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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다음날 아침 최서준은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한 뒤 곧장 남양시의 장례시장으로 향했다. 여기에 가는 것은 허란희의 정신이상 증세가 심한 것 때문이었다. 전통적인 요법은 더 이상 쓸모가 없었고 부적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계속 영필의 행방을 알아봤다. 부적을 그려서 병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영필의 행방이 거의 확실해졌으니 다른 재료도 사야 했다. 예를 들면 진사와 황부 같은 것이었다. 30분도 안 돼서 그는 이미 진사와 황부를 샀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재료가 하나 부족했는데 그건 바로 정혈이었다.

통속적으로 말하면 정혈은 닭의 피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다만 닭의 피는 종종 신봉들이 속임수로 사용하는 것일 뿐이었다. 영력이 있는 부전을 그리려면 영필 외에 닭의 피에도 영력이 요구되었다. 물론 꼭 닭의 피가 아니라 비둘기의 피일 수도 있고 영력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최서준이 가게를 나설 때 도포를 입은 노인과 양복 차림의 청년과 마주쳤다. 양복 청년이 최서준을 알아차리고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곧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쪽이 최서준인가요?”

"그쪽은?"

최서준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제 소개를 하자면 이름은 서민혁입니다. 지유의 전 남자친구입니다.”

최서준은 무심하게 대답하고 그를 피해서 떠나려 했다. 서민혁은 최서준이 자신의 말을 알고 다소 질투하리라 생각했다. 어쨌든 어떤 남자든 자기 여자의 전 남자친구 소식은 듣고 싶지 않을 것이었고 만나기는 더더욱 싫을 것이었다. 그러나 최서준의 행동은 그를 실망하게 했다. 그는 다시 최서준을 막아 나섰다.

"지유는 좋은 여자예요. 비록 저와 반년 이상 함께 살았지만 저는 당신에게 장담할 수 있어요. 저는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어요. 당신이 그녀에게 잘 대해주길 바랍니다.”

서민혁은 일부러 몇 가지 말을 지어내어 최서준을 자극했다. 하지만 최서준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말 다 했어요? 다 말했으면 비켜주세요.”

"내일 저녁 8시에 지오 호텔 802호실에서 지유를 만나기로 했어요.”

서민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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