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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희미한 조명이 밝히고 있는 유럽식 인테리어의 서재 안, 예수 동상이 놓여있는 어두운색의 책상 앞에 그가 목에 십자가를 걸고 앉아있었다.

부관이 맞은 편에 서서 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말했다.

“감옥장님, 이 사람을 찾는 건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어떤 단서도 잡히지 않습니다.”

“어쩌면 저희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전에 찾았던 단서도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강지훈은 의자에 앉아 날카롭게 번뜩이는 작은 칼을 만지작거렸다.

“마지막 위치가 어디야?”

“토성촌입니다. 저희가 갔을 땐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내 명령이라고 전해. 살았으면 사람을 데려오고 죽었으면 시체라도 가져와.”

“네.”

강지훈은 돌연 무언가 생각났는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됐어. 내가 직접 가.”

“차 준비해.”

...

남원 별장.

낮잠을 자고 있던 장소월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잠이 깨어 침대에 일어나 앉았다. 무슨 영문인지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머릿속에 문득 무언가 떠오른 그녀는 다급히 침대에서 내려가 털 슬리퍼를 신고 옆 아기방으로 달려갔다. 그곳은 원래 그녀가 옷방으로 사용하던 곳이었기에 대부분 장소월의 옷으로 채워져 있었다. 공간이 커 많은 물건을 이곳에 놓아두었다.

강영수가 그녀에게 주었던 사진첩도 전연우가 찾아낼까 봐 두려워 이곳에 숨겼었다.

그녀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물건이 담긴 철로 만든 박스를 꺼냈다.

그녀는 국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메일 아이디가 로그인되어있는 예전 사용했던 핸드폰을 꺼냈다.

전원을 켜보니 아직 사용 가능한 상태였다. 다만 조금의 배터리밖에 남지 않았다.

장소월은 곧바로 메일을 열었다.

강용이 보내온 수많은 영상 메일이 담겨 있었다.

하나씩 내려보던 장소월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마음속에서 저릿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몇 년이 지나도록 그는 줄곧 그녀에게 했던 약속을 꿋꿋이 이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소월의 부르르 떨리던 손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바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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