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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날 데리러 온 거라면 헛걸음했어. 난 이곳에서 혼자 지내는 게 좋아.”

장소월이 그린 것은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해바라기 꽃밭이었다. 금빛 햇살이 꽃밭을 따스하게 비추고 해바라기들은 햇살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광명과 희망이 충만한 광경이었다.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대변해준다. 마음이 불안정한 사람들은 왕왕 먹구름이 빼곡히 박혀있고 폭풍우가 내리는 밤하늘을 그리곤 한다. 하지만 장소월은 내면에서의 밝고 찬란한 희망만 끄집어내 그림으로 표현해냈다.

그녀의 그림 실력은 꽤나 빼어났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그녀가 원하는 어떠한 미술학교든 갈 수 있을 것이다.

장해진은 그녀가 붓을 드는 것을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언제 이런 실력을 키웠는지 전연우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장소월은 종래로 누군가의 강요를 듣지 않고 복종하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렸다.

“지금 나와 돌아갈래, 아니면 사람들을 불러올까?”

전연우는 소파에 앉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종이를 발견했다. 학부모 회의 통지서와 캠프 신청서였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정보를 작성했고 남은 건 학부모 사인 하나뿐이었다.

전연우의 얼굴에 서늘함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돌아가 당신의 백윤서를 괴롭힐까 봐 두렵지도 않아?”

장소월은 그림에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 자세히 살펴보았다. 전연우의 대답을 기다리기도 했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당신의 간섭만 없다면 난 그 어느 때보다 잘 지낼 수 있어.”

이건 그녀의 진심이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연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를 죽도록 미워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그녀의 앞에 나타난다.

학교에 소문을 내고 사진을 올린 일은 전연우를 제외하면 아무도 하지 못한다.

지금 그녀는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건달들과 몸을 섞은 더러운 물건이 되어있다.

하여 학교에서도, 올림피아드 팀에서도 쫓겨났다.

그녀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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