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신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어.”임시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변수라니.외부의 원인일까, 아니면 심지안 개인의 원인일까.외부적인 원인이라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지만, 심지안 개인의 원인이라면 어려웠다.임시연은 심지안의 아이를 바꿔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심지안과 성연신이 아예 헤어진다면 그편이 더욱 좋았다.“다른 일이 없으면 그만 돌아가. 여기는 오지 말고.”임시연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겨우 옷자락을 붙잡고 웃으며 얘기했다.“나는 그저 지안 씨가 걱정되어서 그래. 아까 지안 씨 말을 들으니까 둘이 화해했다며? 다행이야.”성연신은 그대로 굳어서 차가운 눈으로 물었다.“지안 씨가 그렇게 얘기했어?”“아니, 지안 씨가 얘기한 건...”말을 하던 임시연은 또 입을 다물고 고민하는 척하더니 얘기했다.“됐어, 과정이 중요하나? 결과가 중요하지.”“말해.”성연신의 차가운 목소리는 명령에 가까웠다.“사실 별거 아니야. 지안 씨 말로는 네가 지안 씨를 엄청나게 사랑한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어도 그 사랑은 변하지 않을 만큼 깊대. 그러니 이런 작은 일로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작은 일? 하...”성연신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뱉었다. 그 단어는 겨우 그의 입술 사이로 삐져나왔다.심지안은 모든 일에서 그가 양보해 주기를 바라나? 너무 자신만만한 태도다.임시연은 위층을 가리키며 얘기했다.“연신아, 봐. 지안 씨가 나왔어.”고개를 들자 베란다에 서 있는 심지안이 보였다. 밤바람에 그녀의 치맛자락이 흔들렸다. 몸은 종잇장처럼 야위었고 검은 눈동자를 담은 눈은 예전의 생기를 잃어 죽은 사람 같았다.성연신을 보는 심지안의 눈빛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차가웠다. 성연신은 화가 나서 힐긋 쳐다보고 말았다. 돌덩이가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웠고 답답했다.분명 잘못한 것은 심지안인데, 자신이 잘못한 기분이었다.입꼬리를 말아 올린 임시연은 심지안
임시연의 행동에 성연신의 잘생긴 얼굴에 미세한 금이 갔다. 하지만 밀어내지는 않고 대답했다.“나중에 얘기해.”마음만 급해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중요한 시기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임시연이 떠난 후, 성연신은 혼자 의자에 앉았다.내일 임시연이 성연신과 함께 나서게 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임시연을 보여줘 송씨 가문의 시선을 돌려야 한다. 임시연에게는 위험할지도 모른다.송석훈의 그 막 나가는 성격으로는 임시연의 아이에게 손을 댈 수도 있었다.성연신은 자기가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심지안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마치 어제 낙태 수술을 하면 심지안에게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같았다.심지안이 수술대 위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생각하면 성연신은 심장이 아파서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하지만 심지안과 진현수의 아이를 남겨둘 수 있는가? 그건 아니었다.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성연신은 입꼬리를 올리고 짧게 비웃음을 흘렸다.심지안을 만난 후로, 그의 한계는 점점 낮아졌다.그러다 보니 이제는 절벽 앞에 다다라 더는 뒤로 갈 수 없게 되었다.성연신은 몸을 뒤로 젖히고 긴 다리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머릿속에 수많은 일들이 엮여 거미줄처럼 되었다. 그렇게 밤을 지새운 그가 아침에 샤워하러 가려고 할 때, 아침을 들고 성연신을 찾아왔다.“성 대표님, 지안 아가씨가 아침을 매우 적게 드셨습니다. 그리고 한약도 드시지 않고요.”성연신이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한약을 이리 줘요.”“네.”성연신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심지안은 책을 읽고 있을 뿐, 성연신이 들어온 것을 모르는 것처럼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무시당한 성연신은 기분이 불쾌했다. 바로 다가가 심지안이 들고 있는 책을 바닥에 버렸다.“미쳤어요?”심지안은 참지 못하고 욕설을 뱉었다.“마셔요.”한약이 담긴 그릇을 심지안의 입가에 갖다 댄 성연신은 힘조절을 못 하고 그대로 심지안의 치아를 건드렸다.“유진이한테 한 것처
