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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사랑을 위해 죽으려는 심지안

고청민은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느꼈는데 아마도 떠난다는 세 글자가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의 병적인 흐릿한 눈빛에 약간의 깨끗한 기운이 서서히 돌아왔다. 그는 빨갛게 물든 심지안의 눈을 바라보며 어쩔 바를 몰라 하며 사과했다.

“지안 씨, 미안해요... 방금 내가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어요.”

“우리는 곧 부부가 될 거잖아요. 청민 씨에게 날 끔찍하게 사랑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의 신뢰 하나만은 꼭 바랄게요.”

심지안은 다른 사람에게 신뢰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고 다시는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심지안은 고청민의 평소와 사뭇 다른 비일상적인 행동은 용서할 수 있었다. 사람은 성자가 아닌 이상 실수를 범할 수밖에 없다.

고청민이 요새 회사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지도 모른다.

고청민의 매몰찬 말들이 심지안에게 큰 상처를 주었지만, 그녀는 그 말들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싶지 않았다.

고청민은 머리를 푹 숙였고 후회의 빛이 눈에 반짝였다.

“다 내 잘못이에요. 맹세컨대 앞으로 꼭 고칠게요.”

“옆방에 옷을 갈아입으러 가세요. 패션 디자이너가 청민 씨를 쭉 기다리고 있어요.”

심지안은 자발적으로 고청민에게 자리를 떠날 핑계를 줬고 거울을 향해 몸을 돌려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고청민은 심지안의 예쁜 옆모습을 유심히 쳐다보며 오늘은 자신이 극도의 분노로 충동을 참지 못해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은 사람에게 지나치게 연연하는 자신이 어리석어 보였다.

하지만 그가 죽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마도 고청민은 여전히 그의 존재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고청민은 심지안의 기억을 5년 전으로 멈추게 하는 비열한 수단을 사용하고 심지어는 비밀 조직과 연합하여 성연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설계까지 짰다.

하지만 과연 이 정도의 잔머리로 심지안의 마음을 진심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고청민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날카로운 턱선이 굳은 선으로 뭉쳐졌다.

지금 상황에서 성연신은 가장 큰 잠재적 위험 요소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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