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민욱, 그놈 면접 보러 들어간 지도 꽤 됐는데, 왜 아직도 안 나와?”“걱정하지 마, 전에 삼촌이랑 얘기 다 해뒀어. 그놈 면접 통과하지 못할 거야.”오민욱도 궁금하긴 했지만,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녀를 웃으며 안심시켰다.진아영도 그 말에 가담했다.“맞아, 오민욱 삼촌이 인사팀 매니저라 직원 채용 관련해서는 다 담당하고 계셔. 오민욱 삼촌만 동의하지 않으면, 네 그 촌닭 약혼자는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도 못할 거야.”두 사람의 말에 도연우의 심란하던 마음도 조금은 안정되었다.이때, 정세훈이 가죽가방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다급히 걸어 나왔다.그 모습에 오민욱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잽싸게 달려가 물었다.“삼촌, 어떻게 됐어요? 그놈 면접 통과 안 됐죠?”“짝!”정세훈이 굳은 얼굴로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 X끼야,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잖아.”그 싸대기 한방에 오민욱과 도연우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대체 뭔 일인가?정세훈이 왜 오민욱에게 뺨을?오민욱이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삼촌, 왜 때려요?”“당장 꺼져. 난 너 같은 조카 둔 적 없으니까.”정세훈은 고함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다들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이때, 최서준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걸어 나왔다.“다들 아직 안 가고 있었네?”“어떻게 됐어요? 면접 통과됐어요?”오민욱이 다급히 물었다.“덕분에 면접 통과됐어요.”최서준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답했다.면접이 통과됐다는 말에 오민욱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어떻게 이럴 수가?오민욱외에 나머지 사람들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도연우의 표정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고, 그녀는 분노 섞인 눈빛으로 오민욱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마치 말 다 해놨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는 것 같았다.오민욱도 그녀의 눈빛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일이 이미
“걱정하지마. 절대 말 안 할게. 그러니 빨리 말해봐.”모두 그녀를 재촉했다.이어서 진아영이 차갑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내가 듣기로는, 정세훈 매니저님이 그놈 면접 보면서 일부러 온갖 어려운 질문만 하면서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거야. 근데 때마침 예고 없이 찾아온 최 대표님이 그걸 봤대. 그걸 보고는 화를 내시면서 부대표님까지 불러왔다는 거야. 그러고는 정세훈 매니저님만 대판 깨졌대.”오민욱은 그제야 정세훈이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다.“아, 어쩐지 삼촌이 날 보는 눈빛이 원수를 보는 눈빛이다 했어. 새로 부임한 최 대표님 때문이었네.”“연우야, 너도 다 들었지? 이번일 내 탓 아니다? 그놈이 우연히 운이 좋았던 거지.”“운 좋네! 그놈.”도연우가 굳은 얼굴로 중얼거리자 오민욱이 이어서 그녀를 위로했다.“걱정하지마, 그때 가서 내가 다른 이유로 그놈 퇴사하게 만들면 되니까.”어느새 퇴근 시간이었고, 오민욱은 계약서 체결하러 가기 위해 도연우 등 일행도 같이가기로 했다.최서준은 딱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도연우도 간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따라갔다. 필경 도현수에게 그의 딸 도연우를 보호하겠다고 승낙했으니 말이다.그렇게 모두 오민욱의 벤츠 E300에 탔고, 뒷좌석에 한 자리가 남았다.이때, 오민욱이 최서준을 막아 나서며 비열하게 웃어 보였다.“미안해요. 최서준 씨. 이 차는 제가 새로 구매한 차라 최서준 씨가 앉으면 아마 더럽혀질 거에요. 아니면 그냥 택시 타고 가는 건 어때요? 주소는 로열 호텔 802 룸입니다.”“맞아, 저런 촌닭이 어떻게 벤츠 차에 탈 수 있어.”“최서준 씨, 택시 탈 돈 없으면 제가 택시비라도 좀 드릴까요.”진아영과 곽정원이 비아냥거리며 웃어 보였고, 아예 대놓고 왕따를 시키는 식이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먼저들 가봐요. 저도 뒤따라 갈게요.”오민욱은 의기양양하게 그를 향해 휘파람을 불어 보이며, 가속 페달을 밟아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도연우는 백미러로 혼자 길가에 서 있는 최서준을 바
