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 네가 감히 겁도 없이 여기 나타나? 보아하니 손항준도 네놈이 죽였구나.”손성호가 말하기도 전에 손성운이 물었다.“죽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손항준은 내 손에 죽지 않았지.” 거짓말이 아니었다.손항준의 진짜 죽음은 진실을 말하려다 몸의 금기를 건드린 탓이었기에 자살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럼 내 아들은 어딨어?”조씨 가문과 엄씨 가문도 이 틈을 타 물었다.최서준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차갑게 바라보기만 했다.“최서준, 오늘은 내 생일 잔치야. 할 말 있으면 오늘이 지나고 해.”최서준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 손성운은 돌아서서 말했다.최서준은 무심하게 웃었다.“말했잖아, 목숨 가지러 왔다고.”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이는 상대에 손성호가 대꾸했다.“말해, 너희 쪽 사람들 다 어디 있어. 당장 부르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내가 널 한 방에 죽여버릴 테니까.”손성호가 굳은 표정으로 주위 기운을 감지했지만 누구도 없었기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남양의 도강 전투 이후 유재충과 여경훈까지 남양에서 죽자 손성호는 곧바로 최서준 배후의 사람들이 한 짓이라고 단정 지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갓 승급한 무술 종사 혼자서 무슨 수로 그들을 상대한단 말인가.“하하하, 고작 무술 7단계 수련자가 한방에 날 죽인다고?”최서준은 웃음을 터뜨리다가 말했다.“맹목적인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지, 우물가에 앉아 하늘만 보고 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손성호, 오늘은 당신뿐만 아니라 손씨 가문 전체가 한성 보육원의 목숨값을 치러야 할 거야!”“우리 무술 협회 장로들은 어디 있느냐!” 이 말을 들은 손성호 역시 격분하여 폭발적인 소리를 내뱉었다.그 순간 조씨 가문의 가주, 엄씨 가문의 가주, 손성운과 한씨 가문 미인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자식 잡아!” 손성호는 명령을 내렸고 이 기회를 이용해 최서준의 배후에 있는 종파를 끌어내려는 수작이었다.조씨와 엄씨 가문 가주들은 앞으로 나섰지만 한씨 가문 미녀는 제외였
최서준은 날아오는 조씨 가문 가주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죽음을 자초하는군!”이윽고 그는 똑같이 주먹으로 맞받아쳤다.쾅-공기의 흐름이 안쪽 홀의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뒤집으며 사람들을 뒤흔들었다.그들이 제대로 서 있기도 전에 소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들렸다.퍽, 퍽, 퍽...“다 끝났어, 조씨 가문 가주의 위압적인 힘에 지는 건 시간 문제야.”“그래, 남양의 최 대가가 감히 조씨 가문 가주와 주먹을 맞대다니. 이건 죽어도 이름을 날릴 테니.”“맞아, 영광스러운 죽음이지. 4대 무림 가문의 다른 가주였어도 조씨 가문의 저 힘에 압도당하면 마찬가지로 질 거야. 그런데 최 대가의 힘이 4대 가주들과 대등하다니 무서운 일이야!”경기장 밖에서 수군거리는 것과 달리 한창 전투를 벌이고 있던 조씨 가주의 표정은 침울하기 그지없었다.주먹이 맞붙고 그는 의아함이 들었다.대체 천강패의권을 수련한 자가 누구란 말인가.주먹에서 느껴지는 저릿한 감각에 조씨 가주는 빨리 이곳 전장을 벗어나고 싶었다.상대인 최서준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자신을 들러붙어 조금이라도 틈만 보이면 주먹을 휘두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수십 차례의 대치로 이미 손가락 마디뼈가 부러졌다. 별것 아닌 부상이었지만 맞붙은 상대는 부상은 말할 것도 없고 옷자락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고 여유로워 보였다.조씨 가문 가주는 진작 자신이 최 대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다만 한번 나선 이상 멈추기가 어려웠다.어떠한 대가를 치르기 전까지 전장에서 벗어나는 건 이제 불가능했다.바로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워밍업은 끝났어. 이제 그만 죽어!”원기를 이용한 최서준의 주먹은 조씨 가문 가주의 눈에 천강패의권보다 더 천강패의권 같았다. 도저히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어딜 감히!”“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최 대가가 오랜 시간 조씨 가문 가주와 싸워도 전혀 물러설 기색이 없는 거지?”