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미 쓸데없지만 목숨은 남았으니... 이따가 내가 시선을 끌 테니 그 기회를 잡고 도망가.”뱀 할멈이 그렇게 말하면서 이를 꽉 깨물었다.김지유가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왔으니, 자기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손녀 같은 김지유가 호랑이 굴에 빠졌는데, 모르는 척할 수가 없었다. “난 이제 내 진짜 손녀를 찾으러 갈게.”뱀 할멈이 중얼거렸다.어지러운 기운 속에서 뱀 할멈은 거의 모든 기력을 쏟아냈다.“할머님, 안돼요!”종사인 김지유는 그 기운을 느끼고 바로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고 소리를 내질렀다.최서준은 빠르게 뱀 할멈의 목을 내리쳐 기절시켰다. 뱀 할멈은 순식간에 쓰러졌다.“왜 다들 날 안 믿는 거야.”최서준은 중얼거리더니 얘기했다.“누나, 할머님 잘 보고 있어요. 남은 건 내게 맡겨요.”최서준은 몸을 돌려 바로 3대 독 왕에게로 걸어갔다.최서준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3대 독 왕은 참지 않고 동시에 달려들었다.순식간에 눈앞에 여러 가지 빛깔의 향연이 펼쳐졌다.붉은색, 초록색, 검은색 기운들이 넘실거렸고 세 독 왕은 그사이를 누비고 있었다.최서준은 그 기운이 김지유에게까지 닿으려는 것을 보고 얼른 허공에 나타나 세 독 왕을 김지유에게서 떨어뜨리려고 했다.하지만 그 행동에 3대 독 왕이 바로 눈치를 챘다.세 사람은 동시에 달려와 최서준을 따라잡았다. 최서준은 두 사람의 주먹을 피했으나 뱀독 왕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옆구리를 맞았다.최서준은 마치 운석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져 사람들 눈에서 사라졌다.“흥, 뱀독 왕의 공격 한 번에 쓰러지다니. 넌 이제 죽었어.”“그러게 말이야. 뱀독 왕이 이미 무시무시한 뱀독과 기운을 몸에 넣었으니 조금만 닿아도 죽게 될 거야. 아무리 독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뱀독 왕의 독에 당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해. 끝이 없음에 처음 들어온 최서준은 더욱 모를 거야.”무독교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이미 마음을 굳혔다.다른 두 독 왕은 뱀독 왕이 최서준을 공격한 것을 보고 몰래 한숨을 돌렸다.
“이거 설마... 여래 신장?”멀리서 이 장면을 본 무독교 성원들은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장면을 보면서 입을 딱 벌렸다.‘이런!’뱀독 왕과 전갈 독 왕 두 사람은 최서준이 독개구리 왕한테로 돌진하는 것을 보고 그의 목표가 독개구리 왕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그를 돕고 싶었지만 위압감에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이윽고 굉음이 터졌다.독개구리 왕이 서 있던 자리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이 생겼다. 독개구리 왕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셋째야!”뱀독 왕과 전갈 독 왕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소리를 질렀다. 두 사람은 절벽 끝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최서준이 천천히 날아올랐다. 이윽고 최서준이 진기를 이용해서 붉은 옷 노인의 시체를 건져냈다.바로 독개구리 왕이었다.최서준은 시체를 두 독 왕에게 던져버렸다.“셋째야!”전갈 독 왕은 시체를 받아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흔들며 깨워보려고 했다.하지만 이미 숨이 끊어졌기에 아무 소용도 없었다.“감히 우리 막내를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이야!”전갈 독 왕은 빠르게 최서준을 향해 달려갔다.“안돼!”뱀독 왕이 뒤에서 소리쳤다. 이윽고 전갈 독 왕은 빠른 속도로 다시 날라왔다.최서준이 전갈 독 왕의 복부를 가격하자 전갈 독 왕의 단전이 그대로 부서졌다. 내공은 사라지고 오직 목숨만이 겨우 붙어있었다.“널 죽여버릴...”그는 말을 다 맺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렸다.3대 독 왕은 어느새 한 명만 남았다. 무독교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도망치는 것도 까먹었다.“얼른, 얼른 가서 교주님한테 얘기해!”지켜보고 있던 무독교 중 한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최서준은 그런 사람들을 신경도 쓰지 않고 몸을 돌려 뱀독 왕 앞으로 왔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뱀독 왕은 최서준 앞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꿇어버렸다.최근 최서준은 매일 밤 용문 비경 속에서 금무명과 싸우며 무후 세 번째 단계가 되었다. 금무명도 놀랄만한 성장 속도였다.역
