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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장 나한테 할 말 없어요?

심지안이 목소리를 따라 보니 임시연이 성연신의 손을 꼭 잡고 눈가에 반짝이며 기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성연신이 승낙한 걸까?

그녀는 손바닥을 힘껏 꼬집으며 날카로운 통증으로 마음속으로 해서는 안 될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꼭 잡은 손은 마치 날카로운 가시처럼 그녀의 심장에 박혔다.

그녀는 눈앞이 흐릿해져서 눈물이 떨어지기 전에 허겁지겁 도망쳤다.

손남영도 이때 이곳에 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익살스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 먼저 갈게요, 계속하세요?”

임시연은 문을 열 때 갑자기 손을 잡은 것이다. 성연신은 다른 생각을 하다가 뒤늦게 깨닫고 손을 빼며 말했다.

“너 쉬어, 나 먼저 갈게.”

손남영은 눈짓하며 그를 끌어당겼다.

“좀 더 얘기하죠? 방금 얘기 잘 나눴잖아요, 제가 여기 잘못 온 거 같아요.”

성연신은 담담하게 그를 힐끗 보고는 아무 말도 없이 성큼성큼 떠났다.

손남영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고 시선을 임시연에게 돌리고 물었다.

“화해했어요?”

임시연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많이 같이 있어 달라고 했는데 거절했어요.”

손남영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럼 아까 그렇게 즐겁게 울었던 이유가 뭐예요?”

“연신이는 그때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난 나를 용서해 주었어요. 그래서 가슴을 짓누르던 큰 돌멩이를 마침내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그렇군요... 난 또...”

그는 말끝을 흐리며 임시연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임시연은 온화한 눈매로 허탈한 기색을 지었는데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손남영은 성연신이 심지안을 선택한 것을 의외라고 생각했다.

심지안은 회사로 돌아가 오후 내내 임시연에 관한 일을 생각했다.

퇴근할 때가 되자 그녀는 성연신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다.

지하 차고.

정욱이 앞줄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백미러에 비친 남자를 힐끗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성 대표님, 제가 오늘 돌아가서 보광 빌딩 밖 CCTV를 한 번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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