“설마 남양의 최서준이 조씨 가문 가주보다 실력이 월등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기 결과를 지켜보다가 탄식을 내뱉었다.진릉에서 무술 협회 회장이 나섰다는 건 곧 끝을 의미했다.그런데 이번에는 무술 협회장뿐 아니라 손씨 가문 가주까지 가세하니 실로 두렵기 그지없었다....“내 손아귀에 있는 사람을 살리려 하다니, 감히 주제도 모르고!”최서준은 날아오는 손씨 가문 형제를 힐끗 쳐다보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최서준은 그 틈에 방어 차원에서 묵직한 주먹을 날리는 등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그런데 그는 정작 자리에서 잠시 비틀거리더니 주먹으로 조씨 가문 가주의 얼굴을 정면으로 강타해 얼굴 전체가 함몰되었다.조씨 가문의 가주는 죽음을 각오한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렸는데 최서준 옆으로 청록색 빛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조씨 가문 가주의 주먹은 손가락뼈부터 시작해 손목 팔뚝까지 서서히 무너져 버렸다.청록색 빛 그림자는 조씨 가문의 마지막 주먹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팔 전체를 부숴버리고 손씨 가문 형제의 합동 공격도 막아냈다.보이지 않는 파문이 퍼져나가자 안쪽 홀에는 무술 수련 고수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이 충격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모두 부서져 안쪽 홀은 엉망이 되어버렸고 바깥 홀에 있던 사람들도 진작 모습을 감췄다.무술 수련자들도 이미 십여 미터 정도 떨어진 채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이미 거기까지가 한계였고 더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 주고받는 공격에 그들까지 부상을 당할 것이 뻔했다.“오늘부터 진릉에 조씨 가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서준은 손씨 가문 형제의 가운데 서서 차갑게 말했고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조씨 가문 가주가 저렇게 죽을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그러게, 남양 최 대가의 힘이 조씨 가문 가주를 죽이고 손 회장 형제의 공격까지 막아낼 정도로 강할 줄이야.”“오늘 이 전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우리 모두 역사의 증인이야!”그 말에 다들 들뜨기 시작했다.더 이상 최서준이 상대가 되지 않을 거란 말은 나오지 않았고 거듭
“쳇, 이럴 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사람을 시켜 불을 지르게 하지 말고 내가 직접 남양으로 달려가서 널 죽였어야 했어!” 손성호는 이 순간 무언가를 떠올리며 섬뜩하게 말했다.“진짜 당신이었네!” 이 말을 들은 최서준은 급격히 살기에 휩싸였다.단지 떠본 것뿐이었다. 손항준이 수상하다고 손씨 가문 전체가 그런 건 아닐 테니까. 그런데 확인해 보니 역시나 손씨 가문 위아래가 전부 다 알고 있었다. 얼음장 같은 냉기가 이곳 전체에 퍼져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이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사람의 살기가 이토록 짙을 줄이야.뼛속까지 사무치는 증오심이었다.최서준의 머릿속에는 한성 보육원의 형제자매들이 떠올랐고 더 나아가 원장의 자상하고 인자한 얼굴이 떠올랐다.이 모든 비극이 자신 때문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더 힘들었다.이윽고 그는 몸을 휙 움직여 손씨 가문 사람들 곁에 나타났고 상대는 그대로 쓰러져 죽어버렸다. 또다시 휩쓸며 지나다니는 곳마다 손씨 가문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졌다.“아버지, 살려주세요!”“최서준, 난 그때 그 사건에 찬성하지 않았어!”“네 형제들을 죽인 건 가주야!”“나도 어렸어, 나도 어린애였다고!”“미안해요, 최 대가.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여기 모인 사람들은 손성운이나 손성호의 직계 후손들이었다.최서준은 자비를 구하는 이들의 호소를 못 들은 척했다.세상을 떠도는 사악한 악귀처럼 나타나는 곳마다 목숨을 거두어갔다.“최서준, 죽여버릴 거야!” 손씨 가문 두 형제의 마음도 순간 분노로 가득 찼다.두 사람은 최서준의 뒤에 따라붙었지만 그저 쫓아다닐 뿐 자신의 후손들이 연이어 학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절망적이야?” 손씨 가문 사람들 뒤에 최서준의 모습이 나타났다.“화가 나?” 말하며 그는 어느새 이미 다른 곳에 나타나 있었다.“그래, 그런 느낌이야.” 최서준의 잔영이 보일 때마다 손씨 가문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걸 의미했다.서서히 수십 명에 달하던 손씨 가문 사람들 중
