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은 허리를 굽혀 돌을 하나 주운 후 손가락을 구부려서 튕겨버렸다. 돌멩이는 갑자기 허공으로 날아가더니 은빛 비둘기의 발을 가볍게 쳤다. 그 은빛 비둘기는 떨어졌고 한바탕 놀랐는지 입에서 꾸르륵꾸르륵 소리가 났다. 최서준은 비둘기를 움켜쥐고 돌아서서 갔다. 30분 후, 서민혁과 노인이 마침내 백사포에서 나왔다. 노인은 고개를 들어 사방을 살피더니 이내 휘파람을 불었다. 뜻밖에도 그의 보배 비둘기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또 몇 번을 더 불었지만 비둘기는커녕 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노인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갑자기 소리쳤다."큰일이야, 내 귀염둥이 비둘기가 분명 다른 사람에게 잡혔을 거야.”"네? 감히 비둘기를 잡는 사람이 있다니요?"서민혁은 깜짝 놀랐다."제기랄, 가만두지 않겠어.”노인은 등 뒤의 대나무 통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풀어주고는 은빛 깃털을 꺼내 그 입에 대고 재롱을 피우더니 이내 명령했다."가라.”그 비둘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제자리에서 빙빙 돌더니 부근의 산을 향해 질주해 갔다."따라가!”노인이 살기를 번뜩이며 서민혁을 데리고 따라갔다.최서준은 장작 한 덩이를 세우고 몸 전체가 황금빛인 비둘기를 구우면서 불 속에 장작을 더했다. 매혹적인 향기가 공기 중에 가득 차 식욕을 돋웠다. 잘 구워진 다음 한 입 베어 문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맛도 좋고, 역시 영비둘기네.”그의 앞에 있는 하얀 옥병 하나에 비둘기 피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곧 비둘기구이를 통째로 다 먹어치웠다. 최서준은 불더미를 끄고 모래로 묻은 후에야 비로소 안심하고 떠났다.최서준이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비둘기 한 마리가 모래에 묻힌 불더미 위로 날아와 꼬르륵꼬르륵 맴돌았다. 비둘기를 따라온 노인이 앞에 놓인 불더미를 보고 낯빛이 일그러지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서둘러 모래를 파헤치자 은빛 깃털 더미와 최서준에게 버려진 비둘기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노인은 몸이 휘청휘청해지고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원망하기 짝이 없
주동필은 그녀가 수다스럽다고 하면서 입을 열었다."서준 씨, 이따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주씨 가문은 반드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최우빈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어르신, 도련님의 재력을 믿지 않는 건가요? 아니면 최씨 집안을 하찮게 여기는 건가요?"주동필은 이제야 비로소 최서준의 뒤에 서 있는 최우빈을 보았다.'도련님?'주동필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말씀이 심하시네요, 남양 실세인 최우빈 씨. 우리 주씨 집안의 재력은 당신과 비교할 것이 못 되죠."그는 마음속으로 한차례 냉기를 들이마셨다.'남양 실세가 서준 씨의 부하라니?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어르신께서 이렇게 마음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르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다.떠나기 전 주동필이 최서준에게 귀띔해주었다."참, 서준 씨. 조씨 집안 사람들도 왔어요. 인솔한 사람은 조씨 집안의 다섯째 조규빈입니다.""조씨 집안 다섯째? 도련님, 보아하니 조씨 가문이 겁에 질려 다섯째를 보내신 것 같습니다."최우빈이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최서준은 조씨 집안에 어떤 사람이 왔는지는 신경 쓰지 않았고 그들도 영필을 위해 온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조씨 집안의 다섯째는 운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금세 건물 30층에 도착했다.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가는 순간 옆 엘리베이터도 열렸다.한 무리의 양복 차림의 사내가 두 사람을 둘러싸고 나왔는데,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대머리 사나이였으며, 왼쪽 얼굴에는 깊은 흉터가 있어 마치 칼에 맞은 것 같았다.그 뒤로 등을 드러내고 몸에 검은 부적을 드린 노인이 따라오고 있었다.대머리 사나이는 최우빈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최우빈, 원수는 대나무에서 만난다더니.""오주현?"최우빈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8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날 기억하시다니."오주현이 대머리를 만지면