“안 믿어요! 당신은 내 아이를 해치고 싶은 거잖아요!”심지안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었다. 붉은 눈시울로 반항했지만 소용은 없었다.성연신은 어쩔 수 없어 가정부에게 줄을 가져오라고 한 후 심지안을 침대에 고정시켜 버렸다.“3시간 후에 풀어줘요.”떠나기 전에 성연신이 가정부한테 얘기했다.3시간이면 약이 다 흡수될 것이다.“네, 성 대표님.”심지안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울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얼굴에 달라붙었고 침대에 묶인 손목과 발목은 피부가 벗겨져 추한 모습이었다.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는 그녀에게는 절망만이 남았다.일분일초가 지났지만 예상처럼 배에서 고통이 느껴지지는 않았다.그러다가 가정부가 와서 줄을 풀어주자 심지안이 겨우 눈꺼풀을 움직였다.“왜 그러세요... 성 대표님은 다 아가씨를 위해서 이러는 거예요. 매일 돌아와서 아가씨가 밥을 제대로 먹었는지 확인하세요. 얼마나 아가씨를 관심하시는데요. 이건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거예요.”가정부가 마음 아프다는 듯 얘기했다.심지안은 실핏줄이 다 터진 눈으로 말했다.“믿지도 않고, 감금하고, 상처를 주고, 제 친구를 때리고, 짐승처럼 침대에 묶어놓고, 인권도, 자유도 없는데.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요?”“...장난하지 마세요.”가정부는 겨우 대답했다. 감정이 극에 달한 심지안이 무슨 짓을 할까 봐 줄을 풀자마자 도망치듯 떠났다.심지안은 붉어진 손목을 매만지며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전화기 앞으로 걸어갔다.그 모습을 본 가정부가 막아 나섰다.“아가씨, 전화는 사용할 수 없어요.”“내가 꼭 쓰겠다고 하면요?”심지안은 고개를 까딱이고 차갑게 물었다.“성 대표님이 저에게 책임을 물을 겁니다.”“그러라고 하죠.”“...”가정부는 심지안의 손이 전화기로 향하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 막으려 했다.하지만 심지안은 갑자기 힘을 끌어 모아 가정부를 멀리 밀쳐버렸다. “꺼져요!”놀란 가정부는 밖에 서 있는 보디가드들을 쳐다보며 어차피 심지안이 사람
“백호 아저씨, 제발 도와주세요. 연신 씨 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심지안은 울먹임을 겨우 참으며 억울한 말투로 얘기했다.정말 요즘 견디기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서백호는 옆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심지안의 말을 듣고 있는 성수광을 흘깃 보다가 물었다.“도련님과 화해하지 않았어요?”“아니요. 절 전혀 믿지 않아요. 이젠 믿어달라고 하는 것도 지쳐요.”두 사람의 사랑은 사막의 신기루 같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듯 없는 듯했다. 신기루를 쫓아 들어가 보면 두 사람은 항상 싸우고 서로 의심했다. 이제는 너무 지쳤다. 이런 사랑이라면 그냥 끝내는 게 나을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은 헤어지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서백호는 어떡해야 할지 몰라 성수광에게 입 모양으로 물었다.“어떻게 할까요?”“지안이에게 그 아이가 다른 자식의 아이인지 물어봐.”서백호는 입을 딱 벌린 채 질문을 하지 못했다.성수광은 혀를 쯧, 하고 찼다. 나이가 몇 개인데 이런 질문도 부끄러워하다니.1분 정도 침묵하던 서백호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다. “솔직하게 얘기해 줘요. 배 속의 아이가 누구의 아이입니까.”성수광은 밉지 않게 눈을 흘겼다. 뭐 얼마나 대단한 말을 하려고 시간을 끌었나 했더니 거기서 거기였다. “연신 씨의 애라고 하면 믿어줄 건가요.”심지안은 전혀 기대하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서백호는 성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니 성연신의 편을 들어줄 것이다.하지만 서백호는 웃어른이니, 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질문에 대답해 줬다.그리고 심지안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믿어줄 거란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랬다.서백호는 성수광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나는 지안이를 믿는다고, 내가 그놈이랑 잘 얘기해 보겠다고 전해줘.”“지안 씨, 저는 지안 씨를 믿어요. 제가 곧 그놈... 아니, 도련님이랑 얘기해 볼 테니 곧 오해를 풀 수 있을 거예요.”“백호 아저씨, 제가 오늘 연락한 건 연신 씨와 화해하게 해달라는 말이 아니에요.”심지안은 결심한
