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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내가 나빴어

다시 눈을 뜬 소은정은 자극적인 소독수 냄새에 얼굴을 찌푸렸다.

아, 병원이구나...

방금 전까지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던 소은정은 모든 게 긴 악몽에 불과했음을 인지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잔뜩 경직된 몸의 힘을 풀었다.

따뜻한 물수건이 그녀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는 느낌에 소은정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사람의 정체를 인지한 순간, 그녀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이 여기서 뭐해?”

“나 때문에 쓰러진 건데... 내가 어떻게 가.”

고개를 푹 숙인 박수혁은 진심으로 미안한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방금 전 쓰러진 상태에서도 악몽을 꾸는 듯 식은땀을 흘리며 “밀지 마”, “싫어” 같은 말 따위를 중얼거리는 듯한 소은정의 모습을 보는 박수혁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렇게 많이 놀랐나? 정신을 잃고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내가 또 은정이한테 새로운 트라우마를 안겨준 건 아닐까? 이럴 줄 알았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나 혼자 뛰어내리는 건데...

하지만 소은정은 박수혁의 사과 따위는 원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때 매니저 데이지와 기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언니, 깨셨어요?”

바로 병상 앞으로 다가온 데이지가 보온병에서 따뜻한 수프를 따라 그녀에게 건넸다.

“이거라도 좀 드셔 보세요.”

하루종일 제대로 먹지 못한 터라 배도 고프고 수프에서 풍기는 냄새도 향긋해 소은정은 못 이기는 척 몇 모금 마셨다.

그녀가 바로 컵을 내려놓자 박수혁이 컵을 받아들었다.

“박 대표님, 제가 할 테니까 쉬세요.”

태한그룹 박수혁 대표에게 허드레일을 시킬 수 없었던 데이지가 바로 컵을 빼앗았다.

“당신 안 바빠? 제발 좀 가.”

소은정의 타박에 박수혁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불편하게 안 하고 그냥 옆에만 있을게.”

“당신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불편해.”

단호한 소은정의 말투에 살짝 한숨을 쉰 박수혁이 결국 자리에 일어섰다.

보다 못한 데이지가 박수혁의 편을 들었다.

“언니,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아까 박 대표님이 병원까지 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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