뱀독 왕이 자기 뱀을 꺼낸 것을 본 김지유는 최서준의 말뜻을 이해했다.그녀는 최서준을 쳐다보았다. 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바로 금침독벌레를 천천히 꺼냈다. 금침독벌레가 김지유 몸에서 나오자 초록색 뱀은 허공에서 발악했다. 같은 독벌레로서, 초록색 뱀은 자기의 처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금침독벌레가 다가오자 초록색 뱀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이윽고 금침독벌레가 초록색 뱀의 몸을 작게 물었다. 그러자 초록색 뱀은 축 늘어져 버렸다. 뱀독 왕은 그제야 어두운 표정으로 뱀을 거두었다.금침독벌레가 다시 김지유의 몸으로 들어온 순간, 김지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처음 느껴보는 떨림과 함께 온몸으로 기운을 내뿜었다.“너, 무슨 짓을 한 거야!”그 상황을 본 최서준은 빠르게 뱀독 왕의 옆에 나타나 손으로 뱀독 왕의 목을 쥐었다.뱀독 왕이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최서준은 당장 힘을 줘서 뱀독 왕을 죽일 것이다.“최 대가님, 이건 제 탓이 아닙니다. 성녀님의 금침독벌레와 제 뱀은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지금 힘을 얻어 금침독벌레가 각성한 것이죠. 그러니 숙주인 성녀님도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된 겁니다.”뱀독 왕이 해명했다.뱀독 왕의 뱀이 물렸을 때, 뱀독 왕은 겨우 종사 첫 단계의 힘을 유지하고 있었다.하지만 김지유는 순식간에 힘을 되찾았다. 이윽고 종사 첫 단계에서 종사 세 번째 단계가 되었다.뱀독 왕을 오해했다는 생각에 최서준은 얼른 손을 놓았다.그는 김지유 옆에 가서 김지유가 숨을 고르는 것을 기다리다가 물었다.“누나, 지금 몸 상태는 어때?”기운은 가다듬은 김지유는 뱀독 왕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웃으면서 대답했다.“서준아, 생각보다 매우 좋은 것 같아. 아까 그 한입으로 금침독벌레가 3단계나 강해졌어. 앞으로 내가 따라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종사 네 번째 단계가 될 거야.”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고개를 돌려 뱀독 왕에게 질문했다.“뱀독 왕, 너희 무독교는 이렇게 동류를 잡아먹는 방식으로 힘을 쌓은 거야? 다른
돌아가는 길. 뱀독 왕이 길을 텄다. 길에서 마주친 생물들은 모두 그들을 피해 돌아서 갔다.“여기를 뜨는 게 나을걸? 나 때는 말이야, 무독교는 이미 악독하기로 소문이 자자했어. 그 교주는 쉬운 사람이 아닐 거야. 갔다가 영영 못 돌아오는 수도 있다고.”금무명이 머릿속에서 얘기했다.“안돼요. 지금은 직접 찾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그 교주는 결국 우리 누나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결국은 싸워야 해요. 피할 수 없으니 지금 쳐들어가야죠.”최서준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김지유와 함께 이런 불안정한 삶을 사느니 차라리 지금 가서 싸우는 게 나았다.그러자 금무명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산에 으리으리한 궁전이 나타났다. 궁전은 거대한 바위 앞에 있었는데 꼭대기에서 빛이 반짝였고 금빛이 쏟아져 내렸다. 이런 산골짜기에 이런 궁전이 있을 거로 생각하기 어려웠다.“뱀독 왕님, 성녀를 데리고 오셨군요. 다른 두 독 왕님은요?”무독교의 경비원은 뱀독 왕을 보고 얼른 고개를 숙였다.다른 사람들 눈에, 무독교의 독 왕이 성녀를 데려오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뱀독 왕 뒤에 서 있던 최서준은 그대로 무시를 당했다.“응. 두 사람은 다른 일이 있어서, 일단은 내가 성녀님을 데리고 교주님을 만나러 간다.”뱀독 왕은 담담한 태도로 말하고 경비원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뱀독 왕님, 이 자는 누구입니까?”경비원은 뱀독 왕과 성녀를 보내고 최서준을 막으면서 물었다.최서준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손을 쓰려고 할 때.“성녀님의 친구다. 우리 신성교를 아주 존경한다고 하길래 같이 데리고 가서 교주님을 만나러 가려고 한다.”뱀독 왕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진짜인지는 몰라도 독 왕의 말이니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경비원은 바로 막지 않고 최서준을 보냈다.궁전에 들어간 최서준은 내부가 이루어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호화롭다는 것을 발견했다. 궁전 안에는 보석과 크리스털이 가득했고 높은 천장 가운데는 야명주도 있었다.여기의 보물 중 하나라
