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혁이 눈을 감았다.그 말을 어떻게 전할 수 있었을까?그는 전동하가 사라져서 더 이상 두 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박수혁은 소은정을 구하고 싶었다, 그리고 몇 번이고 그녀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박수혁은 이것마저 후회되기 시작했다.소은정의 소원이라면 모두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은정아, 지금 어딘지 말해, 내가 당장 갈게!"박수혁은 소은정이 오랫동안 대답이 없자 조바심에 심장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시간은 그렇게 일분일초 흘러갔고 박수혁이 다시 참지 못하고 소은정을 재촉했다."소은정!"하지만 소은정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만해, 도혁이 나한테 그런 걸 알려줬을 것 같아?"그녀의 웃음소리는 절망적이었다.소은정은 자신이 박수혁을 미워하는 것인지 아닌지 말 할 수 없었다.하지만 다시는 박수혁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그랬기에 힘겹게 일어선 그녀는 다시 침대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그리고 대나무로 된 벽 틈을 바라보며 이제 30분도 남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했다.밖에서는 박수혁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소은정은 그 어떤 반응도 없었다.만약 생명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소은정은 아마 박수혁을 탓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전동하가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자책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밖의 소리가 점차 사라졌다.아마 박수혁도 포기했겠지.소은정이 시린 눈을 깜빡였지만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그녀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소은정의 시선은 목적을 잃은 채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었다. 고요한 공기 속에서 주위는 마치 격리된 듯했다. 소은정은 멍하니 그곳에 앉아 자신의 숨소리를 들었다.그때, 갑자기 귓가에 먼 곳에서 온 듯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듯했다. 소은정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인가 의심했지만 벽 쪽으로 다가가니 그 목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다."폭발물이 감지되었습니다, 1급 경계, 무관 인원 출입
소은정이 그 벨 소리를 들었으니 전동하도 당연히 그 벨 소리를 듣게 되었다.그리고 머지않아 발걸음 소리가 문 앞에서 멈췄다.소은정의 심장이 더욱 빨리 뛰었다."은정 씨, 안에 있어요?"전동하가 긴장한 목소리로 문을 두드렸다.그는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랐다.휴대폰에는 박수혁의 이름이 떠 있었다.박수혁이 전화를 건 것이었다.전동하는 휴대폰을 보며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아래층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1분 남았습니다, 무관 인원은 어서 떠나세요, 폭발물이 곧 폭발할 겁니다!"소은정은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동하 씨…"소은정이 눈물을 떨구며 말했다."얼른 가요…"전동하는 소은정에게 기대를 가져다줬지만 지금 그녀는 그런 기대를 하고 싶지 않았다.전동하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소은정은 이미 충분했다.하지만 함께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녀는 전동하가 잘 살기를 바랐다.전동하는 울먹이는 소은정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급해졌다."은정 씨, 무서워하지 마요, 내가 왔으니까."전동하가 힘껏 문을 찼지만 문은 그저 흔들렸을 뿐 열리지 않았다.연이어 들려오는 소리에 소은정은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시간이 없어요, 얼른 가요…"소은정이 손에 땀을 쥐고 말했다.전동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포기하지도 않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문이 열렸다.소은정은 문 앞에 선 전동하를 바라봤다. 전동하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단호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고 있었다."20초 남았습니다, 얼른 나오세요!"밖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전동하는 얼른 소은정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문밖의 휴대폰은 이미 박살 난 채였다."10초!"소은정은 단호한 전동하의 등을 보고 있으니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그녀는 그를 이 일에 말려들게 했다.10초로는 이곳을 벗어나기 힘들었다.전동하는 그녀를 복도의 창문 앞에 끌고 가더니 창문을 열었다
