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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고... 고마워요. 저도 함께 식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장소월은 3층 창가에 서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서철용 옆에 있는 임신한 여자를 어딘가에서 본 듯 낯이 익었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서철용이 이렇게까지 꽁꽁 숨겼을 줄은 몰랐다. 어느새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았다니...

조금 전 식사 자리에서 본 서철용의 그녀에 대한 감정은 분명 가짜가 아니었다.

정말 웃기는 일이다. 서철용은 전연우와 연합해 그녀에게서 엄마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해버린 사람이다.

이제 오해 하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간단히 사과 한마디 하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한다.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은 전연우와 함께 독거노인으로 외롭게 살다 죽어야 하거늘.

언제 가까이 다가왔는지 전연우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몸이 많이 회복된 것 같네. 이제 며칠 동안 나한테 빚졌던 거 갚아야 하지 않겠어?”

“내가 빚졌다고? 전연우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난 너한테 빚진 거 없어. 오히려 네가 나한테 빚졌지!”

얌전히 있다가 또 불같이 화를 내는 장소월이었다.

전연우는 이미 오랫동안 그녀의 몸에 손도 대지 못했다. 대다수 깊은 밤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계속 이렇게 나가다간 정말 중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녀가 침실에서 나가는 것을 본 전연우가 쫓아가려던 순간,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문밖에서 사라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전화를 귀에 가져간 채 서재로 들어갔다.

“말해.”

목소리가 차갑게 식었다.

상대방이 떨리는 목소리로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전... 전 대표님, 기사 내용은 이미 대표님 말씀대로 작성해 신문사에 보냈습니다. 한 시간 뒤면 신문에서 기사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핸드폰 기성은한테 줘.”

기성은이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두 시간 뒤 기자회견 할 거라고 공표해.”

“네.”

전화를 끊은 뒤 전연우는 옷을 갈아입고 장소월의 화장대 밑 서랍에서 명품 시계를 꺼내 손목에 찼다. 떠나기 전 그는 화실에서 바삐 작업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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