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01화

고급스러운 검은색 박스 안, 가격을 매길 수도 없는 붉은색 보석이 박혀있는 반지가 누워있었다. 반지는 520개의 다이아몬드 조각을 정교하게 이어붙여 만들었는데 한 단계 한 단계 세심하기 그지없는 기술이 필요했다. 조금이라도 크거나 작으면 반지 전체가 무너지고 부서지기 때문이었다.

이 붉은색 보석은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무이한 것이었다.

그 가치는 6천억 원에 달했다.

장소월이 잠들지 못해 몽롱한 정신으로 뒤척이고 있을 때, 침대 옆쪽이 밑으로 쭉 꺼져내려갔다. 손이 누군가의 손에 살포시 끌려가더니 이어 무명지에 차가운 온도의 무언가가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전연우는 어느새 무명지에 붉은색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순간 정신이 든 그녀는 곧바로 손을 빼내며 몸을 일으켰다.

“뭐 하는 거야?”

그녀는 무명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빼내려 했다.

전연우는 묵묵히 그런 그녀를 지켜보다가 피곤함이 묻어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청혼...”

장소월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전연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인시윤의 결혼은 마무리됐어. 내일 외부에 공표할 거야.”

장소월은 몇 번 시도했으나 마음처럼 반지가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녀는 베개를 잡아 그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전연우, 너 정말 미쳤구나.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넌 인씨 집안을 이용했고, 인시윤을 죽이기까지 했어.”

“그럼 난? 난 어떻게 이용해 먹을 생각이야? 지금 내 모든 것은 이미 네 것이 됐잖아. 장해진도 죽었고, 남천 그룹도 손에 넣었어. 대체 왜... 왜... 날 놓아주지 않는 거야?”

전연우는 손을 뻗어 흥분하고 있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장소월의 병은 아직도 채 낫지 않았다.

전연우의 무거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서 울려 퍼졌다.

“장해진의 죽음은 나와 관련 없고, 난 남천 그룹에 손대지 않았어. 그냥 네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남천 그룹을 관리만 하고 있을 뿐이야.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져가도 돼.”

“난 싫어... 그런 건 필요 없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