'요술사?'최우빈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전혀 개의치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요 몇 년 동안 어떤 전투든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이 정말 항복해서 도와준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요술사라는 것이 소문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우격다짐해도 총보다 더 대단할 수 있겠는가?'최서준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신의 말을 귀 등으로 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두 사람이 경매장에 들어서자 천 평 남짓한 홀이 눈에 들어왔고 그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도련님, 위층 별실로 갑시다."최우빈은 최서준을 이끌고 2층으로 갔다. 2층이라고는 하지만 아래층과 같이 30층이었다. 단지 공중에 세 개의 작은 고리 모양의 칸막이가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위 방에서 아래층을 한눈에 볼 수 있었으며 그 안에는 자연히 가운데 경매대도 포함되어 있었다.각 룸의 방은 ABCD 등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으며 각 층에는 12개의 방이 있었다.최우빈이 최서준을 이끌고 들어간 방은 C룸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최서준은 한쪽에 있는 B룸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고 주하은이 문 앞에 서서 그를 향해 빙긋이 웃었다.주씨 가문은 B룸에 있었다.'그렇다면 A룸의 사람은 조씨 집안 사람이겠군.'최서준은 A 룸을 샅샅이 훑어보고 나서야 C 룸으로 따라갔다.A룸에서, 30대쯤 돼 보이는 남자가 노인에게 말했다. "남화 도장님, 방금 하신 말씀이 사실입니까? 일이 성사되면 도박에서 반드시 이기는 법을 가르쳐 주시나요?"남자는 역시 조씨 집안의 다섯째 조규빈, 즉 조씨 집안의 주인인 조훈의 다섯째 동생이었다. 다만 죽은 조태, 조천우 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도박으로 소문난 조규빈은 카지노에 자주 들락거려 많은 빚을 졌고, 그동안 조훈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조씨 가문의 고위층이 잇따라 최서준의 손에 죽자 믿을 사람이 없어지자 조훈은 조규빈을 대표로 이번 경매에 참여시켰다.남화 도장 이라는 노인은 냉소적으로
조규빈이 사람을 시켜 알아보라고 했다."C룸 안에 있는 사람은 남양 실세 최우빈입니다!""남양 실세든 뭐든 감히 내 비둘기를 잡아먹다니."남화 도장은 독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경매가 끝나면 제일 먼저 죽일 거야."그와 동시에 C룸 안에서 최우빈은 참지 못하고 재채기를 했다. "이상하다, 이미 여러 해 동안 재채기를 하지 않았는데, 이 방의 냉기 때문인가?"그를 본 최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주의를 주었다."요즘 너한테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 일어날 거야, 조심해.""네?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요?"최우빈은 얼굴빛을 바꾸더니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분명 오주현이 저를 모함하고 있는 거예요. 경매가 끝나면 그는 살아서 여길 떠날 수 없을 거예요!"최서준은 답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런 싸움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었다. 물론 최우빈이 정말 위험하다면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었다.곧 경매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로 경매에 오른 것은 백 년 된 자연산삼 한 포기였다. 무대 아래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몸값이 비싼 사람들이었고, 백 년 된 산삼을 못 본 사람들은 아니었다.하지만 이것은 백 년 된 자연 산삼이었다. 그것은 자연이라는 단어가 있기에 좋은 것이었다. 후자는 약효든 희소성이든 인공적으로 재배된 산삼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백 년 된 자연 산삼이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100년 자연 산삼, 시작 가격은 1억 원이고 가격을 올릴 때마다 매번 100만 원 이상 올려야 합니다. 그럼 경매 시작!" 사회자의 말과 함께 경매가 시작되었다"1억 100만!""1억 200만!""1억 400만!"불과 몇 분 만에 이 백 년 된 산삼은 1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되었다."도련님, 경매에 참여할까요?"최우빈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니."최서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백 년 산삼은 소중하지만, 우리에게는 쓸모가 없어. 우리의 목표는 영필이야."곧 이 백 년 된 산삼은 한 외지
