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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인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분노에 그의 준수한 얼굴이 험하게 일그러졌다.

그에게서는 진한 살기마저 풍겼다.

“내일 아침 아홉 시, 법원 앞에서 만나.”

그 말을 끝으로 유영은 홀연히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강이한은 고집스러운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남자의 두 눈에 진한 아픔이 서렸다.

그녀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뒤섞여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이 남자 저 남자 만나고 다니면서도 그에게서는 멀어지려고 하는 그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는 치미는 분노를 담배로 달랬다.

다음 날.

법원 앞에 도착한 강이한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는 유영을 보았다. 그녀는 오늘 깔끔한 오피스룩에 머리를 위로 올린 모습이었다.

그는 그제야 그녀가 자신을 떠나도 잘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것을 이루기까지 그녀가 한 일들이 혐오스러웠지만.

강이한이 차에서 내려 다가오자 유영은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들어가자.”

평온하고 담담한 말투였다.

강이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과거에 사랑했던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생 지켜주고 싶던 여자인데 결국 여기까지 와버렸다.

그는 길게 심호흡하며 감정을 갈무리했다.

“이유영 나를 떠나서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겠어. 나중에 후회하며 나를 찾지나 마.”

강이한이 분개한 얼굴로 말했다.

박연준, 정국진 모두 좋은 남자라고 볼 수는 없었다.

그녀가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들겠다면 말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심연을 마주한 순간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

유영은 담담한 얼굴로 그를 힐끗 바라보고는 비웃듯 말했다.

“그런 날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 사람들이 장님이 된 널 영원히 지켜줄 것 같아?”

유영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조금이라도 남았던 그 미련조차 남자의 한 마디에 깡그리 사라졌다.

유영은 덤덤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의 주저도, 미련도 없는 모습에 강이한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이혼 서류를 접수하는 절차는 단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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