“얼른 도망쳐! 저 자식은 무후 네 번째 단계야! 넌 저 자를 이길 수 없어!”금무명이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소리쳤다.“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최서준은 무독교의 교주가 최서준이 올 것을 미리 아는 것처럼 궁전 앞에서 기다릴 줄은 전혀 몰랐다. 원래는 몰래 습격하려고 했는데 그 계획마저 실패해버린 것이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김지유를 버리고 도망갈 수는 없다.‘방심했어.’아까 탐식충이 시체를 먹을 때부터 교주는 눈치챘을 것이다.최서준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당신이 무독교의 교주야?”노인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천천히 최서준을 보면서 대답했다.“내 이름은 무운성, 바로 신성교 교주다. 네가 만약 굴복하고 내 밑으로 들어온다면 3대 독 왕과 같은 지위, 아니, 그들보다 더욱 높은 지위를 줄게. 어떠냐.”노인은 모든 것을 예측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3대 독 왕? 지금은 한 명만 남았는데 어떡하지?”최서준이 비웃으면서 말했다.“음?”무운성은 고개를 꺾어 뱀독 왕을 쳐다보았다. 뱀독 왕이 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자 그제야 최서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신성교에서 벌레에 당하지 않은 사람은 3대 독 왕뿐이야. 하지만 그중에서 두 사람이나 죽이다니. 왜 뱀독 왕은 살려둔 거지?”무운성에게 있어서 3대 독 왕은 그저 일반인들과 비슷했다.두 독 왕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무운성은 그저 웃어넘길 정도였다.“이미 다른 주인을 섬겼으니, 살려줄 수 있지.”최서준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머릿속으로는 대책을 강구했다.“다른 주인? 성녀를 말하는 거야? 하하, 웃기지 마. 종사 급의 여자 하나한테 쩔쩔맬 것 같아? 금침독벌레를 길들이지 못했다면 성녀도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 성녀를 주인으로 섬기다니, 머리가 잘못된 게 틀림없군!”무운성이 소리 내 웃었다.“네 앞에 서 있는 나를 섬겨야지. 마지막 기회를 주마. 항복하고 내 밑으로 들어와라. 그렇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다!”무운성은 최서준을 위해 몇 걸음이나 양보했지만
최서준은 제자리에 서서 무운성을 찾았다.최서준이 공격을 멈추자 무운성은 김지유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주먹은 꽤 쓸만하네.”무운성은 여유롭게 대답했다.“쓸만하다고? 내 앞에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볼까? 쓰레기 같은 것들이 어디...!”자기의 기술을 평가하는 사람을 본 금무명은 참지 못하고 말을 내뱉었다.“네가 지금 저자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저자가 무혼전의 킬러처럼 마도계의 수행자라서 그래.”마도계!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바로 방법을 떠올렸다.“뇌야, 쳐라!”최서준의 말에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순식간에 번개가 내려쳤다.“뇌 법을 알아?”그 모습을 본 무운성은 그제야 약간 조급해했다. 그는 무후 네 번째 단계의 힘을 내뿜었다. 이윽고 무운성의 주변으로 혼의 모습을 한 검은색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이내 입을 쩍 벌리고 최서준을 공격해왔다.무운성은 손으로 진을 그리면서 주문을 읊고 있었다.최서준은 얼른 번개를 내렸다. 벼락에 맞은 혼은 고막을 긁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최서준이 바로 그 그림자를 해치웠을 때, 무운성이 갑자기 소리쳤다.“지금이다!”그러자 갑자기 궁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궁전의 깊은 곳에서부터 환한 빛을 띠는 물체가 떠올라왔다. 그리고 어느새 무독교 본부 전체를 환한 빛으로 비추었다. 무운성은 다시 소리 내 웃었다.“하하하, 네가 번개를 다룬다고 해서 내가 놀랄 줄 알았어? 그냥 그뿐이야. 내가 신성교의 진법을 불러내는 데 실패했다면 네게도 희망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너는 이제 끝난 목숨이야!”이윽고 무운성은 진법을 가동했다.최서준은 더는 번개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하늘을 뒤덮던 먹구름도 천천히 사라졌다.아까 무운성 주변을 감쌌던 검은 그림자도 다시 나타났다.“또 어떤 방법으로 나를 즐겁게 해줄 거냐.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 내가 널 공격하게 되면 너는 기회가 없을 테니까.”무운성은 다시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그럼 잘 지켜봐.”최서준은 용문 비경에서 칠성용연검을 꺼내 다
