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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심연아는 몸을 갈기갈기 찢어발길 듯한 그의 기세에 겁을 먹고 화장남도 관여하지 않은 채 줄행랑을 쳤다.

혼자 버려졌다는 사실을 인지한 화장남의 얼굴에 분노와 원한이 서렸다.

심지안 역시 크게 놀랐다.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급차를 부를까요? 몸을 많이 다쳤으면 어떻게 해요.”

“배짱하고는.”

성연신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연신 씨가 걱정돼 이러는 거잖아요. 사람을 때리는 건 위법행위예요. 난 당신이 일에 휘말려 잡혀가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요.”

그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엔 읽을 수 없는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내 걱정은 할 필요 없어요. 지안 씨 자신이나 잘 지켜요.”

또 괴롭힘을 당하다니,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심지안은 조금 전 심연아를 혼내던 성연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크나큰 안정감이 들었다. 성연신만 옆에 있다면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았다.

그 순간 처음 느끼는 따뜻함이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뜨자 화장남은 애써 기어 일어나 핸드폰으로 상처 사진을 찍은 다음 인터넷에 올렸다. 다만 누가 때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꽤 이름있는 배우였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수많은 팬들이 화장남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폭행을 한 사람을 잡아 감옥에 넣어야 한다고 아우성을 질렀다.

이후 그는 정욱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을 했다. 돈을 주면 조용히 넘어갈 것이고 거부한다면 일을 더 크게 만들 거라는 협박이기도 했다.

“젠장.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요!”

심지안은 어이가 없었다. 끼리끼리 논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은 듯했다.

정욱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일을 벌이면 회사 법무팀에서 처리할 거예요.”

심지안은 인터넷 여론이나 악플을 걱정하는 게 아니었다. 진정으로 걱정되는 건 돌연 기획사 이사로 둔갑해 나타난 심연아의 배후에 그녀를 돕는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그녀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마음을 가다듬은 뒤 창가에 서서 우아하게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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