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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동안 강이한이 진실이라 믿고 있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한지음의 모습뿐이었다. 눈에는 붕대를, 다리엔 깁스를… 모든 것이 이유영이 저지른 짓이라고 끊임없이 되뇌게 하는 모습!

이유영이 고용한 납치범으로 인해 한지음은 두 눈이 멀고 다리도 부러졌다.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장애를 입으며 실명까지했다!

한지음의 인생은 이유영으로 인해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났다! 이것이 그가 알고 있던 진실이었다.

그런데 이 영상은 뭔가?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제대로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어떻게 눈이 멀쩡할 수 있지? 왜 두 다리로 걷고 있는 거지? 무수히 많은 의문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 있었다.

“하…!”

차가운 조소가 그의 입을 비집고 나왔다.

그런데 바로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병원에서 온 연락이었다.

“여보세요.”

“강 대푠님, 지금 한지음 씨가 위독합니다! 보호자가 빨리 오셔서 서명해 주셔야 해요!”

하지만 다급했던 목소리는 점차 줄어들었다. 강이한이 뿜어대고 있는 위압감이 전화 너머까지 전해진 까닭이었다.

“가, 강 대표님…. 그 한지음 씨…”

“알아서 하세요!”

그 말과 함께 강이한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전화를 끊어버렸다.

지금 당장 병원에 갈 수는 없었다. 지금 간다면 그는 한지음을 죽여버릴지도 몰랐다! 이유영과의 이혼도 모두 누구 때문이었는가!

그는 과거를 되짚으며 수많은 의문점이 조금씩 퍼즐이 맞춰지는 것이 느껴졌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이럴 수가!’

강이한은 핸드폰을 열어 다시 영상과 그 아래에 첨부된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사진엔 한지음과 의사의 금전거래가 있었음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었다.

“조 비서!”

분노한 강이한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차 안엔 숨 막히는 기운이 가득 돌았다. 조 비서는 좌불안석, 등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지는 것을 느꼈다.

“네!”

조형욱은 자기도 모르게 가득 힘을 주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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