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훈은 어이가 없어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누굴 동성애자라는 거야! 너야말로 동성애자 아니야? 너희 온 가족이 동성애자야. 꺼져, 썩 꺼져버려.”최서준이 되물었다.“동성애자가 아닌데 왜 별자리로 직원 채용해요?”“내가 인사팀 매니저니까 내 맘대로 정해. 네가 뭘 어쩔 건데? 왜? 때리기라도 하게?”정세훈이 거만을 떨며 비아냥댔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찰진 귀싸대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정세훈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얼굴을 감싸고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야 이 새끼야, 네가 감히 날 쳐?”“어디 그뿐이겠어? 지금 당장 널 해고할 수도 있는데, 왜? 내 말 안 믿겨?”최서준이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정세훈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뭐라고? 이 새끼가 어딜 감히? 네가 뭐 새로 온 대표님이라도 되는 줄 알아? 나 때렸지 방금? 넌 이제 끝장이야 새끼야. 딱 기다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야, 조규찬, 당장 경호원들 데리고 내 사무실로 와. 여기 누가 소란 피우고 있어.”곧이어 덩치 큰 사내 다섯 명이 안으로 뛰어왔다.“규찬아, 여기 이 자식 당장 끌어내.”정세훈이 최서준을 가리키며 앞장선 경호원에게 말했다.다섯 경호원은 손에 전기봉을 들고 험상궂은 얼굴로 최서준을 둘러쌌다.“그냥 혼자 나갈래 아니면 우리가 끌고 나갈까?”그 순간 정세훈은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최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케이, 너희들 모두 회사에서 꺼져야겠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임상아 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인사팀 매니저 사무실인데 5분 줄게, 당장 이리로 와!”정세훈은 그가 전화하는 걸 말리지 않고 오히려 통화를 마친 후 계속 비아냥댔다.“자식, 전화로 사람 부르게?”그는 코웃음 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계속해봐, 몇 명이나 부를지 보자. 대체 누가 널 지켜줄지 몹시 궁금해지는데.”경호 팀장 조규찬이 곧장 아부를 떨었다.“그러게 말입니다. 매니저님은
“5분 20초...”최서준이 담담한 눈길로 임상아를 쳐다봤다.“지각이야.”“죄송합니다, 대표님.”임상아는 가슴이 움찔거렸다.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그녀의 일련의 행동에 모든 이가 충격에 휩싸였다.그중에서도 정세훈이 가장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임상아는 회사 부대표라 대표님 바로 아래 직급이다.잠깐...방금 뭐라고 불렀지?대... 대표님?!정세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너... 네가 바로 새로 온 최 대표야?”헐?이 녀석이 바로 신임 최 대표라니?조규찬 일행도 식겁하여 몸을 벌벌 떨었다.최서준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방금 내가 한 말 기억하지? 널 때릴 뿐만 아니라 해고할 수도 있다는 말. 이젠 드디어 믿겠어?”정세훈은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그는 제 뺨을 연신 후려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어요, 제가 감히 대표님도 못 알아뵙고...”조카가 꼽주라던 사람이 신임 대표님일 줄은 정말 꿈에도 상상치 못한 일이다.대표님일 줄 알았다면 대체 무슨 엄두로 이런 짓을 벌였겠는가.“다들 간이 배 밖으로 튀었어? 감히 대표님 심기를 건드려?!”임상아는 드디어 사건 경위를 알아채고 정교한 얼굴이 한없이 싸늘해졌다.다들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절대 최서준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건만 감히 최서준의 총구에 들이받을 줄이야.그녀는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정세훈과 조규찬 일행은 얼굴이 잿빛이 되었고 눈가에 후회와 절망으로 가득 찼다.임상아가 그들에게 당장 짐 싸서 나가라고 말하려 할 때 최서준이 담담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됐어. 모두 전에 날 본 적이 없잖아. 오늘 일은 이쯤에서 끝내. 그렇지만 오늘부로 감히 또 같은 착오를 범한다면 그땐 진짜 가차 없이 내쫓을 줄 알아. 아참 그리고 방금 있은 일은 절대 외부에 떠벌리지 마. 특히 내 신분은 철통
