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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저 여자가 나야

소은정은 별다른 대답 없이 그저 싱긋 웃으며 원한빈의 팔짱을 겼다.

뭐지?

아무 말도 없다는 건 인정한다는 건가?

게다가 자연스럽게 어깨에 올린 저 손... 두 사람 정말 사귀는 거야?

룸의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두 사람의 다정한 스킨십에 허인혜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소은정을 가리키며 뾰족한 목소리로 비아냥거렸다.

“더 잘난 여자 만날 거라더니. 겨우 저 여자야?”

허인혜의 무례한 발언에 방금 전까지 소은정에게 팬심을 표하던 친구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

한편, 허인혜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원한빈이 이 룸으로 결코 우연히 들어온 게 아님을, 오늘 뭔가 단단히 벼르고 왔음을 허인혜는 직감했다. 이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녀를 바라보는 원한빈의 눈동자는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원한빈이 쓸데없는 짓을 벌이기 전에 먼저 공격을 해야 했다. 그래서 원한빈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너 눈 많이 낮아졌다. 예쁜 애들은 전부 거절하더니 겨우 저딴 여자랑 사귀는 거야?”

허인혜의 계속되는 도발에 사람들은 소은정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한편, 소은정은 그녀의 말에 딱히 불쾌한 기색도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오늘은 원한빈의 복수 무대니 모든 건 그에게 맡길 수밖에.

“인혜야, 너 지금 소 대표님한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소은정의 낯빛을 계속 살피던 친구가 허인혜의 드레스 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친구의 말에 허인혜도 살짝 정신이 드는 느낌이었다.

헉! 원한빈의 자존심을 깎아내리기 위해 나오는 대로 내뱉은 거였는데... 하필 그 상대가 소은정이라니.

허인혜가 변명하려던 그때, 원한빈이 차갑게 웃었다.

“겨우? 누굴 만나든 너보다는 훨씬 더 나을 거야.”

룸 안의 분위기가 차갑게 식고 친구들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 서로의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아니, 친구라고 하더니 왜 이렇게 서로 날을 세우는지 어안이 벙벙했다. 한편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허인혜가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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