성수광은 심지안의 목소리에서 원망을 느끼고 손을 저었다.“더 자극하지 말고 일단 알겠다고 해.”서백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전화기에 대고 얘기했다.“도련님을 설득해 볼게요.”심지안은 조금의 희망을 잡은 듯했다.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백호 아저씨, 고마워요. 그럼 저는 더 방해하지 않을게요.”...전화를 마친 서백호는 머리 아프다는 듯 성수광을 쳐다보았다.“어르신, 어떻게 할까요. 두 사람, 이번에는 정말 헤어질 것 같은데요.”심지안 배 속의 아이가 정말 성연신의 아이라면, 성연신이 한 짓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들이다.성수광도 무거운 마음으로 얘기했다.“두 사람의 가장 큰 문제는 지안이의 아이야. 화해를 시키려고 해도 일단은 그 애가 누구 애인지 알아봐야 해.”“지안 씨의 태도를 보면 유전자 검사를 원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성수광은 찻잔을 들고 마시지 않은 채 어지러워진 바둑판으로 시선을 돌렸다.성수광이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안 서백호는 그를 방해하지 않고 한쪽으로 물러났다.“나랑 지안이가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어르신, 만약 다른 사람한테 발각되시면... 귀신이라도 본 줄 알 겁니다. 신중하셔야죠.”성수광도 어쩔 수 없었다.“나도 알아. 하지만 그놈의 손자도 손 봐줘야지. 손자며느리를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서백호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몸도 성치 않으시잖아요...”얼핏 보기에는 송씨 가문의 수에서 벗어난 것 같지만 사실 독이 몸 곳곳에 퍼져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매일 약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주요하게는 심장이 가장 안 좋았다.“조금이면 돼. 그저 터놓고 대화 좀 하는 건데, 내가 죽기라도 하겠어?”성수광은 잔소리하는 서백호를 향해 눈을 흘겼다.“얼른 가서 기회를 잡아. 그래야 마음이 편하지.”“...”서백호는 성수광을 이길 수 없어 그의 말을 따랐다....다른 한편, 진유진은 심지안이 낙태 수술을 하지 않은게 고청민 덕분이라고 생각했다.케이크 두 개를 만들어
“미약하긴요. 이건 지안이를 살린 거나 다름없어요. 지안이가 성연신한테서부터 자유로워지면 고마워할 거예요.”진유진이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고청민은 약간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집에서 휴식 중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직 자유롭지 못한 거예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성연신이 중정원으로 데려갔다고 하던데, 일단 지안이와 아이는 무사해요.”하지만 진유진은 한약의 일을 모르고 있었다. 심지안은 진유진이 걱정할까 봐 성연신이 그녀에게 한약을 먹인 일을 얘기하지 않았다.고청민은 심지안의 상황이 눈에 훤했다.“그러니까 수술은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갇혀있다는 거죠? 예전이랑 별로 달라진 게 없네요.”“비슷해요. 그래도 병원보다 나을 거예요. 저한테 전화도 했거든요.”“뭐로 전화한 거예요? 핸드폰이에요?”“아니요, 중정원의 집 전화기로요.”고청민은 그제야 이해하고 중정원의 집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대화를 끝내기 위해 아무 핑계나 대었다.“고청민 씨, 지안이를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하지만 배 속의 아이한테 잘해줘야 해요. 편견을 가지지 말고요.”진유진은 스스로 그 말을 하면서 조금 미안하다고 생각했다.심지안은 예쁘게 생기고 본인의 회사도 있으며 애가 딸린 이혼녀다. 하지만 세움처럼 큰 기업을 가진 고청민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게 났다.그래도 감정이라는 것은 쌍방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고청민은 잠시 굳었다가 대답했다.“오해에요. 전 지안 씨를 좋아하지 않아요.”“거짓말하지 마요! 난 알아봤다고요!”처음 고청민을 만났을 때부터, 진유진은 알 수 있었다.진유진은 고청민이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하고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청민은 이미 끊겨버린 전화기에서 나는 기계음을 듣다가 시계를 쳐다보았다.오후 네 시.성연신은 아직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있을 것이다.고청민은 진유진이 남겨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누굴 찾으시는 거죠?”전화를 받은 사람은 중년 여성이었다.고청민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