소은정이 죽은건가…?박수혁은 자신의 심장이 차갑게 얼어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마치 중요한 물건을 통째로 뺏긴 그런 느낌이었다하지만 박수혁은 그저 눈앞의 정경을 바라보며 이런 고통을 견뎌낼 수밖에 없었다.폭발 현장을 겪어보지 못했지만 폭발한 뒤의 잿더미를 보니 그는 더욱 괴로워졌다.그 순간, 그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저 자신이 죽도록 미워졌다. 박수혁은 차라리 자신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뜨거운 햇빛 아래의 공기는 덥고 습했다.박수혁은 그 아래에 서있으니 마치 온몸의 수분이 증발할 것 같았다. 옆에 있던 박수혁의 사람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박 대표님, 괜찮으세요?"박수혁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그저 잿더미로 변한 이곳에서 공기 속에 남은 폭발물 냄새와 탄 냄새를 맡았다.이곳은 마치 인간 지옥 같았다."박 대표님, 불편하신 곳이라도 있는 거라면 병원으로 가볼까요? 여기 상황은 제가 알아보고…"한 사람이 박수혁의 눈빛에 놀랐지만 최대한 그런 기색 없이 물었다.하지만 박수혁은 창백한 입술을 물고 굳은 얼굴로 그를 밀어내더니 잿더미 쪽으로 다가갔다.주위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강렬한 폭발은 주위에 있던 집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그들은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현지의 경찰까지 현장에 들렀지만 그들은 눈앞의 정경을 보곤 감탄했다. "안에 두 사람 못 나온 거지?""아마 죽었을 거야.""그 남자도 멍청하지, 시간도 없는데 굳이 들어가서 사람을 살리겠다고 하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 아니야.""누가 알겠어, 위쪽에서 이 일을 조용하게 처리하라고 했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나머지 말은 박수혁의 귓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몇 가지 관건적인 말만 들은 그는 경찰들에게 달려갔다."남자? 누가 여기로 들어간 겁니까?"경찰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박수혁의 차림새를 보곤 보통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해 입을
소은정은 익숙한 방을 살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이 생각났다.처음 무인도에서 돌아왔을 때, 소은정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었다.무려 원장님이 그녀를 직접 맞이해 줬었다.소은정이 몸을 움직여 보니 온몸이 아팠다.더불어 잊지 못할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절망적인 그 시간, 결렬된 협상, 도혁의 잔인한 얼굴, 전동하의 단호한 눈빛…소은정은 악몽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땀을 흘렸다.갑자기 일어나 앉은 덕분에 손에 꽂혀있던 링거가 빠져 통증이 느껴졌다.하지만 소은정은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만약 도혁이 그녀에게 약을 먹여 온몸에 힘이 없게 만들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도 아마 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렇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꿈이 아니었다.거대한 폭발음은 지금도 소은정의 심장이 떨리게 만들었다. 전동하는 그녀 앞에서 모든 위험을 막아줬다.소은정은 자신이 살았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하지만 방에는 누구도 없었다. 전동하도 없는 방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결국 소은정은 신발도 신지 않고 병실을 벗어났다.갑자기 문밖의 등불을 맞이한 소은정은 적응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멈췄다.그녀는 하마터면 어지러움에 중심을 잃을 뻔했다.그리고 그때, 갑자기 나타난 익숙한 그림자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은정아."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뜨고 보니 눈앞에 소은호가 서 있었다.이제 고작 며칠 만나지 못했지만 소은정은 굉장히 오랜만에 그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소은호는 창백해진 얼굴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소은정을 살펴봤다.소은정은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혔다."오빠…"소은호가 조심스럽게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리고 말없이 그녀를 품에 안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은정아, 오빠가 복수해 줄게."소은정은 그동안 억울함을 전부 쏟아냈다.그동안 도혁의 손에서 학대를 받지 않았지만 그가 먹
