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야, 약속할게. 결혼하고 네가 연예계에서 발전하고 싶다고 해도 난 똑같이 응원할게.”임지석은 한쪽 무릎을 꿇고 예쁜 선물 상자를 꺼냈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안에 반지가 들어있을 거라는 건 뻔한 사실이었다.“오빠, 이러지 마. 난 단지 오빠를 친오빠로만 생각했다는 걸 알잖아.”이 모습을 본 임지아는 재빨리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최서준 그 자식 때문이야? 지아야, 더 이상 그놈한테 마음 주지 마. 그 자식은 이제 돌아오지 못해. 죽을 운명이라고!”“최서준 씨가 왜, 무슨 일인데?”최서준의 소식을 들은 임지아가 서둘러 물었다.“역시 그 자식 때문이었구나. 그 멍청한 자식이 대체 뭐가 좋다고. 지아야, 그 자식 진릉의 거물을 건드렸어. 이제 죽을 목숨이라고, 절대 돌아오지 못해.”임지석이 단호하게 말했다.“지야, 내 곁으로 돌아와서 임씨 가문 공주님이 되는 게 좋지 않겠어?”“오빠, 그만해!” 임지아는 다시 한번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임지아, 적당히 해. 내가 그동안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네가 연예계에서 발전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돈도 주고 데뷔 자금도 지원해 줬는데, 그동안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알아?” 임지석의 말투가 점점 차가워졌다. 부드러운 방법이 먹히지 않자 그는 강하게 밀어붙일 생각이었다.“임지아, 주제넘게 굴지 마. 넌 우리 부모님이 입양한 버려진 아이일 뿐이야. 우리 부모님과 내가 아니었다면 오늘 네가 여기 있을 수 있었겠어? 싫어도 좋다고 해야지.”임지석은 단번에 문을 넘어 임지아의 손을 낚아챈 뒤 입을 맞추려 했다.짜악-임지아는 임지석의 뺨을 때리는 것으로 반격했다.“오빠, 가.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할 테니까.” 이 순간 임지아 역시 분노가 치밀었다.어렸을 때부터 친오빠로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딴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임지석은 뺨을 맞은 곳을 손으로 만지며 천천히 임지아에게 다가갔다.그는 손을 들어 올리며 똑같이 뺨을 때렸고 그 자리에서 임
“최서준, 네가 어떻게 손씨 가문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 임씨 가문 일이니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가 너였으면 얼른 진릉을 떠나 멀리 가버렸을 거야. 손씨 가문이 널 쫓아오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널 노리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구석에서 벽을 잡고 일어난 임지석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덤덤하게 웃었다.보아하니 무림 가문에서는 소식을 차단하고 그날의 내막이 퍼지지 않도록 한 것 같았다.하지만 소문이 나더라도 임지석 실력으로는 거기까지 알 수 없을 것이다.최서준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임지석은 자신이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다.“최서준, 알아들었으면 꺼져. 지금 당장 내가 너 여기 있다고 알리기 전에.”임지석은 약점을 잡은 듯 더욱 무모해졌다.“불쌍하네. 사실대로 알려줄게. 손씨 가문, 내 손으로 전부 죽였어.”최서준은 가볍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하하하, 허풍도 정도껏 떨어야지. 다음에 허세 부릴 땐 미리 대사부터 다듬어서 이런 터무니없는 소리는 하지 마.”임지석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믿거나 말거나 상관없지만 이런 식으로 지아 씨 괴롭히면, 너 하나 더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최서준은 확 바뀐 말투로 임지석을 노려보며 말했다.“임지아, 정말 저놈 때문에 날 쫓아낼 거야?”최서준이 정말로 손을 댈 기세를 보이자 임지석은 더 이상 으름장을 놓지 못하고 소파에 앉은 임지아에게 고개를 돌렸다.“임지석, 네가 자기 동생한테까지 손을 대는 음흉한 놈일 줄은 몰랐어. 오늘부터 난 임지석 당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이야. 그만 가!”임지아는 방금 전의 장면을 떠올렸고 최서준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몹쓸 짓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래, 네가 한 말이야. 이제부터 나와 임씨 가문은 너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야. 임지아, 후회하지 마!”