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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화 인간이 아니야

소은정은 가슴에 박힌 주사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바늘에 찔린 따끔함이 사라지고 곧 몸 절반이 마비되는 듯한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경악, 공포, 그리고 그 와중에 느껴지는 살았다는 다행스러움까지...

‘진짜 총이 아니었어. 마취총이었던 거야.’

자신의 계획이 얼마나 무모했던 것인지 인지한 소은정의 온몸에 소름이 쫙 퍼졌다.

‘소은정... 미쳤어. 여긴 무기밀매상의 아지트야. 어쩌려고 그렇게 무모한 결정을 한 거야...’

한편, 그런 그녀의 반응을 흥미롭다는 미소로 지켜보던 도혁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내가 너무 친절하게 대했나? 소은정, 그냥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좋겠어.”

말을 마친 도혁이 그녀의 곁을 스쳐지나고... 주사기가 꽂힌 가슴을 중심으로 마취약이 천천히 퍼지기 시작하고 다음 순간 눈앞이 새카매졌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소은정은 그녀의 방이 바뀌었음을 바로 인지했다.

‘앞으로는 이 방을 나설 수 없겠지...’

후회가 밀려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이를 악문 소은정이 주위를 둘러보았고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에 곧 눈이 커다래졌다.

창문 하나 없는 방을 비추는 것이라곤 누런 조명뿐이었다. 밀폐된 공간에 동남아 특유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더해져 숨이 턱턱 막혀왔다.

하지만 그녀를 놀라게 만든 건 그게 아니었다.

다른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있는 십 여명의 여자들...

그녀들을 발견한 순간 도저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처럼 보이는 여자아이부터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예쁘장한 소녀까지...

소은정을 바라보는 그녀들의 눈동자에는 공포, 동정... 그리고 무기력함이 그대로 일렁이고 있었다.

‘설마...’

미간을 찌푸린 소은정이 손가락을 움찔거려 보았다. 여전히 온몸이 저릿저릿했지만 겨우 일어날 정도로는 회복한 상태였다.

‘창문이 없으니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겠네...’

“여긴...”

소은정이 조심스레 질문을 해보려던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바로 도혁에게 안겨있던 그 여자였다.

구석에 모여있는 여자들을 벌레 보듯 쳐다본 여자가 희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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