소은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리고 두렵고도 긴장된 얼굴로 소은호를 바라봤다.전동하는 아직 살아있을까?소은정은 그 대답을 듣기도 조금 무서웠다.소은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 혹여나 자신이 듣고 싶은 것이 아닐까 봐 그녀는 겁이 났다.소은정의 말을 들은 소은호의 안색이 변하더니 고개를 돌려 한시연을 바라봤다.한시연도 입술을 달싹일 뿐 아무 말도 못 했다.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소은정은 당황했다."말 좀 해봐."소은정이 불안한 목소리로 재촉했다."아직 안 깨어났어, 조금 심하게 다쳤대, 장기들이 강렬한 충격 때문에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아. 수술 끝내고 중환자실에서 상황 지켜보고 있는 중인데 희망이 크진 않아."소은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은정이 다리에 힘을 잃고 무릎을 꿇었다.소은호는 얼른 그녀를 안아 들었고 한시연이 질책하듯 그를 보다 다시 말했다."은정 씨, 그 정도 아니에요. 수술도 성공적으로 잘 끝났고 상황도 안정적이구요. 며칠 더 지켜보면 위험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소은정이 한시연의 말을 듣더니 그녀를 보며 울먹였다."그 사람 보고 싶어요."하지만 소은호가 미간을 찌푸리고 거절했다."네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잖아, 의사가 네 혈액에 아직 잔여 된 약 성분이 많다고 했어, 링거를 제대로 맞지 않으면 네 몸에 영향을 줄 거야."그 말을 들은 한시연이 소은호의 팔을 잡았다."한 번 가보게 해도 되잖아, 아니면 은정 씨가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어."소은호는 한시연의 말은 듣는 편이었다.잠시 고민하던 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은정을 옆에 있던 휄체어에 앉혔다."은정아, 얼굴만 보고 오는 거야."소은호가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하지만 소은정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은정 씨 몸도 중요하잖아요, 아버님께서는 아직 아가씨 일을 모르고 계세요. 그런데 내일 아가씨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엄청 슬퍼하실 거예요."한시연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눈을 깜빡이다 입술을 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한시
소은호가 천천히 소은정의 휠체어를 밀고 병실로 돌아갔다.병실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던 한시연은 방금 전보다 나아진 소은정을 보곤 웃으며 물었다."뭐 좀 먹을래요?"하지만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그래요, 그럼 내일 먹어요. 내일 전복죽 해줄 테니까 오늘은 푹 자요, 간호사 불러서 링거 다시 놓으라고 할게요."한시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병실을 나갔다.소은정은 한숨을 쉬더니 소은호의 도움을 거절하고 스스로 침대 위에 누웠다."오빠, 우리 어떻게 돌아온 거야?"그녀는 아무리 좋은 결과라도 해도 동남아의 병원에서 깨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곳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말을 들은 소은호가 잠시 멈칫하더니 소은정에게 다가갔다."우리 사람들이 박수혁이랑 전동하를 계속 따라다녔어, 두 사람 중 누구라도 너를 찾아내면 내가 알 수 있게. 그래서 전동하가 너를 구한 후에 우리 사람들이 너희를 비밀리에 데리고 온 거야.""비밀?"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소은호를 바라봤다.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해 주고 싶지 않았지만 소은정이 물었으니 그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소은정은 분명 제멋대로 걱정할 게 뻔했다."응, 사람들한테 알렸다가 도혁이 네가 죽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면 더 곤란해질 거고 너도 위험해졌을 테니까. 다행히 전동하가 너를 데리고 뛰어내린 곳을 사람들이 보지 못해서 우리가 쥐도 새도 모르게 두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었어. 하지만 너는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소은정은 한참 소은호의 말을 되새겼다. 그러다가 다시 물으려고 했지만 소은호가 그녀의 눈을 막았다."됐어, 다른 건 내일 말해줄게, 지금은 너 쉬어야 해."소은정은 결국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응, 동하 씨한테 무슨 일 생기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줘야 해."소은정은 여전히 전동하가 걱정되었다."응."원장님이 소은정에게 링거를 놓아주자 그녀의 눈에 피곤함이 서렸다.소은호는 다시 잠든 소은정을 보다 이불을 덮어주고
