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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차가운 눈빛

성연신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어.”

임시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변수라니.

외부의 원인일까, 아니면 심지안 개인의 원인일까.

외부적인 원인이라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지만, 심지안 개인의 원인이라면 어려웠다.

임시연은 심지안의 아이를 바꿔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심지안과 성연신이 아예 헤어진다면 그편이 더욱 좋았다.

“다른 일이 없으면 그만 돌아가. 여기는 오지 말고.”

임시연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겨우 옷자락을 붙잡고 웃으며 얘기했다.

“나는 그저 지안 씨가 걱정되어서 그래. 아까 지안 씨 말을 들으니까 둘이 화해했다며? 다행이야.”

성연신은 그대로 굳어서 차가운 눈으로 물었다.

“지안 씨가 그렇게 얘기했어?”

“아니, 지안 씨가 얘기한 건...”

말을 하던 임시연은 또 입을 다물고 고민하는 척하더니 얘기했다.

“됐어, 과정이 중요하나? 결과가 중요하지.”

“말해.”

성연신의 차가운 목소리는 명령에 가까웠다.

“사실 별거 아니야. 지안 씨 말로는 네가 지안 씨를 엄청나게 사랑한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어도 그 사랑은 변하지 않을 만큼 깊대. 그러니 이런 작은 일로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작은 일? 하...”

성연신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뱉었다. 그 단어는 겨우 그의 입술 사이로 삐져나왔다.

심지안은 모든 일에서 그가 양보해 주기를 바라나?

너무 자신만만한 태도다.

임시연은 위층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연신아, 봐. 지안 씨가 나왔어.”

고개를 들자 베란다에 서 있는 심지안이 보였다. 밤바람에 그녀의 치맛자락이 흔들렸다. 몸은 종잇장처럼 야위었고 검은 눈동자를 담은 눈은 예전의 생기를 잃어 죽은 사람 같았다.

성연신을 보는 심지안의 눈빛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차가웠다.

성연신은 화가 나서 힐긋 쳐다보고 말았다. 돌덩이가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웠고 답답했다.

분명 잘못한 것은 심지안인데, 자신이 잘못한 기분이었다.

입꼬리를 말아 올린 임시연은 심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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