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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방 안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던 은경애가 문 앞 발걸음 소리를 듣고는 재빨리 옷방 문을 두드렸다.

“아가씨, 대표님 오셨어요.”

은경애의 귀띔에 장소월은 얼른 핸드폰을 박스 안에 넣고는 원래 위치에 숨겨 놓았다.

전연우는 약간 어수선한 소리를 들으며 방 안에 들어섰다. 음산한 눈빛으로 한 바퀴 둘러보았으나 장소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은경애는 이제야 그를 발견한 척 연기하며 말했다.

“아! 아가씨께선 드레스룸에서 옷을 고르고 계십니다. 옷장 안에 있는 옷에 싫증이 난다며 새 옷을 입고 싶으시답니다.”

전연우는 티 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그녀를 추궁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장소월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벌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

전연우가 옷방 문을 열었을 때, 마침 안에서 걸어 나오는 장소월과 마주쳤다. 그녀는 손에 예전 입었던 잠옷을 들고 있었는데 전연우의 관심은 그곳에 가 있지 않았다.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아직 채 마르지 않은 그녀의 얼굴 위 눈물이었다.

전연우가 그녀의 젖은 속눈썹을 닦아주며 말했다.

“울었어?”

장소월은 머리를 움직여 그의 손길을 피하고는 행여 그가 무언가 눈치챌까 봐 애써 마음을 추슬렀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벌레가 눈에 들어와서 그래.”

“봐봐.”

전연우는 자세히 살펴보려 허리를 굽혔다.

“됐어. 이제 괜찮아.”

장소월은 그의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그때 별이가 발밑까지 기어와 그녀의 바짓자락을 잡고 꼼지락거리며 천천히 일어섰다.

“엄... 엄마...”

아이가 안아달라는 듯 팔을 벌렸다.

장소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별이를 안고 전연우가 있는 방을 떠났다.

전연우 역시 그녀의 감정에 일어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나간 뒤, 전연우의 날카로운 눈빛이 은경애에게 쏘아졌다. 순간 그녀는 오금이 저려왔다.

“아이고, 대표님.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너무 무서워요.”

전연우가 질문하기도 전에 그녀는 재빨리 대답했다.

“아가씨가 집에서 늘 이러고 계신다는 거 대표님도 아시잖아요. 아까도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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