간호사의 말을 들은 소은호의 안색이 긴장으로 물들었다.한 원장의 뒤를 따라가니 사람들이 전동하를 수술실로 데리고 가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걱정하지 마, 전 대표님 은정 씨를 위해서라도 버텨낼 거야."한시연이 옆에 서서 말했다.소은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처음으로 조금 당황했다."전동하가 죽으면 은정이도 못 버텨낼 거야.""아니, 은정 씨한테는 가족들이 있잖아."그 말을 들은 소은호가 한시연을 바라봤다."당신도 하루 종일 못 쉬었잖아, 얼른 가서 쉬어. 내가 여기 있으면 돼, 내일은 아마 더 바쁠 거야."하지만 한시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나 괜찮아, 힘든 건 당신이지. 은해 씨가 은정 씨랑 연락이 되지 않아서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 같아. 내일 비행기로 오겠다고 하던데 그때가 되면 정말 다 들통날 거야. 아버님께서도 다 알게 될 텐데 어떻게 얘기해 봐야 할지 생각해 봤어?"소은호는 침묵을 지킬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는 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그는 소은정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랐다.그는 소은정을 이런 위험으로 끌어들인 박수혁이 증오스러웠다, 그리고 하마터면 소은정을 죽일 뻔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화가 나 견딜 수 없었다.도혁과 박수혁의 거래에 대해 들어본 것이 있기는 했지만 소은정을 향한 박수혁의 진심을 믿고 오만하게 굴었었다. 박수혁이 소은정을 죽일지도 모르고.소은호의 손에 무기가 있었더라면 무조건 박수혁을 때려죽였을 것이다.이런 능력도 없으면서 진심으로 소은정을 사랑한 척하는 꼴이라니.이익 앞에서 감정은 보잘것없었다.소은호는 예전에 소은정이 박수혁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 안타까웠다.하지만 이번에 박수혁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거래를 해댔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이토록 가증스러웠다.박수혁이 다시 소은정의 앞에 나타난다면 소은호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때려죽일 것이다.차갑게 식은 소은호의 얼굴을 확인한 한시연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내가 돌아가서 당신이랑 은정 씨 옷 좀 가지
이렇게 되니 소은호는 전동하가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이번에 전동하가 없었다면 지금 수술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소은정이 되었을 것이다. 더 나쁜 결과를 그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어렸을 때부터 온갖 사랑을 받으면서 자란 소은정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을 전부 겪게 되었다.스위스의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전부 끊기는 바람에 수술은 한 원장의 제자와의 화상전화를 통해 이루어졌다.한 원장님이 직접 나선 수술은 새벽 한 시에 시작되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한 원장과 함께 수술실에 들어섰던 이들이 피곤한 얼굴로 수술실을 나섰다. 평소 튼튼해 보이던 한 원장님도 이틀간의 소란을 거쳐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원장님, 어떻게 됐어요?"소은호가 중환자실로 돌아가는 전동하를 보며 물었다. 그는 깨어나지도 않았고 전보다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한 원장님은 미간을 문지르며 정신을 차리려 했다."지도하에 수술은 잘 끝나서 내장 출혈은 막은 상태야. 하지만 우리 기술이 과학의 발걸음을 따라잡지 못해서 아직 조금 모자라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야."한 원장이 잠시 망설이다 다시 말했다."내일 선진적인 치료 기계를 들고 오기를 기다리면 돼, 하지만 시간이 급박해서 세관에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네 도움이 필요해."그 말을 들은 소은호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한 원장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를 떴다.소은호는 얼른 세관 쪽에 연락을 해 전문가 한 분을 모실 준비를 하라고 했다.새벽녘이 되었을 때, 창밖에 안개가 가득 끼었다.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소은호가 확인해 보니 우연준이었다."여보세요?""대표님, 박 대표님이랑 국정원 쪽 관계를 조사해 보라고 하신 거 거의 다 알아냈습니다. 안진이 박수혁의 아버지를 잡아서 박봉원을 다치게 만들었던 겁니다. 박수혁은 겉으로 결혼을 허락한 척했지만 사적으로 국정원이랑 연락을 해 안진이 무기상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