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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언제부터 내 일에 그렇게 간섭했어?”

전연우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송시아의 이마에 시퍼런 핏줄이 툭툭 튀어 올랐다. 하얗게 덧칠한 파운데이션 위 새빨갛게 바른 립스틱... 그녀가 질투가 가득 일렁이는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기성은이 다가와 말했다.

“대표님, 도착했습니다.”

전연우가 시선을 옮겨 다시 시계를 확인했다. 이 시간이면 그녀와 함께 저녁밥을 먹어야 한다.

전연우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말했다.

“이어지는 기자회견은 인하 그룹 대표가 직접 나와 할 겁니다. 제 기자회견은 여기까지입니다.”

그중 남자 기자 한 명이 물었다.

“전 대표님, 아직 기자회견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가시려는 건가요?”

전연우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미래의 제 와이프가 몸이 좋지 않아서요. 돌아가 함께 있어 줘야 해요.”

전연우는 다른 기자들의 질문을 무시해버린 채 곧바로 회의장을 나섰다.

전연우가 모습을 드러내서부터 지금까지 고작 십여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거의 모든 질문 시간을 아까 그 신입 기자가 낭비해 버렸다.

기자들은 가슴에 울분이 차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다들 자리에 앉아 투덜거렸다.

“왜 하필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해서는. 인터뷰할 수 있는 이런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도 모자라 심기를 건드리기까지 했어요.”

“대체 어떤 학교 졸업생이길래 저렇게 상황파악을 못 하는 걸까요. 우리 기자들 체면을 바닥에 떨어뜨려도 유분수지.”

“그러니까요! 다음 인터뷰엔 절대 들어오지 못할 거예요.”

“정말 짜증 나 미치겠어요. 엔조이 미디어는 대체 왜 저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받은 거예요?”

전연우가 나가고 몇 분 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인정아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나타났다. 그녀의 머리는 어느새 수많은 백발이 자라나 있었다. 그녀가 남색 정장을 입고 여장부의 포스를 뽐내며 들어오고 있었다.

송시아는 곧바로 전연우를 따라나섰다.

문을 닫지 않은 회의실 안에서 인정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연우 씨와 우리 시윤이의 이혼은 이미 사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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