“하나, 둘, 셋...”손으로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세어보았다.“손성운, 이제 여섯 명밖에 안 남았어. 그해 사건의 내막을 말하지 않으면 손씨 가문은 오늘 멸망할 거야!” 차갑게 말하는 최서준의 흉흉한 살기에 사람들은 그가 말한 대로 할 거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최서준, 꿈 깨. 넌 죽기 전까지 진실을 모를 테니 걱정 마.” 태허결 공법의 특수성으로 인해 손성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원기가 소용돌이치며 파문을 일으켰다.“최서준, 오늘 손씨 가문의 치욕을 네 목숨으로 갚아야 할 거야!” 손성운은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던 손씨 가문 저택이 이미 피로 붉게 물든 것을 맹수처럼 충혈된 두 눈으로 바라보았다.흑과 백의 원기가 충돌했지만 최서준은 이를 외면했다.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며 두 사람이 지키고 있던 여섯 명 중 한 명, 또 한 명이 쓰러졌다.“바람아!”손성호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죽은 사람은 그의 자식 중 한 명이었고 또다시 그림자가 번뜩이며 한 명이 죽었다.그렇게 몇 차례 반복 끝에 자리에 남은 손씨 가문 사람은 오직 두 형제뿐이었다.손성호 형제는 최서준을 전혀 따라잡지 못했고 최서준이 자식들을 모두 죽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한수영, 저놈이 살인에 미쳐서 우리 두 가문까지 몰살시키는 건 아니겠지?”옆에 있던 엄씨 가문 가주가 이 지옥 같은 광경을 보고 중얼거리자 한씨 가문 미인이 말했다.“정말 죽이려 한다면 엄씨 가문이 도망칠 수 있을까요?”한수영이 되물었다.하긴, 저 무서운 고수가 자신의 가문을 죽이려 했다면 진작 아비규환이 됐겠지, 그가 이곳에서 가만히 지켜볼 틈이 있었을까.“최서준,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손성호가 버럭 소리치며 그의 모습이 허공에서 희미해지더니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손 회장이 죽기 살기로 싸우려는 거야!” 이 장면을 본 한씨 가문 가주는 충격에 휩싸여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소문에 손 회장은 좀처럼 나서지 않는데 한번 나서면 필시 사람이 죽는다고 했다.
먼저 달려들다가 몇 발짝 떨어져 있던 손성운은 공격은커녕 서 있는 것조차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최서준이 한 발 한 발 내딛는 동안 손성운은 온몸의 모든 뚫린 곳에서 피가 솟구쳤고 저항할수록 죽음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살고 싶으면 무릎을 꿇는 길밖에 없다!그때, 최서준은 물론이고 형인 손성호마저도 손성운을 쳐다보지 않았다.“최서준, 내가 네 상대가 아니어도, 네가 나와 손씨 가문을 무너뜨려도, 네가 아무리 무서운 존재로 성장했어도, 그 사람 앞에서는 여전히 개미에 불과해, 하하하!” 손성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 웃는 그의 모습에 최서준은 그가 미친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손성호가 큰 소리로 웃을 때 손성운은 더 이상 압박을 견딜 수 없었다.털썩-손성운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동생아, 아직도 모르겠어?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도 저 망할 놈은 우리를 놓아주지 않을 거라고.”손성호는 비통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고 동시에 혼돈의 기운이 퍼져나갔다. 최서준은 그가 이미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걸 자각하고 원기를 동원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종사 7단계까지 수련한 그가 원기를 뒤집자 종사 8단계의 경지에 도달했다.하지만 그게 다였다.최서준이 휙 움직이더니 다시 나타났을 땐 이미 손성호 앞에 도착해 있었고, 손성호가 미처 따라잡지 못할 빠른 속도로 손성호의 단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그 순간 이미 역전된 원기는 마치 근원이 잘린 것처럼 끊어져 버렸다.이미 한 번 자폭의 고통을 겪은 최서준은 당연히 두 번 다시 걸려들지 않았다.“죽음을 자초한다면 뜻대로 해주지!”최서준은 말이 끝나자마자 손바닥으로 손성호의 머리를 똑바로 내리쳤다.만약 이 손바닥을 정통으로 맞았다면 아무리 종사 7단계의 경지에 이른 몸이라도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바로 그때, 뒤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손성운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말했다.“최서준, 말할게. 우리 형
