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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두 개의 다른 답 

“우리가 예전에 했던 내기 기억해요?”

공태준의 눈동자에 부드러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날 그때, 분명 함께 강물에 휩쓸려 함께 죽을 고비를 넘겨 온갖 고생을 했지만 태준은 오히려 그 며칠이 지금껏 살아온 나날들 중 가장 행복했다.

그때 두 사람이 한 내기에서 태준이 이겨 권하윤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했었다.

하윤 역시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리워하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의아한 듯 태준을 위아래로 훑을 뿐.

“그때 공태준 당신이 이겼잖아.”

“맞아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원한다면 저도 윤이 씨 질문 하나만 답해줄 수 있어요.”

분명 물어보고 싶은 걸 물어보라고 하면 될 것을 태준은 꼭 유일한 즐거움을 한번 회상하기 위해 그날 일을 입에 담았다.

하지만 하윤은 오히려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말했다.

“정말 친절하네. 몰라봤어. 내가 뭘 물어봤으면 좋겠는데? 도준 씨가 우리 아빠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지 물을까?”

“관련 있어요. 다시 말하면, 만약 민도준이 아니었다면 윤이 씨 아버님은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예요.”

“…….”

태준의 느닷없는 대답에 하윤은 약 2초간 멍해졌다.

그러다가 이내 화가 치밀었다. 지금껏 너무나도 많은 걸 겪어왔기에 하윤은 태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어떤 것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태준의 확신에 찬 답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진짜가 맞는지 다시한번 확인하고 싶어졌다.

의심의 씨앗은 가슴에 묻히기만 하면 믿든 믿지 않든 결국엔 그 사람을 괴롭힐 거다.

더욱이 하윤은 마음 속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의심해왔다.

이게 바로 태준이 원하는 목표라는 걸 인지한 하윤은 이를 악물었다.

“공태준, 당신 진짜 비열하네. 나가, 지금 당장 나가라고!”

하윤의 분노를 미리 짐작한 듯 태준은 아무런 흔들림도 없이 외투 주머니 속에서 편지 봉투 하나를 꺼내 하윤의 침대 머리맡에 놓고는 뒤로 물러났다.

“이게 제 말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할 거예요. 물론 보거나 말거나 모두 윤이 씨 선택에 달렸어요.”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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