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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술집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피를 보는 건 안 되지. 이 골목이 얼마나 좋은가. 걱정은 붙들어 매게. 골목 뒤편은 술집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여기서 두 사람 정도 죽어 나가도 아무도 모를걸세.”

노인네가 이렇게 협박했다.

“어디서 감히! 나 누군지 알아요?”

임지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연예인 신분과 임씨 집안 출신이라는 것도 같이 털어놓았다.

“그러니 좋은 말로 할 때 물러나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지 말고.”

“어이구.”

노인네는 세상 우스운 농담이라도 들었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가씨, 내가 유명 연예인 못 만나본 것처럼 보이나?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 술집이 뭘 숨기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 그게...”

순간 말문이 막힌 임지아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며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

“걱정하지 말게나. 임씨 집안 사람이라니 건드리지는 않겠네. 하지만 말이야.”

노인네가 시선을 최서준에게로 홱 돌리더니 얍삽하게 웃기 시작했다.

“이 젊은 총각이 자꾸 고집을 부린다면 좀 쓴맛을 보는 수밖에 없겠지. 총각, 나는 이미 많은 기회를 줬다네.”

“당신!”

임지아가 뭔가 덧붙이려는데 최서준이 얼른 임지아를 잡아당기며 눈치를 주었다.

“나 믿어요.”

최서준의 눈빛에 임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하하하.”

큰소리로 웃던 최서준이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르신, 이거 드릴게요.”

“참말인가? 이렇게 빨리 생각을 바꾼다고?”

노인네는 그런 최서준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아까만 해도 절대 줄 것 같지 않았는데 말이다. 노인네가 푸석푸석한 손으로 테이블을 톡톡 건드리더니 잠깐 고민했다.

“그럼 물건을 이리 내놓게.”

최서준이 싱글벙글해서 품속을 이리저리 뒤지더니 끝내 손수건 하나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여기요.”

노인네가 손수건을 건네받았다. 열어보니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또 당하고 만 것이다.

“총각, 정말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보구먼.”

노인네의 말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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