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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1화 핑크빛의 요절(5)

“아니, 넷째 도련님.”

“내 옷 벗기지 마! 안돼!”

“옷만 벗고 바지는 안 벗으면 안 돼.”

침대에서 소혜가 잠꼬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꿈속의 그녀는 그 웃음소리가 지훈의 웃음소리인 줄 알고 따라 웃기 시작했다.

“넷째 도련님, 너 웃는 거 정말 예쁘네. 나는 모기라 너의 몸을 다 물어 놓을 거야, 헤헤헤.”

소혜가 꿈에 푹 빠져 있을 때,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그전보다 더욱 선명하고, 큰소리였다. 그 웃음소리는 소혜를 꿈속에서 끄집어냈다.

소혜가 눈을 뜨자 그녀의 침대 옆에 서서 몰래 웃고 있는 두 가사도우미를 보았고, 잠시 어리둥절해 있었다. 소혜는 방금 전의 모든 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혜는 알람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깼어?”

소혜는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를 듣고 뻣뻣해진 목을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지훈이 문 쪽에 서 있었다.

“넷째 도련님...?”

반 시간 전, 지훈이 외출하려고 ‘운전기사’를 깨우러 갔는데, 한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어 도우미를 불러 문을 열고 들어가 사고가 났는지 확인했었다. 그러나 문이 열리자마자 소혜가 한 그런 잠꼬대를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자신이 한 추잡한 잠꼬대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안 소혜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침대 옆에 있던 도우미가 여전히 몰래 웃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이 상황을 포기한 듯 그대로 다시 누워버렸다.

“나 깼으니까 오늘 공연은 여기서 끝! 더 듣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다시 오도록.”

지훈은 침대에 대자로 뻗은 소혜를 보고 웃으며 도우미에게 말했다.

“가서 일 봐.”

도우미가 자리를 뜨자 지훈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나 8시에 나가니까 너한테 15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어.”

소혜는 손으로 OK를 해 보이며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훈은 바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소혜가 입고 있던 체크무늬 긴팔 잠옷을 바라보았다.

“너 꿈에서 날 본 게 맞아?”

‘꿈에서 널 안 보면 어떻게 네 이름 부르겠어?’

소혜는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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