이때 마이크는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빳빳이 들며 박수혁과 시선을 마주했다.“아저씨는 너무 늙었어요. 누나랑 안 어울리니까 그냥 포기해요!”뭐? 늙었다고?하, 30대에 포브스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린 박수혁에게 늙었다는 표현을 쓴 사람은 마이크가 처음이었다.게다가 30대면 한창 때가 아닌가?하지만 굳이 따지고 보면 마이크보다 늙은 건 사실이니 딱히 반박할 수도 없었다.박수혁이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드는 꼬마를 혼내주려던 그때, 마이크가 먼저 선수를 쳤다.“누나, 아빠가 부르네요. 얼른 가봐요.”일단 어떻게든 저 아저씨한테서 벗어나야겠어!마이크의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전동하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마이크의 손을 잡고 전동하의 곁으로 다가간 소은정은 방금 전 그녀의 출입을 막았던 집사와 강씨 부자도 함께 있는 걸 발견했다.소은정의 등장에 복잡한 표정을 짓는 집사와 달리 강씨 부자는 이미 승리를 확신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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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내쫓아버려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으나 장벽이라도 있는 듯, 서로를 경계했다.전동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의 집사였더라도 자신의 규율을 어겼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강상원의 신분은 누구와 파트너를 맺던 자격 미달인 것이 확실했다.강상원은 파리해진 안색으로 집사를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에 집사는 잠시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온화한 얼굴을 띄웠다. 전동하에게 다시금 무어라 말하려 입을 연 순간, 소은정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다시 천천히 고려해보시는 게 어떠세요?”“…아버님 말씀대로 노망난 집사를 두는 게 아니었는데…. 오늘 이후로 더 이상 집사님 찾을 일은 없을 겁니다.”마이크의 얼굴 역시 어둡게 내려 앉은 지 오래었다. 저 집사 아저씨는 예전과 다름없이 마이크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제 학업에 사사건건 관여하며 좋아하던 선생님은 모조리 내쫓고, 매사 잘난 체하며 큰소리를 치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는 밉상들까지 끌고 와 예쁜 누나를 괴롭혀 댔다.마이크는 뾰로퉁한 얼굴로 전동하의 소매 끝을 잡아 끌며 일러바쳤다.“집사 아저씨 싫어요. 아까도 예쁜 누나 괴롭히는 거 제가 다 봤어요! 누나한테 잡것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거…. 제가 다 들었거든요…!”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에 전동하의 표정이 한 층 더 어두워졌다. 매서운 눈으로 집사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수하인들에게 교양은 필수적인 요소였다.집사는 안절부절하며 변명했다.“아닙니다…. 도련님, 그런 장난 치시면 곤란합니다….”“전 거짓말 안 해요! 모함하지 마세요!”마이크는 당차게 자신의 떳떳함을 밝혔다.본전도 찾지 못한 집사는 전동하에게서 느껴지는 한기에 감히 눈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강상원을 부른 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다.전동하의 곁에서 오래 있었다고 하여 자신을 의지할 것이란 생각은 오만이었다. 자신은 단지 그의 집안 하수인일 뿐이었다. 외부 사람들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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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우선순위

방금 제가 들은 것이 틀린 게 아니라면, 이 옷은 마이크의 어머니와 관련이 있는 듯하였다. 소은정이 마이크를 내려다보자 아이는 순진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눈을 마주쳐왔다. “그런 거 없습니다.”전동하는 엄격한 목소리를 내며 이를 부정했고, 자신조차 큰 목소리에 놀란 듯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아닙니다…. 같은 디자이너 옷에 색상도 비슷하여 헷갈린 것뿐일 겁니다. 그럼, 이 쪽으로 모실 게요.”소은정도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를 따라 나섰다.작은 머리로 신경 쓰였을 마이크에게 어서 무엇이라도 먹이기 위해 세 사람은 더 이상 지체없이 자리에 착석하였다. 박수혁은 줄곧 같은 자리에 앉아 눈 깜짝 않고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어도 조금의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중심 자리에 착석한 전동하는 신비하나 어딘가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차가운 면모는 박수혁과도 조금은 닮은 듯했다.이 만찬은, 만찬이라는 이름의 회의에 가까웠다. 고위층 모임, 부호들의 관계가 얽혀 있어 모두들 전동하와 일 하고 싶어했으나 결국 최고 권위는 박수혁에게 있었다.소은정이 박수혁의 좌측에 착석하자, 일순간 공간의 분위기가 차갑게 굳었다.전동하는 방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온화하고 너그러운 목소리로 모임의 시작을 알렸다.“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은 모두 국내에서 알아주시는 사업가 분들이십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저희 프로젝트의 파트너 의항이 있으시기에 모여 주셨겠죠.”전동하는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을 한 번 쓱 훑어보고는 소은정에게로 시선을 고정하였다.“그런데, 소은정 아가씨 역시 이 프로젝트에 염두를 두고 계셨던 가요?”소은정은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고고한 자태로 대답하였다.“저희 쪽에서는 이미 충분한 준비를 해 둔 상태입니다.”“충분한 준비라, 저희 쪽에서는 몰랐는데…. 은정 아가씨의 준비를 저버려서는 안 될 것 같은데요.”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전동하의 말에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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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내 선택은

