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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유영은 당황한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그녀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그 사람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에요?”

둘의 관계를 생각해 봤을 때 절대 좋은 말이 나올 수 없는 관계였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박연준이 말했다.

최근 유영과 강이한의 이혼설은 청하시 사람들의 관심사였다.

그들의 이혼을 바라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런데 강이한에 대해 좋게 말한 사람이 그의 오랜 라이벌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렇게 비교해 보니 강이한이 더 속 좁은 인간으로 보였다.

“저와 그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정말 되돌릴 여지가 있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죠.”

유영이 아픈 표정으로 말했다.

박연준은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로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남자의 눈동자에 유영의 슬픈 얼굴이 담겼다.

강이한과 이혼 싸움을 하면서 그녀는 항상 강압적이고 당당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런데 모든 가면을 벗어 던진 그녀에게서는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

박연준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그러네요. 둘이 오래 사귀고 결혼했다는 말은 들었어요.”

10년의 사랑, 그건 전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헤어지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사랑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10년을 함께한 커플마저 마지막이 이토록 진흙탕 싸움인데 세상에 과연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게 존재할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유영은 묵묵히 고기를 입안에 넣고 잘근잘근 씹었다.

입맛이 썼다.

“그래요. 10년을 함께했죠.”

그녀는 다시 지난 생 같은 고통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불 타서 죽어갈 때 그 절망적인 감정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경험이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처럼 단호하게 이혼을 주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매정해 보일지라도 그녀에게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아무도 그녀의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었다.

식사가 끝난 뒤, 둘은 함께 동교 개발 현장으로 갔다. 늦은 시간임에도 현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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