“대체 어디 있는 거지?”주하은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머금으며 되뇌었다.“우리 할아버지만 살려준다면 나 주하은, 하라는 건 다 할 수 있는데.”이때, 주하은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진수 씨. 어... 어떻게 됐어요? 제가 찾으라는 그 사람 찾았어요?”“네, 찾았습니다. 그 사람 지금 로열 호텔 802룸에 있습니다. 근데 직접 오셔서 자기한테 사과하라고 하십니다.”그녀의 물음에 전화기 너머에서 재빨리 답했다.그 말을 들은 주하은은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기뻐하며 말했다.“그래요, 알았어요.”“여기요, 로열 호텔로 가게 차 좀 준비해줘요!”한편 로열 호텔 802룸.큰 원형 유리 테이블에 각종 고급스러워 보이는 요리가 차려져 있었고, 거기에는 값비싼 술도 놓여 있었다.정장 차림을 한 오민욱이 와인잔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멀리 앉은 중년남성을 향해말했다.“진 이사님, 한잔 올리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진 이사님은 마실 수 있는 만큼만 마셔도 괜찮습니다.”오민욱은 진 이사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호탕하게 와인 한 잔을 원샷했다.원샷한 이유도 다름이 아닌 바로 지오 그룹의 진 이사, 진해천을 위한 것이었다.진해천은 맞춤 수트에 손목에는 값비싼 시계를 차고 오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는 오민욱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의 시선은 오직 오민욱 옆 도연우에게 멈춰 있었다.“여기 이 미녀분은 누구?”그도 지금까지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봤지만, 도연우를 향한 설레는 마음 또한감출 수 없었다.“진 이사님, 이쪽은 오늘 저와 같이 온 제 동료 도연우 씨입니다.”오민욱은 말을 마친 뒤 도연우에게 눈치를 주었다.도연우도 그 눈치의 의미를 알아채고는 와인잔을 들고 진세천에게 술 한잔 권했다.“진 이사님, 저는 도연우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고, 술 한잔 권하고 싶습니다.”“여기 도연우 씨는 직장 술자리 예절에 대해 잘 모르나 봐요?”진해천은
모두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웬 청년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것이었다.“최서준?”오민욱 일행은 모두 깜짝 놀랐다.그 순간 도연우는 속으로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왠지 모르게 감동이었다.“너 X발 뭐야? 감히 이 진해천의 일에 간섭해?”진해천은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응시했다.최서준은 아무 말 없이 도연우 옆으로 다가가더니, 그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술병을 집어 들고 두말없이 진해천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럼 당신은 감히 이 최서준의 여자를 건드려?”“아아아아악!”진해천은 비명과 함께 급히 머리를 감쌌고, 손가락 사이로는 빨간 피가 흘러나왔다.도연우 일행은 그 모습에 멍해지더니 그 다음은 모두 겁에 질린 상태였다.그 이유는 지금 최서준이 머리통을 깬 사람이 지오 그룹 대표 진해천이였으니 말이다.진해천은 머리를 감싸며 분노에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네까짓게 감히 날 때려? 너 내가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너 두고 봐. 내가 너 지옥 맛 좀 보게 해줄 테니까! 그리고 너희들도 잘 들어. 얘뿐만 아니라 너희들도 다 뒈졌어!”그는 도연우와 오민욱 일행을 보면서도 윽박지르며 그들을 위협했다.“최서준 씨, 당신 미쳤어요? 어떻게 진 이사님을 때릴 수 있어요. 저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예요? 뭐해요? 얼른 사과 안 하고.”“이젠 X 됐다. 저 촌닭 때문에 우리까지 다 뒈졌다고. 그냥 작은 모순이었는데 저 촌닭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최서준 씨, 얼른 사과 안 하고 뭐 해요. 그러지 않으면 당신 남양시에서 더는 못 버틴다고요.”진아영과 곽정원도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최서준에게 뭐라 했다.하지만 최서준은 그들의 말은 아예 무시한 채 도연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가자.”“가긴 어딜 가?”진해천이 두 눈을 부릅뜨며 당장이라도 죽일 기세로 말했다.“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지금 도망가려고? 내가 미리 말해두는데, 남양 실세 최우빈이 내 백이야. 그분
