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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오후에 유영은 사무실로 나갔다.

조민정이 정리한 자료를 가지고 그녀의 사무실로 왔다. 대충 검토하고 사인을 마치자 조민정은 서류봉투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게 뭐예요?”

유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지난번에 요구하셨던 병원 쪽 자료입니다.”

“벌써 조사를 끝마쳤어요?”

유영이 놀라며 말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죠. 10억을 주고 진실을 밝혀냈으니 나쁘지 않은 거래였어요.”

10억이나 나갔다는 말에 유영은 살짝 가슴이 아팠다.

강이한과 결혼하고 이제는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절대 작은 숫자는 아니었다.

서류에 적힌 진실을 마주한 순간, 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네요.”

예쁜 얼굴에 냉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거기에는 한지음과 병원 내부 관계자가 돈을 주고받은 입금 기록과 영상이 들어 있었다.

한지음이 멀쩡하게 병원을 돌아다니는 영상이었다.

유영은 이 영상을 본 강이한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무척 기대가 됐다.

한지음의 시력을 되찾아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고 10년을 함께한 조강지처에게까지 마수를 뻗치려 했던 남자였다.

그렇게 정성 들여 보살핀 여자의 추악한 이면을 마주했을 때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조민정이 물었다.

“일단은 그냥 가지고만 있죠. 아직은 거기 신경 쓸 시간이 없어요.”

최근 그녀는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넘쳐나는 의뢰를 처리하기도 바빴다.

병원 쪽에서도 수상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진영숙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음의 손을 잡았다.

“네가 고생이 많아.”

“아줌마….”

한지음이 울먹이며 말끝을 흐렸다.

“네 오빠가 목숨을 바쳐 도와준 덕분에 우리 이한이가 살 수 있었어. 그때는 지석이가 고아인 줄 알고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이렇게 여동생이 멀쩡히 살아 있을 줄이야.”

오빠 얘기가 나오자 한지음의 얼굴에 짙은 슬픔이 드리웠다.

“다 지난 일인걸요.”

“왜 진작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이한 씨가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아줌마가 속상해하실 거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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