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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9월 9일

시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하긴 네 비천한 목숨을 살려줬으니까 감사하긴 해야지.”

시영은 다리를 흔들며 천진난만한 소녀의 모습을 보였지만 눈에는 숨길 수 없는 증오가 담겨 있었다.

“참, 내가 너에게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 줬어. 맘에 드는지 함께 가서 보자.”

케빈이 막 일어서려는 순간 시영은 발을 그의 상처투성이인 등에 올렸다.

“네가 개라는 걸 잊은 거야?”

케빈은 더 이상 고개를 들지 않고 천천히 기어 나갔다.

시영은 이미 가정부들을 물러가게 했다. 케빈의 체면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개를 훈련시키듯 자신의 보디가드를 훈련시키는 것을 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곧 방에 도착했다.

시영은 방으로 들어간 뒤 손으로 문을 스치며 뒤돌아 케빈에게 미소 지었다.

“마음에 들어?”

어두운 방에는 한 줄기 빛도 없었고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좁은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듭니다.”

“그래, 그럼 앞으로 여기가 네 방이야. 매일 밤 여기서 자야 해, 알겠어?”

“알겠습니다.”

이곳은 마치 케빈의 전용 감옥처럼 어둠을 가득 담고 시영의 마음속에 드러낼 수 없는 또 다른 면을 담고 있었다. 시영을 보지 못할 때 케빈은 여기 누워 있어야만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변했다. 그 불안함은 마치 케빈의 목을 움켜쥐는 손처럼 그를 죽도록 두려워하게 했다. 케빈은 허공에 손을 뻗어 목을 움켜잡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만약 시영이 그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그가 잘못한 것 때문일 것이다.

케빈은 나무토막을 구해 자신의 방 창문을 하나씩 막았고 가구를 모두 한쪽으로 밀어 놓았다. 그는 행복을 느낄 수도 누릴 수도 없다. 케빈은 날마다 속죄해야 하고 시영의 그림자가 되어야 한다.

케빈은 민지가 약을 갈아주는 것을 거절하고 팔의 상처가 아물지 않도록 온갖 방법을 써갔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가 시영과 유일하게 연결된 상처였기 때문이다.

여름이 되자 날이 더욱 길어지고 더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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