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을 느꼈다.결과를 알 수 없는 여정과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게 불안함을 안겨줬다.그녀는 무릎 위에 놓여있던 손을 서서히 말아쥐었다.쭉 옆에서 눈을 감고 있던 도혁은 어느새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녀에게 할 말이 있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거 알아? 박수혁 내일 비행기 표를 샀어, 여기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거라고. 협상 결렬이야."그가 내뱉는 말은 소은정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소은정의 불안함을 알아차린 도혁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을 바라보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안타까움을 담고 있지만 좋은 구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 눈빛을 보니 소은정은 등골이 서늘했다.도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은정은 절망을 느꼈었다. 하지만 절망이 지나가고 남은 곳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유로움이 남았다.그 어떤 심리적인 부담도 없는 자유로움이었다.소은정은 질책할 이유가 없었다.박수혁이 정말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소은정은 무엇으로 보답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소은정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은 박수혁과도 연관이 있었다.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맡기면 그만이었다.소은정은 천천히 탄식하더니 담담하게 웃었다."정말 안타깝게 됐네요, 도혁 씨, 결국 이렇게 허탕치게 만들었으니."도혁은 소은정의 말이 의외라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차 안의 분위기는 이상해졌다.밖은 덥고 습했다, 차는 창문을 열지 않고 에어컨도 돌아가지 않고 있었기에 소은정은 짜증을 참아가며 그를 상대하고 있었다.도혁이 피식 웃더니 재밌다는 듯 말했다."이렇게 자기를 걱정하지 않아서야 되겠어? 박 대표님이 가버리면 당신 완전히 가치를 잃게 되는 거야.""그럼 안진 씨도 돌아오지 못할 거예요. 박 대표님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소은정의 말을 들은 도혁이 콧방귀를 뀌었다."박 대표님께서 얼마나 대단하신지 내가 잘 알지, 정말 손해는 1도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거 나도 잘
"소은정 씨, 위층으로 가시죠."소은정의 등 뒤에서 따라오던 경호원 하나가 말했다.그의 강경한 말투에 소은정은 입술을 물었다. 그녀에게는 반항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소은정은 경호원들과 충돌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요즘 도혁이 자신의 밥에 약을 넣었다는 것도 발견했다, 때문에 소은정은 정신이 멀쩡한 상태에서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주먹을 꼭 쥐고 그들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방은 무척 좁았다, 싱글 침대 외에는 다른 물건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소은정이 그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경호원이 밖에서 문을 잠갔다.소은정은 얼른 다가가 문을 밀었지만 소용없었다."뭐 하는 거예요?""시끄럽게, 내일이면 열어줄 테니까 조용히 잠이나 자요, 아니면 다른 사람 찾아서 같이 자게 해줄 수도 있고."경호원이 소은정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감히 그 어떤 이도 건드릴 수 없었다.내일이면 결과를 알게 될 터였다.침대 위에 앉은 소은정은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주위는 금방 조용해졌다. 경호원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날이 밝자 햇빛이 구름을 뚫고 방을 비췄다. 하지만 그저 한 줄기 빛에 지나지 않았다, 그 방에는 창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소은정이 경계를 살짝 내려놓았을 때, 아래층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갔다, 소은정은 사람들이 차에 오르고 차에 시동을 거는 소리를 들으니 다급해졌다.그녀는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도혁 씨, 도혁…"소은정이 큰 소리로 도혁의 이름을 불렀다.그녀는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그리고 갑자기 도혁이 어제 말했던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소은정은 이미 그 게임 안으로 진입했다.이는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그 누구도 그녀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차가 떠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소은정은
문밖의 도혁이 재밌다는 듯 문을 두드렸다."계속해, 소은정, 박 대표님한테 또 하고 싶은 말 없어?"도혁이 휴대폰을 땅에 내려놓고 소은정에게 하는 말인지 박수혁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을 말을 했다."박 대표님, 이제 반 시간밖에 안 남았어요. 반 시간 안에 오지 않는다면 이곳을 폭발시켜 버릴거예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소은정 씨는 재가 되어버리겠죠."도혁은 제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차갑게 말을 이었다.휴대폰은 스피커폰으로 되어있었기에 소은정은 박수혁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도혁, 너 감히 소은정한테 손을 대기만 해!"박수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그 목소리를 들은 도혁이 웃었다."박 대표님, 안진은 대표님한테 줄 테니까 소은정 씨 목숨은 대표님 능력에 맡겨야겠네요."도혁이 다시 문을 두드리더니 예의를 차려 소은정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안녕, 소은정."마치 그녀가 반드시 죽을 거라고 확신한다는 듯이.도혁은 박수혁이 소은정을 정말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비행기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끝까지 연기를 하는 박수혁을 보며 도혁은 이날만을 기다려 왔다.사랑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소은정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만이었다.도혁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기를 도매하는 변태였다. 그리고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테러리스트였다.박수혁은 아직 너무 어렸다.도혁이 떠나는 발걸음 소리를 들은 소은정의 마음은 마치 차가운 바다속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녀는 조용하게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조용하게 눈물을 닦았다.30분이 그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한이었다.밖에 놓인 휴대폰 속에서는 여전히 박수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정아, 소은정 내 목소리 들려? 지금 어디야? 내가 갈게!"박수혁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급해 보였다.그는 언제나 자신만만한 모습만 보였었다.소은정은 그 목소리를 들으며 웃었다.유럽에서 첫눈에 그에게