임지석 역시 이 순간 최서준이 자리에 있는 이상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최서준이 여신님과 다정한 모습으로 레드카펫을 걷는 것을 본 방구석 남자 팬들은 불만을 터뜨리며 함께 모여 의논하기까지 했다.레드카펫을 걷고 사인을 한 후 곧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행사장에서 감독은 인사하느라 분주했고 그곳에는 유명 영화 평론가들과 여러 스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작품이 흥행하려면 영화 평론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전문가들이 먼저 높은 점수를 매긴다면 자연스레 다른 팬들도 대거 몰려들 것이고, 이젠 사람들의 SNS 활동도 활발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그래서 감독님은 바빴지만, 임지아는 낯익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간단히 안부만 물은 뒤 할 일이 없었다.최서준은 더더욱 그랬다.두 사람이 마침 한가할 때 임지아는 뜻밖의 인물을 발견했다.감독님에 의해 작품에서 쫓겨난 이진희뿐만 아니라 그녀 옆에 여러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중에는 두 사람 다 익숙한 얼굴이 있었으니 바로 임지석이었다.“저분은 장 감독님인데 진 감독님보다 더 선배세요. 최서준 씨, 우리도 가서 인사드려요.”임지아는 최서준을 끌고 그쪽으로 향했다.“장 감독님, 안녕하세요. 여기까지 오실 줄은 몰랐네요. 이쪽은 최서준 씨입니다.”임지아는 당당하게 소개했다.“안녕하세요.”장 감독은 최서준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임지아에게 말했다.“지아 씨였구나. 나랑 진 감독 사이에 당연히 응원하러 와야지, 새로운 캐릭터 물색도 할 겸. 이번 작품에서 연기 기대하고 있어요. 연기가 얼마나 늘었는지 지켜볼 겁니다.”“그런 말씀 마세요, 장 감독님. 전 아직 신인인데 내세울 연기력이 어디 있겠어요. 감독님께서 기회 되면 많이 가르쳐 주세요.”“그래요, 우선 이번 작품부터 봅시다.”장 감독은 웃으며 말했다.“장 감독님, 저희 이번 작품에는 멍청하고 귀여운 캐릭터 없지 않나요?”문득 옆에 있던 이진희가 끼어들었다.이 말을 들은 임지아는 고개를 기울여 이진희를 바라보았다.“지아 씨는 아직 모르겠네. 장 감독님 새 작품
첫 상영이 끝나자 누구부터 시작한 것인지 모를 박수갈채가 상영관을 울렸다.많은 사람들이 몰두해서 영화를 본 후 눈물을 쏟아내며 슬픈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진 감독님, 한마디 하시죠.”“한 마디 해주세요!”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입을 모아 외쳤다.진 감독은 그 장면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상영관 내의 대부분 사람을 감동하게 했니 성공이 멀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진 감독은 천천히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갔다.감정을 약간 추스른 그는 그제야 마이크를 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영화는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와 제작진들의 노력이 가장 많이 들어간 작품이죠. 다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반 년에 봅시다.”진 감독은 그렇게 간단하게 몇 마디만 얘기한 후 무대를 내려갔다.“진 감독, 축하해. 딱 보니까 그림이 나오네. 이번 해 백상 대상은 진 감독이 받겠네.”장 감독이 진 감독에게로 걸어오면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과찬이야. 아직 정해지지 않은 일이잖아. 다음에 얘기하도록 하지.”진 감독은 겸손해하면서 얘기했다.“겸손은, 내가 진 감독을 모를까 봐? 다른 건 아니고, 내 새로운 영화가 제작 준비 중이야. 하지만 배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진 감독한테서 사람을 한 명 빌릴까 해.”“사람을 빌린다고? 누구를?”진 감독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이 영화의 서브 남자 주인공 말이야.”장 감독이 얘기했다.“서브 남자 주인공? 그건 어려워. 여자 주인공을 빌리겠다고 하면 내가 도와줄 수는 있는데. 하지만 이 영화의 서브 남자 주인공은 아무리 나라고 해도 함부로 모셔 올 수 없어. 나도 정말 우연한 기회에 저분을 모셔 온 거니까.”진 감독은 난감한 표정으로 얘기했다.“그래? 정말 아쉽네. 저렇게 좋은 연기 실력에, 특유의 카리스마까지 있는데. 정말 장은우 역할에 딱이란 말이야.”장철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리고 이 일은 물 건너갔다고 생