박수혁은 당황했음을 감추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분명 여기 모인 모든 이들은 얼굴만 아는 사이, 일로써 엮인 이들일 텐데. 왜 전동하는 소은정을 특별히 여기는 거지?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저리도 가볍게 내준다고?박수혁은 프로젝트를 못 따낸 것 보다도 전동하가 소은정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가 더욱 신경 쓰였다.전동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것은 소은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그가 장난 칠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이 공간에 있는 모두가 알 것이다.지금 소은정의 머릿속에는 왜? 라는 단 한마디의 의문만 들 뿐이었다.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정을 읽어 보려 해도 그는 여전히 진중한 표정일 뿐이었다. 마이크가 자신을 유독 좋아하기 때문일까?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말을 끝맺어버린 전동하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자리를 뜨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이 모임은 간결하고 풍격적으로 막을 내렸다.이 공간에 남은 것은 소은정 자신과 박수혁 둘뿐이었다. 소은정은 전동하의 입장을 확신 받기 위함이었고, 박수혁은 소은정 혼자 이 곳에 두고 떠나기 싫었기 때문이었다.그렇게 남은 두 사람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전동하였다.“그래요. 은정씨께서 궁금한 게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빈말이 아니었어요. 후에 SC쪽으로 연락 드릴 겁니다.”“저는 이해가 안 돼서요…. 왜 저희 SC를 고르신 거죠?”전동하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진지한 말투로 대답했다.“전 SC를 고른 게 아니라 당신을 선택한 겁니다.”그에게서는 가식 없는 온화함만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리둥절해 다시금 되물었다.“제가 마이크를 구해줘 서요”“아니요.”전동하는 웃으며 대답해주었다.그 때, 경호원이 다가와 전동하에게 무언가 담긴 봉투를 건네 주었다. 그를 의아해하며 바라보니 전동하는 성급하지 않는 손짓으로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었다.봉투 안에는 두 장의 사진이 있었으며, 박수혁과 소은정에게 한 장씩 나누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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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인정할게

이건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기억, 차마 꺼내보지도 못하는 그런 기억이었다. 터치하는 순간 마음이 약해지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지게 될까 봐...그녀가 남자아이를 향해 달려가는 순간이 포착된 사진, 누가 찍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날 거리의 연기의 내음과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리고 죽음의 공포가 그대로 느껴지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전동하의 웃음소리에 소은정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블랙홀처럼 까만 박수혁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그녀의 영혼을 빨아들일 듯 깊고 매력적인 눈동자에 소은정의 심장이 또 주책맞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세계 최고의 조각가가 하나하나 조각한 듯 완벽한 이목구비, 턱선... 처음 만났을 때 피가 잔뜩 묻어있던 모습과 지금 너무나 멀끔한 그의 얼굴이 오버랩되었다.남자아이를 꼭 안고 있는 소은정, 그리고 그런 소은정을 향해 달려가는 박수혁, 결연한 두 사람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이 일만은 끝까지 숨기려 했는데 어쩔 수 없네...그리고 놀랍게도 소은정이 몸을 바쳐 지키려 했던 아이가 바로 마이크였다. 황금빛 곱슬머리, 똘망똘망한 눈매, 3년이 흘렀지만 귀엽고 잘생긴 모습만은 그대로였다.사진을 통해 자신을 구해주는 소은정의 모습을 확인한 마이크도 자신을 구해주는 박수혁의 모습을 다시 떠올린 소은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그 침묵을 깬 건 바로 전동하였다.“죄송합니다. 박 대표님과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태한그룹과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죠. 사실 3년 전, 누군가 제 아이를 구해 주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워낙 정신이 없어 그분을 찾지 못했죠. 그런데 이번에 귀국한 뒤 아들이 소은정 대표님을 먼저 알아봤습니다. 그래서 소 대표님에 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죠. 두 분 모두 제 아들의 은인이시지만 그래도 전...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마이크를 지키신 소은정 대표님께 더 보답하고 싶군요. 소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제 아들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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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결혼? 어림없지

마이크는 입술을 쭉 내밀고 애교를 부렸다. 그의 맑은 눈동자와 기대에 찬 입꼬리는 사람을 녹이는 재주가 있었다.“마이크, 예쁜 누나는 일이 있으니, 넌 올라가서 숙제해!”전동하는 시계를 한 번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마이크에게 말했다.마이크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원망스럽게 보았다.‘숙제 한번 안 한다고 어디 덧나나!’소은정은 사진에 있던 남자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하고 놀라워하며 사진으로 본 아이라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그의 곱슬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그를 바라보았다.“누나랑 내일 또 놀까?”마이크는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만 끔벅거렸다. 그러다 마이크가 갑자기 소은정의 옷을 잡아당겨 두 팔로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의 눈동자 속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싫어! 싫어! 난 예쁜 누나랑 같이 잘 거야! 숙제하기 싫어! 난 에쁜 누나 따라서 집에 갈 거야! 아빠는 혼자 늙어 죽어!”그의 통통 튀는 맑은 목소리를 듣자 소은정은 순간 그를 데리고 집으로 가고 싶었다. 마이크는 이렇게 애교를 떨면 예쁜 누나랑 같이 있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전동하는 그의 속셈을 눈치채고 눈을 가늘게 떴다. 그가 손을 허공에 휘휘 저으니 건장한 경호원이 마이크에게 다가왔다. 경호원은 한 손으로 마이크를 들어 어깨에 멨다. 마이크는 맥없이 경호원의 어깨에 매달려 바둥거렸다. “아아아아! 살려주세요! 예쁜 누나! 예쁜 누나랑 평생 같이 살 거야!”마이크는 고함 몇 마디 지르더니 계단 위로 사라졌다.“소은정 아가씨, 박 사장님 조심히 가세요.”전동하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었다. 소은정은 시선을 거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예. 안녕히 계세요.”문 앞에는 박수혁의 운전기사가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박수혁은 그녀보다 먼저 걸어가더니 뒷좌석의 오른쪽 문을 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태워다 줄게.”소은정은 그제야 자신이 마이크를 따라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차도 가져오지 않았고, 택시를 잡기 쉬운 위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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