도연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민욱, 그놈 면접 보러 들어간 지도 꽤 됐는데, 왜 아직도 안 나와?”“걱정하지 마, 전에 삼촌이랑 얘기 다 해뒀어. 그놈 면접 통과하지 못할 거야.”오민욱도 궁금하긴 했지만,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녀를 웃으며 안심시켰다.진아영도 그 말에 가담했다.“맞아, 오민욱 삼촌이 인사팀 매니저라 직원 채용 관련해서는 다 담당하고 계셔. 오민욱 삼촌만 동의하지 않으면, 네 그 촌닭 약혼자는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도 못할 거야.”두 사람의 말에 도연우의 심란하던 마음도 조금은 안정되었다.이때, 정세훈이 가죽가방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다급히 걸어 나왔다.그 모습에 오민욱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잽싸게 달려가 물었다.“삼촌, 어떻게 됐어요? 그놈 면접 통과 안 됐죠?”“짝!”정세훈이 굳은 얼굴로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 X끼야,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잖아.”그 싸대기 한방에 오민욱과 도연우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대체 뭔 일인가?정세훈이 왜 오민욱에게 뺨을?오민욱이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삼촌, 왜 때려요?”“당장 꺼져. 난 너 같은 조카 둔 적 없으니까.”정세훈은 고함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다들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이때, 최서준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걸어 나왔다.“다들 아직 안 가고 있었네?”“어떻게 됐어요? 면접 통과됐어요?”오민욱이 다급히 물었다.“덕분에 면접 통과됐어요.”최서준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답했다.면접이 통과됐다는 말에 오민욱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어떻게 이럴 수가?오민욱외에 나머지 사람들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도연우의 표정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고, 그녀는 분노 섞인 눈빛으로 오민욱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마치 말 다 해놨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는 것 같았다.오민욱도 그녀의 눈빛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일이 이미
“걱정하지마. 절대 말 안 할게. 그러니 빨리 말해봐.”모두 그녀를 재촉했다.이어서 진아영이 차갑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내가 듣기로는, 정세훈 매니저님이 그놈 면접 보면서 일부러 온갖 어려운 질문만 하면서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거야. 근데 때마침 예고 없이 찾아온 최 대표님이 그걸 봤대. 그걸 보고는 화를 내시면서 부대표님까지 불러왔다는 거야. 그러고는 정세훈 매니저님만 대판 깨졌대.”오민욱은 그제야 정세훈이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다.“아, 어쩐지 삼촌이 날 보는 눈빛이 원수를 보는 눈빛이다 했어. 새로 부임한 최 대표님 때문이었네.”“연우야, 너도 다 들었지? 이번일 내 탓 아니다? 그놈이 우연히 운이 좋았던 거지.”“운 좋네! 그놈.”도연우가 굳은 얼굴로 중얼거리자 오민욱이 이어서 그녀를 위로했다.“걱정하지마, 그때 가서 내가 다른 이유로 그놈 퇴사하게 만들면 되니까.”어느새 퇴근 시간이었고, 오민욱은 계약서 체결하러 가기 위해 도연우 등 일행도 같이가기로 했다.최서준은 딱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도연우도 간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따라갔다. 필경 도현수에게 그의 딸 도연우를 보호하겠다고 승낙했으니 말이다.그렇게 모두 오민욱의 벤츠 E300에 탔고, 뒷좌석에 한 자리가 남았다.이때, 오민욱이 최서준을 막아 나서며 비열하게 웃어 보였다.“미안해요. 최서준 씨. 이 차는 제가 새로 구매한 차라 최서준 씨가 앉으면 아마 더럽혀질 거에요. 아니면 그냥 택시 타고 가는 건 어때요? 주소는 로열 호텔 802 룸입니다.”“맞아, 저런 촌닭이 어떻게 벤츠 차에 탈 수 있어.”“최서준 씨, 택시 탈 돈 없으면 제가 택시비라도 좀 드릴까요.”진아영과 곽정원이 비아냥거리며 웃어 보였고, 아예 대놓고 왕따를 시키는 식이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먼저들 가봐요. 저도 뒤따라 갈게요.”오민욱은 의기양양하게 그를 향해 휘파람을 불어 보이며, 가속 페달을 밟아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도연우는 백미러로 혼자 길가에 서 있는 최서준을 바