“지아야, 약속할게. 결혼하고 네가 연예계에서 발전하고 싶다고 해도 난 똑같이 응원할게.”임지석은 한쪽 무릎을 꿇고 예쁜 선물 상자를 꺼냈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안에 반지가 들어있을 거라는 건 뻔한 사실이었다.“오빠, 이러지 마. 난 단지 오빠를 친오빠로만 생각했다는 걸 알잖아.”이 모습을 본 임지아는 재빨리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최서준 그 자식 때문이야? 지아야, 더 이상 그놈한테 마음 주지 마. 그 자식은 이제 돌아오지 못해. 죽을 운명이라고!”“최서준 씨가 왜, 무슨 일인데?”최서준의 소식을 들은 임지아가 서둘러 물었다.“역시 그 자식 때문이었구나. 그 멍청한 자식이 대체 뭐가 좋다고. 지아야, 그 자식 진릉의 거물을 건드렸어. 이제 죽을 목숨이라고, 절대 돌아오지 못해.”임지석이 단호하게 말했다.“지야, 내 곁으로 돌아와서 임씨 가문 공주님이 되는 게 좋지 않겠어?”“오빠, 그만해!” 임지아는 다시 한번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임지아, 적당히 해. 내가 그동안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네가 연예계에서 발전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돈도 주고 데뷔 자금도 지원해 줬는데, 그동안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알아?” 임지석의 말투가 점점 차가워졌다. 부드러운 방법이 먹히지 않자 그는 강하게 밀어붙일 생각이었다.“임지아, 주제넘게 굴지 마. 넌 우리 부모님이 입양한 버려진 아이일 뿐이야. 우리 부모님과 내가 아니었다면 오늘 네가 여기 있을 수 있었겠어? 싫어도 좋다고 해야지.”임지석은 단번에 문을 넘어 임지아의 손을 낚아챈 뒤 입을 맞추려 했다.짜악-임지아는 임지석의 뺨을 때리는 것으로 반격했다.“오빠, 가.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할 테니까.” 이 순간 임지아 역시 분노가 치밀었다.어렸을 때부터 친오빠로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딴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임지석은 뺨을 맞은 곳을 손으로 만지며 천천히 임지아에게 다가갔다.그는 손을 들어 올리며 똑같이 뺨을 때렸고 그 자리에서 임
“최서준, 네가 어떻게 손씨 가문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 임씨 가문 일이니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가 너였으면 얼른 진릉을 떠나 멀리 가버렸을 거야. 손씨 가문이 널 쫓아오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널 노리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구석에서 벽을 잡고 일어난 임지석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덤덤하게 웃었다.보아하니 무림 가문에서는 소식을 차단하고 그날의 내막이 퍼지지 않도록 한 것 같았다.하지만 소문이 나더라도 임지석 실력으로는 거기까지 알 수 없을 것이다.최서준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임지석은 자신이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다.“최서준, 알아들었으면 꺼져. 지금 당장 내가 너 여기 있다고 알리기 전에.”임지석은 약점을 잡은 듯 더욱 무모해졌다.“불쌍하네. 사실대로 알려줄게. 손씨 가문, 내 손으로 전부 죽였어.”최서준은 가볍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하하하, 허풍도 정도껏 떨어야지. 다음에 허세 부릴 땐 미리 대사부터 다듬어서 이런 터무니없는 소리는 하지 마.”임지석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믿거나 말거나 상관없지만 이런 식으로 지아 씨 괴롭히면, 너 하나 더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최서준은 확 바뀐 말투로 임지석을 노려보며 말했다.“임지아, 정말 저놈 때문에 날 쫓아낼 거야?”최서준이 정말로 손을 댈 기세를 보이자 임지석은 더 이상 으름장을 놓지 못하고 소파에 앉은 임지아에게 고개를 돌렸다.“임지석, 네가 자기 동생한테까지 손을 대는 음흉한 놈일 줄은 몰랐어. 오늘부터 난 임지석 당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이야. 그만 가!”임지아는 방금 전의 장면을 떠올렸고 최서준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몹쓸 짓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래, 네가 한 말이야. 이제부터 나와 임씨 가문은 너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야. 임지아, 후회하지 마!”임지석 역시 이 순간 최서준이 자리에 있는 이상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