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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1화 내 말대로 해

잠깐 망설이던 소은정도 그 뒤를 따랐다.

‘어차피 지금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총알보다 더 빠를 순 없을 테니까.’

여유롭게 다가온 도혁의 날카로운 시선이 소은정에게 꽂혔다.

“방 밖으로 데리고 나온 거야?”

이에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게 방에만 가둬두면 겁 먹고 죽어버릴지도 몰라. 나와서 바람이라도 쐬는 게 낫지 않겠어?”

여자의 말에 도혁이 차갑게 웃었다.

“착하네.”

도혁이 손에 든 총을 빙글빙글 돌렸다.

“그러다 도망이라도 치면 어쩌려고?”

확 굳은 도혁의 표정에 소은정은 그녀의 생각을 들킨 것만 같아 가슴이 콩닥거렸다.

하지만 여자 역시 가슴팍에서 총을 꺼내더니 싱긋 웃었다.

“그렇게 까불면 이걸로 확 쏴버리면 되지.”

방금 전까지 그나마 친절하게 느껴지던 여자의 잔인한 말에 소은정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살인을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여자의 웃는 얼굴이 순간 도혁보다 더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헉, 가만히 있길 잘했어.’

여자의 대답이 마음에 든 듯 도혁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때, 갑자기 웃음을 멈춘 도혁이 소은정을 노려보았다.

“그쪽도 나름 싸움 한다면서? 총 쏠 줄은 알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으려던 소은정의 머릿속이 순간 번뜩였다.

‘만약 내 손에 무기가 들어온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 끝에 소은정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도혁이 여자가 들고 있던 총을 소은정에게 던져주곤 훈련장으로 보이는 곳을 가리켰다.

“그럼 한번 쏴볼래?”

겉보기보다 무거운 총의 무게에 소은정의 손이 살짝 떨려왔다.

하지만 잠깐의 긴장이 지나니 다시 마음이 차분해졌다.

‘절호의 기회야. 떨지 마. 정신 똑바로 차려.’

이때 도혁의 휴대폰이 울리고 발신인을 확인한 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물건은 도착했어?”

이때 여자가 소은정 곁으로 다가왔다.

“해봐. 다치지 말고...”

여자는 의미심장한 윙크를 날려준 뒤 그대로 자리를 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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