“멍해서 뭐 해요. 얼른 승낙해요.”임지아는 최서준보다 더욱 조급해했다.“흥미 없어요.”최서준이 내뱉은 몇 글자에 상영관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뭐라고? 장철수가 직접 섭외하러 왔는데, 그를 거절했다니.이럴 수가. 이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건가?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다니.장철수의 영화는 무조건 흥한다는 걸 모를 사람이 없었다.“이유 좀 물어봐도 될까요?”장철수도 깜짝 놀랐다. 그는 자기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가 한 말의 무게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최서준이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할 줄은 몰랐다.“왜냐면 저 사람이랑 저 사람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최서준은 각각 임지석과 이진희를 가리켰다.이진희는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다가 최서준이 자기를 가리키는 것을 보고 놀라서 당황해했다.장철수가 누군데, 과연 최서준의 말 한마디를 들어줄까.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거 아니야?그냥 일할 때 임지아를 몇 번 뭐라고 했다고 이렇게까지 하다니.이진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만약 저 사람들을 시야에서 치우면 내 영화에 참여해 줄 건가요?”장철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그 말에 이진희는 귀를 의심했다.이게 장철수가 맞나?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언론에 흔들리지 않던 장철수가 맞나?최서준 앞에서 잘 보이려고 애를 쓰다니.최서준의 연기력 때문에?이진희는 믿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장철수 영화의 여자 주인공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감독님, 에일리언은 아주 중요한 영화예요. 애들 소꿉놀이가 아니라고요. 저는 여자 주인공으로서 장은우 배역의 캐스팅에 발언권이 있어요.”이진희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겨우 용기를 내서 얘기했다.“지금부터 진희 씨는 에일리언의 여자 주인공이 아니야. 진희 씨는 해고됐어.”장철수는 이진희와 쓸데없는 얘기를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장철수 씨, 아무리 당신이 국내 탑 급 감독이라고 해도 이렇게 막무가내면 안 되죠.”이진희는 화가 나서
“왜 저한테 이렇게 집착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최서준은 바로 승낙하지 않고 되물었다.연예계의 탑급 감독이, 최서준의 연기만 보고, 그를 위해서 투자금도 포기하고, 심지어 그 어떤 조건이라도 들어주겠다고 말하다니.최서준은 이상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따로 얘기 드려도 될까요?”장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최서준을 데리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갔다.“최서준 씨, 제가 찍을 것은 에일리언입니다.”“그래서요?”“최서준 씨가 에일리언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장철수는 확신에 차서 얘기했다.그러자 최서준이 깜짝 놀랐다.에일리언에 적합하다니.설마 발견한 건가?“이게 바로 저를 찾아온 이유로군요. 일반인들이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이 영화에 나올까 봐 두렵지는 않습니까?”최서준이 되물었다.“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무리 대단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스크린을 보는 관객들은 모든 것이 CG 효과인 줄 알거든요. 하지만 진실한 촬영만이 관객들이 몰입하게 할 수 있어요.”장철수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벌써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장면을 상상했다.“생각해 볼게요.”최서준은 바로 승낙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전화번호를 남겨두고 임지아와 함께 자리를 떴다.첫 상영이 끝났다. 진 감독의 영화의 첫 상영이 끝나자 사람들은 빠르게 상영관을 빠져나갔다.그날 밤, 영화와 관련된 일들이 인터넷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실시간 검색어 10개 중의 5개는 진 감독의 영화에 관한 얘기였다.“서브 남주가 남주보다 인기가 많다니!”“장철수 감독이 나서서 섭외하려던 사람이 고작 신인이라고?”사람들은 첫 상영할 때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소문냈다.“최서준 씨, 곧 핫한 연예인이 되겠네요.”돌아가는 길, 임지아는 핸드폰으로 그 실시간 검색어들을 보면서 말했다.최서준은 아무렇지 않았다. 유명해질 생각으로 촬영을 했던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아무 대답이나 하려던 때, 최서준은 앞의 길에 한 노인이 묵묵히 서서 등을 보이고
