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내 운명을 정말 박수혁에게 맡길 수는 없어.’하지만 그녀의 말에 도혁은 손을 저었다.“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쪽 집에는 자식이 너무 많아. 그리고 넌 여자잖아. 그쪽 나라에서는 여자를 출가외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면서. 오히려 네가 죽으면 네 그 오빠들은 오히려 좋아할지도 몰라. 유산을 물려받는 머릿수가 하나 줄어든다는 걸 의미하니까.”도혁의 이상한 논리에 눈이 커다래진 소은정은 입만 벙긋거렸다.‘하,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우리 집안에서 가장 예쁨받는 아이가 난데... 하, 이걸 어떻게 납득시켜야 하나...’소은정이 뭔가 더 말하려던 그때, 눈앞이 핑글 돌아가더니 그녀의 머리가 차창에 쾅 하고 부딪혔다.차량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었기 때문이었다.이에 가슴팍에서 총을 꺼낸 도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계했다.“무슨 일이야?”이에 운전기사가 잔뜩 긴장한 말투로 대답했다.“미행이 붙은 것 같습니다. 독사 쪽 애들 같은데요.”독사, 도혁의 라이벌 조직의 두목 이름이었다.“몇 대나 붙었어?”“다섯 대쯤입니다. 어떻게 할까요?”차에 앉은 모든 이들이 긴장하기 시작하고 총알을 장전하는 소리가 소은정의 귀를 자극했다.‘하, 젠장. 정말 재수가 없으려니까 별일을 다 겪게 되네.’도혁이 이를 악물었다.“돌아간다. 아지트로 유인해. 집에 있는 애들한테 전투 준비 좀 하라고 말하고.”이대로 부딪히면 어떻게든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손실이 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인질인 소은정까지 차에 탄 상황, 어떻게든 아군이 많은 아지트로 그들을 유인해야했다.이에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조금 격앙되었다.“예, 형님. 꽉 잡으십시오.”말이 끝나기 바쁘게 운전기사가 핸들을 급격하게 돌렸다. 옆 차와 부딪히는 게 아닐까 소은정이 눈을 질끈 감는 동안 차량은 유턴을 맞추었다.다른 차들도 그 뒤를 따라 급유턴을 시전하고 소은정은 잔뜩 겁 먹은 얼굴로 몸을 웅크렸다.‘혹시 사고로 총알이 발사되기라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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