사회자의 말이 떨어지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4억 2천만!""4억 4천만!""5억!""…"그 자리에 있던 많은 거물들이 물건들이 남의 손에 떨어질까 봐 값을 불렀다.C룸 안의 최우빈은 형세를 보고 소리 내어 가격을 외치려고 했다."급하지 않아."최서준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너무 일찍 가격을 제시하면 가격이 더 비싸지고 역효과를 낼 뿐이었다.동시에, A룸에서 남화도 사람들이 일어섰다."빨리, 경매해주세요! 지금이에요!"영필의 가격은 이미 8억 원까지 올랐다. 조규빈은 주저할 수 없어서 "10억 원 !"을 외쳤다.그가 이 입찰가를 올리자마자 억지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한순간에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조씨 집안 사람들이에요, 방금 그들이 들어가는 것을 봤어요.""조씨 집안에서도 이 물건이 마음에 들 줄은 몰랐네요."조규빈 등의 신원을 알아봤지만 그래도 입찰자가 속출했다.예를 들면 D룸에 있는 오주현은 주저하지 않고 경매를 계속했다."12억!"조규빈이 눈살을 찌푸렸다."13억!""14억!""15억!"쌍방이 서로 값을 부르면서 가격은 순식간에 15억으로 올랐다. 이 가격은 이미 매우 높아서 방금까지 경매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이 경매를 포기했다. 조씨 가문과 D룸의 사람들이 이 영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16억!"조규빈이 다시 가격을 제시하자 그의 얼굴빛은 끔찍할 정도로 어두워졌다.비록 많은 돈을 가지고 나왔지만 너무 많은 헛돈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이에 조규빈은 자기도 모르게 방을 나와 신분을 밝히며 말했다."D룸 친구, 저는 조씨 집안의 조규빈입니다. 이 물건은 조씨 집안에서 마음에 들어 하니 편의를 봐주시면 안 되겠나요?""역시 조씨 집안 사람이야!""한쪽은 남강 제일의 가문이고, 한쪽은 현재 신원이 분명치 않으니, 누구의 실력이 좋은지 두고 보자.""…"아래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기대 섞인 표정을 짓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조씨 가문이 뭔데요? 이건 경매에요.
"오주현 씨, 안심하세요. 제가 그 물건을 손에 넣기만 하면 당신의 원수인 최우빈을 제가 대신 제거해 드리겠습니다!"박윤 대사라는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40억 한 번!”"40억 두 번!”경매 진행자는 주위를 둘러보고 손에 든 망치를 들고 내리치려고 했다."40억 세 번...”바로 그때, 은은한 목소리가 C룸에서 흘러나왔다. "60억!”갑작스러운 소리가 떨어지면서 장내가 갑자기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아직도 입찰자가 있다니! 게다가 한 번에 3억!"C룸 사람이다!”"그동안 티를 안 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장내가 굳게 만들었어.”“...”순간 충격 섞인 수많은 눈초리가 일제히 D룸으로 향했다."남양 실세가 나섰다.”"할아버지, 최서준 씨가 입찰하셨어요."B룸의 주하은이 최서준의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주동필의 마음이 좀 편해졌다."서준 씨가 저 물건을 포기한줄 알았네."입찰한 사람은 최서준이었다. 웃음아 번졌던 오주현의 얼굴이 굳었다."망할 놈의 최우빈, 딱 이때를 골라서 가격을 부르는 건 일부러 나를 멕이려는 건가?”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C룸을 바라보며 외쳤다."62억!”"100억!”그러나 최서준의 두 번째 입찰은 다시 한번 장내를 놀랍게 했다. 수많은 사람이 아연실색했다.'이렇게 입찰하는 게 어디 있어?''그냥 40억씩 오르는데, 은행을 차리는 거야, 아니면 돈을 찍어내는 거야?'"할아버지, 서준 씨 너무 제멋대로 하시는 거 아니에요?"주하은도 깜짝 놀랐다.주동필은 하늘에 대고 쓴웃음을 지었다.이게 어찌 제멋대로일 뿐이겠는가 분명히 패가망신이었다.오주현의 눈알이 붉어졌다. 이번에 그가 가져온 돈은 딱 120억 원이었다. 그가 요 몇 년 동안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질러 모은 재산이었다.120억이면 박윤 대사가 원하는 물건을 낙찰하기에는 충분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최우빈이 갑자기 튀어나왔다.그는 심호흡하고는 허공에 대고 소리쳤다."최우빈, 꼭 이렇게 해야 하겠니?"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120억!”
