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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강이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별일 없으면, 저 이만 회사로 돌아가 볼게요.”

“거기 서!”

진영숙이 노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강이한을 불러 세웠다. 자기가 낳은 아들이니, 그녀는 누구보다 강이한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이런 비뚤어진 태도를 보일 땐 항상 이유영과 연관되어 있었다.

‘역시 아직 이유영을 잊지 못한 거야!’

“경원이한테 날짜 잡으라고 말했어. 이제 슬슬 너희 둘 관계도 정리해야 하지 않겠니?”

“….”

“경원의 아빠가 이 청하시에서 얼마나 입김이 센지 너도 잘 알잖아! 다시 내년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든든한 뒷백이 필요할 거야!”

말을 이어갈수록 진영숙의 목소리는 격양되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전혀 미동이 없어 보였다.

“하! 여전하시네요, 어머니. 그딴 뒷백 필요 없어요!”

강이한은 그 말과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 밖을 향해 걸어갔다.

이때 뒤에서 진영숙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려. 비겁해 보일 수 있겠지만, 이것보다 더 확실한 건 없어! 나랑 너의 할머니가 강씨 가문을 어떻게 지켜왔는데!”

“….”

강이한은 진영숙과 그의 할머니가 어떤 방식으로 강씨 가문을 지켜왔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건 그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강이한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했다. 진영숙도 그의 변화를 눈치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경원이가 얼마나 널 오랫동안 좋아했는지, 너도 잘 알잖아. 널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기다리는 것보단, 그래도 너만 바라보는 사람이 낫지 않겠니?”

사랑하지 않는 여자, 이 말 한마디에 강이한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유영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진영숙은 더 말을 이어나가려고 했지만, 강이한은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아까보다 몇 배 더 어두워진 얼굴로 병실 밖을 나가버렸다.

빠르게 병원을 빠져나온 강이한은 곧바로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탔다.

그는 거의 주머니를 뒤지며 담배를 꺼냈다.

이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그는 지금 통화할 기분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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