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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진영숙이 탄식하며 말했다.

“지음이한테 망막을 이식해 주는 조건으로 원하는 대로 다 줘. 지음이한테 시간이 얼마 없다고 들었어.”

비록 강이한도 그런 결정을 내렸었지만 엄마의 입에서 그 말을 듣자 저절로 숨이 막혔다.

유영이 멀쩡한 망막을 떼서 한지음에게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는 가슴이 아팠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거예요.”

강이한이 단호하게 말했다.

전에는 그 역시 이런 식으로 유영에게 압박을 가했지만 사실 그녀가 시력을 잃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손을 뻗으면 끝없는 어둠이 펼쳐진 그런 세상에 산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숨이 막혔다.

서투르게 손을 뻗으며 주변을 더듬거리며 힘겹게 걷는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익숙하지만 안쓰러운 모습에 그는 저도 모르게 손발이 흠칫 떨렸다.

‘아… 아니야! 최근에 피곤해서 환각이 보였나 봐!’

비록 유영에게 많이 실망하고 배신감도 느꼈지만 그런 모습은 그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자존심 강한 그녀가 밥 먹는 것조차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런 고통을 감당해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안 돼! 그렇게 되면 이유영은 차라리 죽는 것을 택할 거야!’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저릿하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진영숙은 아들의 이상한 표정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너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그래? 땀 좀 봐!”

집안의 온도는 적절했고 땀을 흘릴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강이한은 진지한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생각, 포기하세요.”

“이한아!”

“제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거예요.”

한지음에게 광명을 되찾아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렇다고 유영을 시각장애인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진영숙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금도 걔 편을 드는 거야? 너는 대체 무슨 생각이야? 걔가 최근에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다 잊었어?”

이혼도 하지 않고 해외로 가서 늙은 남자랑 바람이 난 며느리였다.

그것만 생각하면 진영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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