경매는 끝났지만 대부분 참여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조씨 가문과 오주현의 성격상 절대 최우빈과 최서준을 그냥 보내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오늘 밤 누군가는 목숨을 잃을 것이다.그래서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려는 대담한 사람들이 꽤 많이 남아있었다.주동필과 주하은 역시 떠나지 않았다.주하은은 빨간 입술을 앙다물고 걱정하며 말했다.“할아버지, 조씨 가문 사람들과 저 대머리 남자가 부하들을 데리고 구전 골동품 센터 출구 앞을 지키고 있는데 아마도 최서준 씨가 나오면 바로 물건을 빼앗으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네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얼른 사람들을 데리고 여기로 오라고 해. 조씨 가문이 움직이기라도 하면 우리 주씨 가문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주동필의 눈동자에 날카로운 빛이 번쩍였다.주씨 가문은 이미 오래전부터 최서준과 손을 잡기로 결심했으니 오늘 밤의 전투를 피할 수 없었다.주하은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최우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경매장 내 방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바깥의 움직임은 그를 속이지 못했다.그는 망설임 없이 바로 사람을 불렀는데, 이는 최서준이 안전하게 경매장을 떠나게끔 도우려는 의도였을 뿐만 아니라 오주현이라는 이 중대한 화근을 해결할 기회를 잡기 위한 행동이었다.동시에 하늘 높이 우뚝 솟은 구전 경매장 센터 안에서.거대한 실내 수영장에는 옷 한 벌 걸치지 않은 곡선미 넘치는 몸매의 젊은 여성이 물속에서 잠수하고 있었다.그녀는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몸매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이때 남다른 기질을 가진 중년 여성이 빠르게 걸어 들어왔다.그러자 물속에서 헤엄쳐 수영장 밖으로 나온 여인은 잠수 고글을 벗고 요염하고 매혹적인 얼굴을 드러내며 물었다.“최우빈이 보호하고 있는 사람의 정체를 알아냈나?” “네, 확인했습니다.”중년 여성은 즉시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건넸다.젊은 여성은 그것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았고 그녀의 아
경매장 C 번 방 안에서. 최서준은 가져온 영비둘기 피, 진사, 황부 등을 꺼내 들었다. “이제 영필을 손에 넣었으니 란희 이모를 위해 정신을 맑게 하는 부적을 그려야겠어.”그는 영필을 집어 들고 자신의 몸에 있는 원기를 영필에 주입한 다음 심호흡을 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부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부적은 도교의 법술로 다소 봉건적이고 미신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 존재는 역사적으로 계승되어 왔다. 무당과 박수에서 유래한 부적은 동한 시대에 처음 등장했으며, 과학을 추구하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각종 도당 법회뿐만 아니라 백사와 같은. 그 존재가 미신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기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오해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기운이 합쳐져 최서준은 영필을 들고 글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성공하려는 순간마다 부적에 갑자기 불이 붙었다가 잿더미로 변하곤 했다. 영필의 영력이 너무 약해서 최서준의 주술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영필의 원래 주인이 죽은 후 후손들이 전혀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파손되는 것도 당연했다.최서준은 낙담하지 않고 다시 한번 황부를 꺼내서 부적을 그렸다. 마침내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무사히 정신을 맑게 하는 부적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그 외에도 최서준은 공격용 부적에 속하는 오천뢰 부적도 뽑았는데, 주문을 외우면 천뢰를 인간계로 끌어들일 수 있어 그 위력이 매우 강력했다. “드디어 끝났어!” 최서준은 눈앞에 놓인 부적이 타고 난 후 남은 재를 바라보더니 짐을 싸서 방을 나섰다. “도련님, 이제 가도 되겠습니까?”최우빈은 즉시 다가왔다. “가자.”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최우빈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담담하게 물었다.“무슨 일 있어?”최우빈은 망설이다가 말했다.“도련님, 오주현과 조씨 일가가 밖에서 저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센터 안에 계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부하들이 도착하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