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55화

최서준은 허리를 굽혀 돌을 하나 주운 후 손가락을 구부려서 튕겨버렸다. 돌멩이는 갑자기 허공으로 날아가더니 은빛 비둘기의 발을 가볍게 쳤다. 그 은빛 비둘기는 떨어졌고 한바탕 놀랐는지 입에서 꾸르륵꾸르륵 소리가 났다. 최서준은 비둘기를 움켜쥐고 돌아서서 갔다.

30분 후, 서민혁과 노인이 마침내 백사포에서 나왔다. 노인은 고개를 들어 사방을 살피더니 이내 휘파람을 불었다. 뜻밖에도 그의 보배 비둘기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또 몇 번을 더 불었지만 비둘기는커녕 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노인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갑자기 소리쳤다.

"큰일이야, 내 귀염둥이 비둘기가 분명 다른 사람에게 잡혔을 거야.”

"네? 감히 비둘기를 잡는 사람이 있다니요?"

서민혁은 깜짝 놀랐다.

"제기랄, 가만두지 않겠어.”

노인은 등 뒤의 대나무 통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풀어주고는 은빛 깃털을 꺼내 그 입에 대고 재롱을 피우더니 이내 명령했다.

"가라.”

그 비둘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제자리에서 빙빙 돌더니 부근의 산을 향해 질주해 갔다.

"따라가!”

노인이 살기를 번뜩이며 서민혁을 데리고 따라갔다.

최서준은 장작 한 덩이를 세우고 몸 전체가 황금빛인 비둘기를 구우면서 불 속에 장작을 더했다. 매혹적인 향기가 공기 중에 가득 차 식욕을 돋웠다. 잘 구워진 다음 한 입 베어 문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맛도 좋고, 역시 영비둘기네.”

그의 앞에 있는 하얀 옥병 하나에 비둘기 피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곧 비둘기구이를 통째로 다 먹어치웠다. 최서준은 불더미를 끄고 모래로 묻은 후에야 비로소 안심하고 떠났다.

최서준이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비둘기 한 마리가 모래에 묻힌 불더미 위로 날아와 꼬르륵꼬르륵 맴돌았다. 비둘기를 따라온 노인이 앞에 놓인 불더미를 보고 낯빛이 일그러지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서둘러 모래를 파헤치자 은빛 깃털 더미와 최서준에게 버려진 비둘기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노인은 몸이 휘청휘청해지고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원망하기 짝이 없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