김지유를 지키기 위해서, 최서준은 그림자들에 의해 몸이 찢기고 피가 나도, 심지어 살이 찢기고 기운을 빼앗겨도 가만히 있었다. 그림자들은 거의 최서준의 내공을 반 정도 빼앗아 갔다. “왜 그랬어, 멍청하게.”최서준은 자기의 상처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편으로 내공을 빼앗기며, 한편으로는 김지유의 얼굴을 쓰다듬을 뿐이었다.부드러운 기운이 김지유의 몸으로 들어갔다. 김지유는 그제야 살아났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최서준이 자기한테 기운을 불어넣지 못하게 막았다.흰옷에는 피가 튀어있었다. 손을 꼭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은 이 궁전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무운성은 그 모습을 보고 살짝 짜증 난 듯 물었다.“성녀, 고작 이 자식을 위해서 몸을 내던지는 겁니까? 두 사람 도대체 무슨 사이죠?”김지유는 최서준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상대가 무운성이라고 해도, 두 사람의 눈에는 서로밖에 없었다.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우리는 그저 평범한 남매일 뿐이야.”그 말을 들은 무운성은 순간 화가 치솟았다.“아니, 성녀는 내 것이야!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해!”그렇게 소리를 지른 무운성은 검은 연기로 변해 공기에 흩어졌다. 그 검은 기운이 닿는 곳마다 모든 생물이 생기를 잃어갔다.궁전의 돌과 강철도 검은 기운에 닿기만 하면 몇십 년째 방치된 물건처럼 녹이 슬었다.“안 돼. 이 자식의 기술은 위험해. 얼른 도망쳐!”금무명이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외쳤다.하지만 지금 도망치는 것은 이미 늦었다. 밖에는 진법이 둘려 있었고 앞에서는 검은 기운이 다가오고 있었다.최서준은 급속도로 퍼지는 검은 기운을 보고 김지유를 쳐다보면서 부드럽게 물었다.“누나, 무서워?”김지유는 꿀이 떨어지는 시선으로 최서준을 보면서 대답했다.“너랑 함께라면 지옥이라도 두렵지 않아.”최서준은 약간 힘들어 보였다. 내공이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 더는 반항할 힘도 없었다.“좋아,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두 사람은 어느새 검은 기운에 잠식
“먹으라고 해.”“내 내공이 부족해서 안 돼.”“내공일 뿐이잖아. 내가 줄게.”말을 마친 최서준은 온몸의 내공을 끌어내 금침독벌레에게 내공을 불어넣었다.금침독벌레는 김지유의 손에서 천천히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그를 둘러싼 금색 빛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그러자 검은 연기가 금색의 빛에 닿자마자 사라졌다. 게다가 검은 그림자들도 그 빛에 눈 녹듯 사라졌다.검은 연기가 사라질 때, 그들은 비명을 들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다 똑같은 성충이고 넌 고작 종사일 뿐인데, 어떻게 내 성충을 흡수해갈 수 있는 거지? 이건 불가능해! 이건 안될 일이야!”검은 연기 속에서 무운성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최서준과 김지유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금침독벌레 체내로 내공을 불어넣었다.“안, 안돼!”어느 순간, 금색의 빛이 갑자기 더욱 커지고 더욱 거세졌다.“안 돼! 얼른 멈춰!”낯빛이 파리해진 무운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도 나이 들고 허약해진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머리도 희끗해지고 더욱 병약한 모습이었다.“얼른 멈춰! 태상장로, 얼른 날 구해줘!”무운성은 두 사람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날아올라 궁전을 향해 소리질렀다.하지만 그의 고함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무운성은 다시 최서준과 김지유 앞에 나타났다.“성녀, 얼른 멈춰요. 내가 졌습니다. 얼른 멈추세요! 내 교주 자리를 내어주고 성녀를 내 주인으로 삼을 테니 얼른 멈춰요!”무운성은 거의 무릎을 꿇기 직전이었다. 입으로는 계속해서 용서를 빌고 있었다.“무운성이 그 수법을 부리지만 않았어도 무후 네 번째 단계의 힘으로 널 간단히 이겼을 텐데 말이야. 만약 무운성이 진심을 다했다면 넌 오늘 무운성의 손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을 거야. 하지만 지금 보니 결국은 상성이 더 중요한 거였네.”금무명은 위기를 넘긴 것을 보고 얘기했다.“아니면 살려만 줄까?”김지유는 애걸복걸하는 무운성을 보면서 약간 동정심이 들어 최서준에게 물었다.“누나, 절대 안 돼. 이런 늙은 여우 같은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