박수혁이 눈을 감았다.그 말을 어떻게 전할 수 있었을까?그는 전동하가 사라져서 더 이상 두 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박수혁은 소은정을 구하고 싶었다, 그리고 몇 번이고 그녀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박수혁은 이것마저 후회되기 시작했다.소은정의 소원이라면 모두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은정아, 지금 어딘지 말해, 내가 당장 갈게!"박수혁은 소은정이 오랫동안 대답이 없자 조바심에 심장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시간은 그렇게 일분일초 흘러갔고 박수혁이 다시 참지 못하고 소은정을 재촉했다."소은정!"하지만 소은정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만해, 도혁이 나한테 그런 걸 알려줬을 것 같아?"그녀의 웃음소리는 절망적이었다.소은정은 자신이 박수혁을 미워하는 것인지 아닌지 말 할 수 없었다.하지만 다시는 박수혁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그랬기에 힘겹게 일어선 그녀는 다시 침대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그리고 대나무로 된 벽 틈을 바라보며 이제 30분도 남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했다.밖에서는 박수혁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소은정은 그 어떤 반응도 없었다.만약 생명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소은정은 아마 박수혁을 탓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전동하가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자책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밖의 소리가 점차 사라졌다.아마 박수혁도 포기했겠지.소은정이 시린 눈을 깜빡였지만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그녀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소은정의 시선은 목적을 잃은 채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었다. 고요한 공기 속에서 주위는 마치 격리된 듯했다. 소은정은 멍하니 그곳에 앉아 자신의 숨소리를 들었다.그때, 갑자기 귓가에 먼 곳에서 온 듯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듯했다. 소은정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인가 의심했지만 벽 쪽으로 다가가니 그 목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다."폭발물이 감지되었습니다, 1급 경계, 무관 인원 출입
소은정이 그 벨 소리를 들었으니 전동하도 당연히 그 벨 소리를 듣게 되었다.그리고 머지않아 발걸음 소리가 문 앞에서 멈췄다.소은정의 심장이 더욱 빨리 뛰었다."은정 씨, 안에 있어요?"전동하가 긴장한 목소리로 문을 두드렸다.그는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랐다.휴대폰에는 박수혁의 이름이 떠 있었다.박수혁이 전화를 건 것이었다.전동하는 휴대폰을 보며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아래층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1분 남았습니다, 무관 인원은 어서 떠나세요, 폭발물이 곧 폭발할 겁니다!"소은정은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동하 씨…"소은정이 눈물을 떨구며 말했다."얼른 가요…"전동하는 소은정에게 기대를 가져다줬지만 지금 그녀는 그런 기대를 하고 싶지 않았다.전동하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소은정은 이미 충분했다.하지만 함께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녀는 전동하가 잘 살기를 바랐다.전동하는 울먹이는 소은정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급해졌다."은정 씨, 무서워하지 마요, 내가 왔으니까."전동하가 힘껏 문을 찼지만 문은 그저 흔들렸을 뿐 열리지 않았다.연이어 들려오는 소리에 소은정은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시간이 없어요, 얼른 가요…"소은정이 손에 땀을 쥐고 말했다.전동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포기하지도 않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문이 열렸다.소은정은 문 앞에 선 전동하를 바라봤다. 전동하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단호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고 있었다."20초 남았습니다, 얼른 나오세요!"밖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전동하는 얼른 소은정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문밖의 휴대폰은 이미 박살 난 채였다."10초!"소은정은 단호한 전동하의 등을 보고 있으니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그녀는 그를 이 일에 말려들게 했다.10초로는 이곳을 벗어나기 힘들었다.전동하는 그녀를 복도의 창문 앞에 끌고 가더니 창문을 열었다