그녀는 말을 하면 할수록 분이 풀리지 않는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에는 눈물까지 흘렸다.최서준은 실망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며 얼굴에는 미소를 유지했다.“만약 내가 사과하지 않으면?”도연우는 화가 난 나머지 깊게 한숨을 들이마시고는 차갑게 답했다.“그럴 거면 꺼져. 오늘 이후로 다시는 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그녀는 최서준이 자기 말을 듣고 살짝 후회해서 진해천에게 사과를 할 줄 알았다.하지만 최서준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다.“그래, 갈게.”그렇게 단호한 한마디만 내던지고 최서준은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도연우는 그 모습에 깜짝 놀랐고 마음속으로는 약간의 후회가 맴돌았다.어쨌든 이 일은 최서준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생긴 일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가 사고 친 것만 생각하면 그녀의 마음속 후회는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오민욱은 바로 진해천에게 다가가 아첨했다.“진 이사님, 머리에 난 상처는 최서준 저놈이 한 거지 저희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맞습니다, 진 이사님. 복수하시려면 언제든지 저놈 찾아가세요. 저희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진아영과 곽정원도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다 꺼져!”진해천은 이미 이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고함을 질렀다.“다들 가서 죽기만 기다려. 너희들도 다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그 네 명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기 그지없었고, 속으로 수없이 최서준을 욕했다.로열 호텔 문 앞.최서준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18대의 롤스로이스가 쏜살같이 달려왔으며, 호화롭고 긴 차량 행렬이 순식간에 수많은 행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우와, 이거 꿈 아니지? 18대 롤스로이스라니? 게다가 전부 롤스로이스 팬텀 시리즈야!”“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나 많은 고급 차는 처음이네. 진짜 미쳤다!”“헐, 저 차들은 명문 주씨 집안의 모든 고위층이 타고 다니는 차야. 즉 주씨 가문의 모든 고위층이 출동했다는 뜻이지!”“주씨 가문의 고위층들이 전부 나왔다고? 세상이
“그래요, 이 성의를 봐서라도 그 부탁 들어줄게요.”최서준이 담담하게 답했다.“감사합니다, 신의님!”주하은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바로 그를 차에 모셨다.그 시각, 도연우와 오민욱 일행도 호텔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은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18대의 롤스로이스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특히 그 많고 많은 사람이 한 청년을 깍듯이 모시는 모습에 더욱 넋이 나간 채 가만히바라보고 있었다.최서준이 차에 탄 뒤, 18대의 차량은 사람들의 시선은 뒤로한 채 그 자리를 떠났다.이때 제일 앞에 선 진아영이 갑자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진아영, 너 왜 그래?”오민욱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진아영은 떠나가는 18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보며 말을 버벅댔다.“너희들 조금 전 저 차 탄 사람 봤어? 왜 저렇게 최... 최서준과 닮았지...”진아영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곽정원이 큰소리로 답했다.“헐,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사람 최서준이랑 닮았어.”도연우와 오민욱도 급하게 떠나가는 차량을 봤지만 이미 늦었다.이때 오민욱이 차갑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너희 잘못 본 거 아니야? 그 차에 탄 사람이 어떻게 최서준일 수 있어! 잊지마, 저거 롤스로이스야. 저 값비싼 롤스로이스에 그 최서준 촌닭이 탄다는 게 말이 돼?”그 말을 들은 진아영은 그제야 머리를 끄덕였다.“하긴, 우리가 잘못 봤을 수도 있겠다.”도연우도 그제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최서준이 진짜로 유명한 사람이라면 그녀만 웃긴 꼴이 되니 말이다.“오민욱, 이번 일 최서준 그 X끼 땜에 큰일 났어. 우리 이제 어떡해?”곽정원이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그들은 모두 기대에 찬 눈빛으로 오민욱을 쳐다봤다.사실 오민욱도 속으로는 겁을 먹은 상태였지만, 애써 담담한 척 답했다.“일단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아빠와 최우빈도 어느 정도 친분은 있어. 내가 아버지한테 한번 말해볼게. 우리 아빠가 가게 하시는 거 너희들도 알잖아. 아빠가 최우빈과 알고 지낸 지도