“대체 어디 있는 거지?”주하은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머금으며 되뇌었다.“우리 할아버지만 살려준다면 나 주하은, 하라는 건 다 할 수 있는데.”이때, 주하은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진수 씨. 어... 어떻게 됐어요? 제가 찾으라는 그 사람 찾았어요?”“네, 찾았습니다. 그 사람 지금 로열 호텔 802룸에 있습니다. 근데 직접 오셔서 자기한테 사과하라고 하십니다.”그녀의 물음에 전화기 너머에서 재빨리 답했다.그 말을 들은 주하은은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기뻐하며 말했다.“그래요, 알았어요.”“여기요, 로열 호텔로 가게 차 좀 준비해줘요!”한편 로열 호텔 802룸.큰 원형 유리 테이블에 각종 고급스러워 보이는 요리가 차려져 있었고, 거기에는 값비싼 술도 놓여 있었다.정장 차림을 한 오민욱이 와인잔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멀리 앉은 중년남성을 향해말했다.“진 이사님, 한잔 올리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진 이사님은 마실 수 있는 만큼만 마셔도 괜찮습니다.”오민욱은 진 이사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호탕하게 와인 한 잔을 원샷했다.원샷한 이유도 다름이 아닌 바로 지오 그룹의 진 이사, 진해천을 위한 것이었다.진해천은 맞춤 수트에 손목에는 값비싼 시계를 차고 오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는 오민욱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의 시선은 오직 오민욱 옆 도연우에게 멈춰 있었다.“여기 이 미녀분은 누구?”그도 지금까지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봤지만, 도연우를 향한 설레는 마음 또한감출 수 없었다.“진 이사님, 이쪽은 오늘 저와 같이 온 제 동료 도연우 씨입니다.”오민욱은 말을 마친 뒤 도연우에게 눈치를 주었다.도연우도 그 눈치의 의미를 알아채고는 와인잔을 들고 진세천에게 술 한잔 권했다.“진 이사님, 저는 도연우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고, 술 한잔 권하고 싶습니다.”“여기 도연우 씨는 직장 술자리 예절에 대해 잘 모르나 봐요?”진해천은
모두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웬 청년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것이었다.“최서준?”오민욱 일행은 모두 깜짝 놀랐다.그 순간 도연우는 속으로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왠지 모르게 감동이었다.“너 X발 뭐야? 감히 이 진해천의 일에 간섭해?”진해천은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응시했다.최서준은 아무 말 없이 도연우 옆으로 다가가더니, 그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술병을 집어 들고 두말없이 진해천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럼 당신은 감히 이 최서준의 여자를 건드려?”“아아아아악!”진해천은 비명과 함께 급히 머리를 감쌌고, 손가락 사이로는 빨간 피가 흘러나왔다.도연우 일행은 그 모습에 멍해지더니 그 다음은 모두 겁에 질린 상태였다.그 이유는 지금 최서준이 머리통을 깬 사람이 지오 그룹 대표 진해천이였으니 말이다.진해천은 머리를 감싸며 분노에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네까짓게 감히 날 때려? 너 내가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너 두고 봐. 내가 너 지옥 맛 좀 보게 해줄 테니까! 그리고 너희들도 잘 들어. 얘뿐만 아니라 너희들도 다 뒈졌어!”그는 도연우와 오민욱 일행을 보면서도 윽박지르며 그들을 위협했다.“최서준 씨, 당신 미쳤어요? 어떻게 진 이사님을 때릴 수 있어요. 저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예요? 뭐해요? 얼른 사과 안 하고.”“이젠 X 됐다. 저 촌닭 때문에 우리까지 다 뒈졌다고. 그냥 작은 모순이었는데 저 촌닭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최서준 씨, 얼른 사과 안 하고 뭐 해요. 그러지 않으면 당신 남양시에서 더는 못 버틴다고요.”진아영과 곽정원도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최서준에게 뭐라 했다.하지만 최서준은 그들의 말은 아예 무시한 채 도연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가자.”“가긴 어딜 가?”진해천이 두 눈을 부릅뜨며 당장이라도 죽일 기세로 말했다.“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지금 도망가려고? 내가 미리 말해두는데, 남양 실세 최우빈이 내 백이야. 그분