소은정이 죽은건가…?박수혁은 자신의 심장이 차갑게 얼어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마치 중요한 물건을 통째로 뺏긴 그런 느낌이었다하지만 박수혁은 그저 눈앞의 정경을 바라보며 이런 고통을 견뎌낼 수밖에 없었다.폭발 현장을 겪어보지 못했지만 폭발한 뒤의 잿더미를 보니 그는 더욱 괴로워졌다.그 순간, 그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저 자신이 죽도록 미워졌다. 박수혁은 차라리 자신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뜨거운 햇빛 아래의 공기는 덥고 습했다.박수혁은 그 아래에 서있으니 마치 온몸의 수분이 증발할 것 같았다. 옆에 있던 박수혁의 사람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박 대표님, 괜찮으세요?"박수혁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그저 잿더미로 변한 이곳에서 공기 속에 남은 폭발물 냄새와 탄 냄새를 맡았다.이곳은 마치 인간 지옥 같았다."박 대표님, 불편하신 곳이라도 있는 거라면 병원으로 가볼까요? 여기 상황은 제가 알아보고…"한 사람이 박수혁의 눈빛에 놀랐지만 최대한 그런 기색 없이 물었다.하지만 박수혁은 창백한 입술을 물고 굳은 얼굴로 그를 밀어내더니 잿더미 쪽으로 다가갔다.주위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강렬한 폭발은 주위에 있던 집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그들은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현지의 경찰까지 현장에 들렀지만 그들은 눈앞의 정경을 보곤 감탄했다. "안에 두 사람 못 나온 거지?""아마 죽었을 거야.""그 남자도 멍청하지, 시간도 없는데 굳이 들어가서 사람을 살리겠다고 하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 아니야.""누가 알겠어, 위쪽에서 이 일을 조용하게 처리하라고 했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나머지 말은 박수혁의 귓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몇 가지 관건적인 말만 들은 그는 경찰들에게 달려갔다."남자? 누가 여기로 들어간 겁니까?"경찰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박수혁의 차림새를 보곤 보통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해 입을
소은정은 익숙한 방을 살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이 생각났다.처음 무인도에서 돌아왔을 때, 소은정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었다.무려 원장님이 그녀를 직접 맞이해 줬었다.소은정이 몸을 움직여 보니 온몸이 아팠다.더불어 잊지 못할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절망적인 그 시간, 결렬된 협상, 도혁의 잔인한 얼굴, 전동하의 단호한 눈빛…소은정은 악몽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땀을 흘렸다.갑자기 일어나 앉은 덕분에 손에 꽂혀있던 링거가 빠져 통증이 느껴졌다.하지만 소은정은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만약 도혁이 그녀에게 약을 먹여 온몸에 힘이 없게 만들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도 아마 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렇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꿈이 아니었다.거대한 폭발음은 지금도 소은정의 심장이 떨리게 만들었다. 전동하는 그녀 앞에서 모든 위험을 막아줬다.소은정은 자신이 살았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하지만 방에는 누구도 없었다. 전동하도 없는 방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결국 소은정은 신발도 신지 않고 병실을 벗어났다.갑자기 문밖의 등불을 맞이한 소은정은 적응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멈췄다.그녀는 하마터면 어지러움에 중심을 잃을 뻔했다.그리고 그때, 갑자기 나타난 익숙한 그림자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은정아."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뜨고 보니 눈앞에 소은호가 서 있었다.이제 고작 며칠 만나지 못했지만 소은정은 굉장히 오랜만에 그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소은호는 창백해진 얼굴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소은정을 살펴봤다.소은정은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혔다."오빠…"소은호가 조심스럽게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리고 말없이 그녀를 품에 안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은정아, 오빠가 복수해 줄게."소은정은 그동안 억울함을 전부 쏟아냈다.그동안 도혁의 손에서 학대를 받지 않았지만 그가 먹
소은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리고 두렵고도 긴장된 얼굴로 소은호를 바라봤다.전동하는 아직 살아있을까?소은정은 그 대답을 듣기도 조금 무서웠다.소은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 혹여나 자신이 듣고 싶은 것이 아닐까 봐 그녀는 겁이 났다.소은정의 말을 들은 소은호의 안색이 변하더니 고개를 돌려 한시연을 바라봤다.한시연도 입술을 달싹일 뿐 아무 말도 못 했다.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소은정은 당황했다."말 좀 해봐."소은정이 불안한 목소리로 재촉했다."아직 안 깨어났어, 조금 심하게 다쳤대, 장기들이 강렬한 충격 때문에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아. 수술 끝내고 중환자실에서 상황 지켜보고 있는 중인데 희망이 크진 않아."소은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은정이 다리에 힘을 잃고 무릎을 꿇었다.소은호는 얼른 그녀를 안아 들었고 한시연이 질책하듯 그를 보다 다시 말했다."은정 씨, 그 정도 아니에요. 수술도 성공적으로 잘 끝났고 상황도 안정적이구요. 며칠 더 지켜보면 위험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소은정이 한시연의 말을 듣더니 그녀를 보며 울먹였다."그 사람 보고 싶어요."하지만 소은호가 미간을 찌푸리고 거절했다."네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잖아, 의사가 네 혈액에 아직 잔여 된 약 성분이 많다고 했어, 링거를 제대로 맞지 않으면 네 몸에 영향을 줄 거야."그 말을 들은 한시연이 소은호의 팔을 잡았다."한 번 가보게 해도 되잖아, 아니면 은정 씨가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어."소은호는 한시연의 말은 듣는 편이었다.잠시 고민하던 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은정을 옆에 있던 휄체어에 앉혔다."은정아, 얼굴만 보고 오는 거야."소은호가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하지만 소은정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은정 씨 몸도 중요하잖아요, 아버님께서는 아직 아가씨 일을 모르고 계세요. 그런데 내일 아가씨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엄청 슬퍼하실 거예요."한시연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눈을 깜빡이다 입술을 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