최서준을 본 손지명은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 인사를 건넸다.그 모습에 옆에 있던 다른 의학 전문가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손지명은 ‘신의’로 남양에서 소문이 자자한데, 한낱 젊은 후배 앞에서 예의를 차리니 말이다.최서준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병상에 누워있는 주씨 어르신을 바라봤다.이윽고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누가 어르신 몸에 있는 은침을 뺐죠?”그는 전에 예비용으로 어르신 몸에 은침 7개를 남기고 갔었는데, 누군가가 그 침을 빼버린 것이다.주하은은 앞으로 다가가 한번 보더니 얼굴이 창백해지며 다급히 물었다.“누구예요?”그녀는 전에 분명히 할아버지 몸에 있는 7개 은침은 건드리지 말라고 분부했었다.“주하은 아가씨, 접니다.”이때 백발의 늙은 한의사 한 분이 일어서더니 자랑스럽게 답했다.“제가 봤을 때 그 7개 은침이 꽂힌 혈 자리가 잘못된 건지라 빼내라고 하긴 했습니다만...”“하 박사님, 당신 어떻게!”주하은은 화가 난 나머지 부들부들 떨었고, 곧바로 고개를 돌려 최서준을 바라봤다.“신의님, 저희 할아버지 이젠 어떻게...”“만약 은침을 빼지 않았다면 어르신을 쉽게 구할 수 있을 텐데...”최서준은 차갑게 하 박사를 살펴보더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아마 어려울 것 같습니다.”“네 이놈, 당장 헛소리 집어치워.”하 박사는 불쾌한 듯 차갑게 말했다.“우리 몇몇 전문가들이 이미 어르신 상태에 대해 다 진단해봤고, 어르신은 이미 희망이 없으셔. 아무리 신을 모셔온다고 해도...”“당신은 누군데요? 그리고 왜 제 물건을 함부로 건드립니까?”최서준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네 이놈!”그 말에 하 박사는 노발대발하였다.“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름은 하진화, 남양 제일병원 원장이지. 그리고 남양시 서양의학협회 부회장에 남양 10대 명의 중 한 명으로도 더 잘 알려졌지...”그는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필경 그는 많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중 하나라도 일반 사람들한테 있
그가 더는 망설이지 않고 팔을 가볍게 떨자, 13개의 침이 뽑혀 나왔다.“슈슈슉...”13개의 은침은 최서준에 의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주씨 어르신의 귀봉, 귀궁, 귀루, 귀장 등 13개의 경혈을 찔렀다.“위잉...”그 순간 하늘과 땅의 영적 기운이 갑자기 앞다퉈 주씨 어르신의 몸속으로 몰려들었다.이것이 바로 천지의 기운을 몸 안으로 끌어들이고 생기를 되찾는 귀문십삼침의 신기한 효능이다.최서준이 한창 침술을 펼칠 때, 창밖에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바뀌며 주씨네 별장에 벼락이 쳤다.귀문십삼침은 원래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고, 최서준의 행동 또한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과 같기 때문에 경고의 의미로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이다.하지만 최서준은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몸에 있는 진정한 에너지를 13개의 은침에 전달하여 주씨 어르신이 하늘과 땅의 영적 에너지를 접하게 했다.이 과정은 그의 정신과 에너지를 극도로 소모하기에 시간이 조금씩 지날수록 최서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르신의 창백한 얼굴에는 어느새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고, 그 후 손가락도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띡띡띡...”침대 옆 직선이었던 심전도도 다시 변화가 생겼고 이제는 주씨 어르신의 가냘픈 호흡 소리도 들려왔다.“오케이!”최서준은 가볍게 외치며 은침 13개를 모두 회수했다. 다시 보니 주씨 어르신은 호흡이든 심장 박동이든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고, 깨어나는 것도 또한 금방일 것이다.“아무래도 이런 연명하는 일은 이젠 삼가야 할 것 같아. 너무 피곤하다.”최서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정신을 가다듬고 방문을 열었다.문 앞에서 지키고 있던 주하은이 재빠르게 달려와 물었다.“신의님, 저희 할아버지 어떻게 됐어요?”그 말에 하진화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주하은 아가씨, 더 물어볼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놈 이마에 땀 좀 보세요. 보나 마나 실패했을 게 뻔하죠...”그는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흠칫 놀라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