요즘 금융 업계의 한 사람이 김슬비와 썸을 타는 중이었다. 그래서 이 교류회에는 김슬비도 와있었다.김슬비는 임시연의 손을 잡고 흥분해서 얘기했다.“축하해! 곧 성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겠네!”임시연은 작게 웃고 얘기했다.“아직 일러. 심지안이 꺼지지 않았거든.”“...바람을 피우고도 성연신에게 빌붙으려고 해? 정말 낯짝도 두껍네!”김슬비는 눈을 굴리다가 임시연을 잡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심지안이 누구랑 바람피운 거래? 성연신보다 돈도 많고 잘생겼어?”“넌 모르는 사람이야.”“아...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면 성연신보다 돈이 많은 건 아니겠네. 조심해. 심지안이 후회라도 한다면...”임시연의 눈에 이상한 기색이 어렸다.“내가 알아서 할게.”“아, 맞다. 성연신이 심지안에게 리미티드 차량을 선물했었잖아. 유명한 연예인도 살 자격이 안 되는데. 나중에 그 차를 끌고 나와서 나 드라이브 시켜주면 안 돼?”“그건 내 차가 아니라서 연신이한테 얘기할 수 없어.”“그럼 너도 성연신한테 한정판인 차를 제작해달라고 해!”“하지만 한 사람은 한 번밖에 사지 못해.”“그래, 그러니까 비싼 거야! 만약 성연신이 네게 차를 제작해 준다면 심지안은 이미 잊고 이제는 너를 더욱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겠어?”임시연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여러 비즈니스 업계의 큰손 사이에서 대화 중인 성연신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조각상처럼 잘생겼고 차가웠다.“어때? 성연신 마음속에서 네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고 싶지 않아?”김슬비가 성연신을 보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 마음속으로는 자기도 제작된 스포츠카를 얻어 타고 싶다는 생각이었다.이런 비싼 물건을 그대로 심지안에게 넘길 수는 없었다.임시연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긋나긋하게 얘기했다.“네 말을 들으면서 생각해 보니 차를 바꿀 때가 된 것 같아.”...심지안은 인터넷의 글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성연신과 임시연이 같이 교류회에 나온 모습을 보게 되었다.얼굴에 감정
심지안은 성연신을 흔들어 깨웠다.“가면을 쓴 여자예요!”성연신은 진작에 발견했다. 담담하게 얘기했다.“진정해요.”그들의 보디가드들은 뒤의 차량에 있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그들은 바로 차에서 내려 비밀 조직의 사람들과 싸우기 시작했다.홍지윤은 팔짱을 끼고 차갑게 웃었다.이윽고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아까보다 두 배는 많은 사람들이었다.성연신의 보디가드들은 일당백은 하는 사람들이지만 무기를 든 사람들을, 그것도 세 배나 많은 인원을 상대해야 했으니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미간을 찌푸린 성연신이 과감하게 운전석에 앉았다.“안전벨트 매요.”“알아요.”성연신은 빠르게 도로 위를 질주했다. 홍지윤도 그 뒤를 바싹 쫓았다.케이크 점에서 나온 정욱은 멍을 때렸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안철수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홍지윤을 떨쳐내기 위해 성연신은 차를 몰고 산길을 올랐다.안전벨트를 꽉 쥔 심지안은 긴장해서 손에 땀이 가득했다.홍지윤은 시야에서 두 사람이 점점 사라지자 운전 중인 부하를 욕했다. 그리고 봉고차 창문으로 상반신을 꺼내 성연신의 차를 향해 표창을 던져 타이어를 망가뜨리려고 했다.그들의 목표는 성연신이 아니라 심지안이었다.임시연에게 후환이 없게, 임시연이 성씨 가문 안주인이 되려면 심지안이 없어야 한다.임시연의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성연신이 임시연에 대한 태도가 점점 변하고 있으니 나중에 성연신과 다시 하나 낳아도 괜찮았다.지금 상황에서 심지안 배 속의 아이를 남겨두는 것은 후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이 아이를 없애서 유전자 검사를 할 기회도 없게 해야 한다.다행인 것은, 성연신의 차는 개조된 차여서 표창도 뚫을 수 없다는 것이다.심지안이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두 사람 앞에 절벽이 나타났다. 숨을 돌릴 사이도 없이, 심지안의 심장은 거세게 뛰었다.“그럼 우리는 어떡해요?”성연신은 차가운 표정으로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물러날 길이 없다면 맞서야 한다.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