그녀는 말을 하면 할수록 분이 풀리지 않는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에는 눈물까지 흘렸다.최서준은 실망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며 얼굴에는 미소를 유지했다.“만약 내가 사과하지 않으면?”도연우는 화가 난 나머지 깊게 한숨을 들이마시고는 차갑게 답했다.“그럴 거면 꺼져. 오늘 이후로 다시는 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그녀는 최서준이 자기 말을 듣고 살짝 후회해서 진해천에게 사과를 할 줄 알았다.하지만 최서준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다.“그래, 갈게.”그렇게 단호한 한마디만 내던지고 최서준은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도연우는 그 모습에 깜짝 놀랐고 마음속으로는 약간의 후회가 맴돌았다.어쨌든 이 일은 최서준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생긴 일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가 사고 친 것만 생각하면 그녀의 마음속 후회는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오민욱은 바로 진해천에게 다가가 아첨했다.“진 이사님, 머리에 난 상처는 최서준 저놈이 한 거지 저희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맞습니다, 진 이사님. 복수하시려면 언제든지 저놈 찾아가세요. 저희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진아영과 곽정원도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다 꺼져!”진해천은 이미 이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고함을 질렀다.“다들 가서 죽기만 기다려. 너희들도 다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그 네 명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기 그지없었고, 속으로 수없이 최서준을 욕했다.로열 호텔 문 앞.최서준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18대의 롤스로이스가 쏜살같이 달려왔으며, 호화롭고 긴 차량 행렬이 순식간에 수많은 행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우와, 이거 꿈 아니지? 18대 롤스로이스라니? 게다가 전부 롤스로이스 팬텀 시리즈야!”“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나 많은 고급 차는 처음이네. 진짜 미쳤다!”“헐, 저 차들은 명문 주씨 집안의 모든 고위층이 타고 다니는 차야. 즉 주씨 가문의 모든 고위층이 출동했다는 뜻이지!”“주씨 가문의 고위층들이 전부 나왔다고? 세상이
“그래요, 이 성의를 봐서라도 그 부탁 들어줄게요.”최서준이 담담하게 답했다.“감사합니다, 신의님!”주하은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바로 그를 차에 모셨다.그 시각, 도연우와 오민욱 일행도 호텔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은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18대의 롤스로이스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특히 그 많고 많은 사람이 한 청년을 깍듯이 모시는 모습에 더욱 넋이 나간 채 가만히바라보고 있었다.최서준이 차에 탄 뒤, 18대의 차량은 사람들의 시선은 뒤로한 채 그 자리를 떠났다.이때 제일 앞에 선 진아영이 갑자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진아영, 너 왜 그래?”오민욱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진아영은 떠나가는 18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보며 말을 버벅댔다.“너희들 조금 전 저 차 탄 사람 봤어? 왜 저렇게 최... 최서준과 닮았지...”진아영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곽정원이 큰소리로 답했다.“헐,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사람 최서준이랑 닮았어.”도연우와 오민욱도 급하게 떠나가는 차량을 봤지만 이미 늦었다.이때 오민욱이 차갑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너희 잘못 본 거 아니야? 그 차에 탄 사람이 어떻게 최서준일 수 있어! 잊지마, 저거 롤스로이스야. 저 값비싼 롤스로이스에 그 최서준 촌닭이 탄다는 게 말이 돼?”그 말을 들은 진아영은 그제야 머리를 끄덕였다.“하긴, 우리가 잘못 봤을 수도 있겠다.”도연우도 그제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최서준이 진짜로 유명한 사람이라면 그녀만 웃긴 꼴이 되니 말이다.“오민욱, 이번 일 최서준 그 X끼 땜에 큰일 났어. 우리 이제 어떡해?”곽정원이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그들은 모두 기대에 찬 눈빛으로 오민욱을 쳐다봤다.사실 오민욱도 속으로는 겁을 먹은 상태였지만, 애써 담담한 척 답했다.“일단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아빠와 최우빈도 어느 정도 친분은 있어. 내가 아버지한테 한번 말해볼게. 우리 아빠가 가게 하시는 거 너희들도 알잖아. 아빠가 최우빈과 알고 지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