노인은 그렇게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돌렸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를 만났구나!”말을 마친 노인은 바로 주먹을 휘둘렀다. 그 주먹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일반인의 공격과도 비슷했다.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주먹이었지만 최서준이 느끼기에는 하늘을 뒤덮을 만큼 강한 힘이었다.“나타나라!”최서준이 온몸의 내공을 쥐어짜 종사 9단계의 내공을 뿜어냈다. 갇혀있던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은 너무도 거대해서 온몸이 땀으로 물들 지경이었다.이 노인은 도대체 누구이길래 가벼운 신경전에도 이렇게 힘이 드는 건가.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최서준은 온몸의 힘을 다해서 주먹을 내뻗었다.쿵.커다란 폭발음이 최서준의 고막을 거세게 때렸다. 두 주먹이 맞닿자 최서준은 어느새 뒤로 몇 걸음 물러나 있었다. 입가에는 비릿한 피 맛이 느껴졌다. 한방으로 최서준을 다치게 만든다니.하산한 이후로 최서준이 전면전에서 밀린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내공 싸움에서 말이다.최서준은 이 노인의 힘이 자기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윽고 검이 빛을 받아 반짝였다.“당신, 도대체 누구야.”최서준은 칠성용연검을 빼 들고 노인을 겨누며 물었다. “검은 좋은 검인데, 네가 너무 약해서 아쉽구나.”노인은 대답하지 않고 순식간에 최서준 앞으로 나타나 바로 최서준의 손목을 내리쳤다.칠성용연검을 빼앗으려는 행동이었다.그러자 최서준은 바로 검날을 거꾸로 쥐고 반원을 드리더니 앞으로 걸어가 노인을 공격했다. 노인은 날카로운 검을 피해 몸을 돌렸다가 손가락으로 최서준의 가슴을 내리찍었다. 차가운 기운이 최서준의 몸으로 흘러들어왔다.최서준의 방어막이 순식간에 깨졌다. 그의 기운은 최서준을 꿰뚫었을 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뒤에 있는 건물까지 꿰뚫었다.내공에 의해 몸이 꿰뚫인 최서준은 참지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 새빨간 피가 옷을 적셔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가슴 쪽은 온통 새빨간 피로 가득했다.“자식아, 네가 죽기 전에 이런 보물을 나한테 넘기니 내 이름 정도는
“당신은 누구야. 여기는 또 어디고!”최서준은 사방을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발견할 수 없었다. 목소리만 들려올 뿐, 사람의 그림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몸에 난 상처도 깔끔하게 사라졌다. 마치 아까 무혼전의 살수구를 만난 것은 착각인 것만 같았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갇히다니. 정말 불쌍하군. 그러니까 이렇게 나약해 빠진 쓰레기가 되었지.”비아냥대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종사 9단계의 내공을 가진 그가 쓰레기라고 불리다니. 다른 사람들이 알았다면 놀라서 입을 딱 벌릴 것이다.“아무리 당신의 내공이 높고 깊다고 해도 계속해서 날 모욕하면 나도 더는 참지 않을 거야!”최서준이 아무리 성격이 좋다고 해도 이런 장난질을 가만히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흥, 내공도 적은 놈이 성격도 더러워서는!”그 말과 함께 한 사람의 실루엣이 최서준 앞에 나타났다.그 사람은 얼굴에 수염이 가득했고 몸은 건장했다. 그리고 짐승 가죽으로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었다. “이 자식아, 수년간 나한테 도전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다른 말은 하지 말고 일단 나한테 맞고 보자.”건장한 남자는 바로 최서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순간, 하늘을 뒤엎을 듯한 힘이 남자의 주먹에서 느껴졌다.너무도 강한 실력이다.그 주먹의 위력을 느낀 최서준은 너무 놀라서 반항하는 것조차 잊어버렸다.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던 그때, 주먹이 최서준의 몸을 꿰뚫었다. 하지만 최서준은 다친 곳 하나 없었다.“응? 도전하러 온 사람이 아니야? 네가 설마... 용문비경의 주인? 이럴 수가!”남자는 놀라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이 용문비경에서 모든 부상을 피해 갈 수 있는 건 그의 주인뿐이다.남자의 혼잣말을 듣던 최서준은 의아해졌다.용문비경이라니.잠깐만, 용문비경?설마 용문패랑 관련이 있는 건가?최서준은 옷을 풀어 헤쳤다. 그의 가슴에 걸린 푸른색의 용문패가 지금은 그의 피로 가득 물들어 붉은빛을 내뿜고 있었다.이윽고 붉은빛이 반짝이더니 용문패가 천천히 최서준의 몸속으로 녹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