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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왔다면서?

삶이 아무리 절망스러워도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는 법.

다음 날의 태양은 다시 떠올랐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오늘은 그 누구도 방에 들어오지 않았고 소은정은 그저 여자들과 함께 멍하니 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다음 날 아침, 남자들이 또 쳐들어와 여자 네 명을 끌고 나가고...

‘이대로 있으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 누구라도 좋으니까 제발... 제발 좀 와줘.’

그 뒤로 이틀 뒤, 다시 방문이 열리고 남자 한 명이 소은정을 끌고 도혁에게로 향했다.

마침 통화를 마친 도혁이 사냥감을 노리는 독수리 같은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박 대표가 날 만나겠다네? 이제 협상 시작이야. 기대하고 있어.”

하지만 소은정은 기대보단 불안, 걱정이 더 앞섰다.

‘온갖 더러운 짓을 일삼는 자식이야. 설령 안진 그 여자가 돌아온다 해도 내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글쎄... 인질 교환 말고 더 원하는 거 있잖아?”

소은정이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에 도혁의 눈썹이 씰룩거렸다.

“며칠 갇혀있더니 생각 많이 했나 봐?”

여자들의 절망적인 얼굴이 다시 떠오르고 소은정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졌다.

‘인간을 상품 취급하는 자식이... 약속 같은 걸 지킬 리가 없지.’

“솔직하게 말해. 안진 그 여자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잖아. 나도... 안진 그 여자도 그냥 네 계획의 일부일 뿐이잖아.”

분노로 일렁이는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소은정이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순간 차갑게 굳은 도혁의 눈동자에 살기가 서렸다.

“계속해 봐.”

“박수혁... 그 인간한테서 뭔가 받을 게 있는 거지? 그래서 직접 여기까지 오게 만든 거야. 아마 그래서 날 인질로 잡은 거겠지. 내 목숨으로 협박하면 뭐든 들어줄 거라 생각했으니까.”

차가운 분위기속, 도혁이 고개를 들었다.

“생각보다 더 똑똑하네. 진이보다 훨씬 더 나아. 박수혁 대표가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를 좀 알 것 같기도 해.”

“내 말 잘 들어. 난 이제 그 인간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단순히 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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