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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실패야

이른 저녁.

도혁이 다시 아지트로 돌아왔다.

잔뜩 굳은 표정을 보아하니 협상이 생각대로 안 풀린 모양이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박수혁 그 인간이 날 위해 그렇게까지 물러설 리가 없지. 이건 돈 문제가 아니야. 도혁... 그 사람의 목적은 전세계 군수물자 시장을 독점하는 것... 혼자 힘으로는 안 되니까 박수혁의 힘을 빌릴 생각이었나 본데 착각하지 마... 나 하나 붙잡고 가만히 앉아서 원하는 걸 다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도혁이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걸 어쩌나... 여기서 며칠 더 있어야겠어. 박수혁이 내 조건에 응하지 않았거든.”

분명 소은정에게는 나쁜 소식이었지만 마음은 왠지 모르게 홀가분해졌다.

“예상했던 바야. 박수혁이 바보는 아니니까.”

“지금 그렇게 여유부릴 때가 아닐 텐데? 아, 지금 다시 전화라도 해볼까? 박봉원처럼 뭘 하나 잘라보내면 정신을 차리려나? 어디가 좋을까... 아... 손가락이 유난히 예쁘네?”

악몽 같은 그의 목소리가 독사의 독니처럼 소은정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끔찍해.’

소은정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등 뒤로 숨겼고 도혁은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의 눈빛은 다시 섬뜩해졌다.

“내가 박수혁을 너무 과소평가했었네. 순정남인 줄만 알았는데.”

도혁의 비아냥거림에 소은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죽은 듯이 침묵하는 것뿐이었다.

그뒤로 며칠 동안 소은정은 하늘에 드론이 꽤 많이 떠있는 걸 발견했다.

‘뭐지? 내 착각인가?’

그녀가 발견한 걸 도혁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고 드론 중 몇 대를 총으로 저격했지만 그저 평범한 게임용 드론일 뿐이었다.

욕설을 내뱉은 도혁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무성한 밀림속에 위치한 이곳에 평범한 드론이 떠다닐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

그렇다면 남은 답은 누군가 이곳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걸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이는 적일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그리고 며칠 뒤 도혁은 아지트를 이전해야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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